삼십 대엔 뭐라고 될 줄 알았지 슝)
여차 하면 튀려고 그랬지...
5번째 회사가 망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만난 진상 회사들이 있었다.
면접을 본 회사는 젊은 친구들이 많은 곳이었는데 정작 일하는 회사는 할아버님들만 계셨던 곳으로 월급 많이 준다고 해도 못 다닐 것 같아서 3시간 일해주고 나왔다.
입사 첫날인데 직원들은 원래 점심을 안 먹는다고 나보고 혼자 나가서 먹고 오라고 해서 3시간 시간 낭비 하고 나왔다.
포토샵 프로그램 돈 주고 사기 아깝다며 나보고 불법으로 찾아서 깔라고 해서 1시간 만에 나왔다.
이상한 회사들을 하도 많이 만나서 나는 취업이 됐다고 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취업하고 일주일 정도는 다녀봐야 취업했다는 실감이 나는 정도이고 회사가 망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다녔다.
한 겨울에 입사한 6번째 회사는 사장이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 유명세에 투자도 많이 받아 작업 환경은 좋았고 내 또래의 직원들도 많이 있었다.
히터를 엄청 빵빵하게 틀어줘 사무실은 덥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러나 나는 입사한 첫날 코트를 벗지 않고 일을 했다.
팀장님이 옆에 오셔서
”자기야 추워? “
“사무실 엄청 더운데 코트 벗고 일해요~“
나는 “괜찮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서요.”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런데 그때 뒤에 있던 직원이
“코트 입고 계시다가 조용히 집에 가시는 거 아니죠?
“말없이 도망가시는 거 아니죠?라고 말하는 거였다.
팀장님은
“어머 자기야? 그런 거였어?
“우리 회사 이상한 회사 아니야~“
“마음 놓고 다녀도 돼~“
나는 애써 웃으며 그런 거 아니라고 말을 했다.
나는 뒷자리에 앉은 녀석을 흘끔 쳐다봤다.
‘시키.. 어떻게 알았지?
‘여차하면 튈 생각으로 입고 있었는데....’
1시간, 3시간 일한 회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코트를 주섬 주섬 챙겨 입고 나오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져 이곳에서는 코트를 벗지 않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일주일 동안 코트를 입고 일을 했다.
일주일 정도 일을 한 날 점심을 먹고 들어와 코트를 벗었다.
코트를 벗은 내 모습을 보고 팀장이 놀라 다가온다
“어머, 자기야 코트 벗었네? “
“잘 생각했어~”
“여기 회사 괜찮아~”
그렇게 나는 일 년을 다녔고,
일 년 뒤 회사는 망했다.
월급은 밀리기 시작했고,
회사는 파산신청을 했다.
나는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나는 그때 코트를 계속 입고 있어야 했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