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별말 없는 대화에서 시작된 별말 있는 생각들
- 나도 잘하지도 못하면서
조카4호, 주호빵씨는
태권도에서 배우는 줄넘기 ‘쌩쌩이’가
잘 안 된다고 짜증을 낸다.
몇 번을 걸리고, 몇 번을 멈추더니
결국 줄을 바닥에 팽개치듯 내려놓았다.
“아, 왜 이렇게 안 돼!”
옆에서 보고 있던 나는 잔소리를 하고 만다.
“계속해 봐. 하다 보면 늘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짜증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해, 노력을. “
그 뻔한 위로를 몇 번이고 영혼 없이 건네던 순간,
내 안의 누군가가 불쑥 말을 걸었다.
‘너는 해봤어?.’
'너도 잘하지도 못하잖아'
찰나의 정적 사이로 내 인생이 난입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게 되겠어?”라며
덮어버린 기획안들.
한두 번 해 보고 “나랑은 안 맞아”라며 그만둔 일들.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안 된다는 이유로 포기해 버린
나의 수많은 어제들이 줄줄이 엮여
줄넘기 줄처럼 내 발목을 휘감았다.
어린 조카에게는 ‘해 보면 된다’는 정답을
예쁘게 포장해서 건네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안 될 거야’라는 오답을
아무렇지 않게 먹이고 있었다.
누가 누구에게 훈계를 하고 있는 건지,
많이 민망해졌다.
나도 잘하지도 못하면서,
어린 조카에게는 자주 쉽게 말한다.
해 보면 된다고.
하면 늘 거라고.
정작 나는,
해 보기 전에 먼저 접어 두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