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별말 없는 대화에서 시작된 별말 있는 생각들
- 나는 숙제 검사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초딩 조카 4호, 주호빵 씨는
하루에 해야 할 공부량이 정해져 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분량.
그걸 알면서도
주호빵 씨는 영상을 보며 좋다고 낄낄 웃고 있다.
책은 펴져 있지만
공부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늘 할 일 다 하고 놀아.
할 거 다 하고 놀면 이모도 뭐라고 안 하잖아.
집중해서 빡 하고, 놀면 좋잖아.”
나는 꽤 그럴듯한 얼굴로 말한다.
마치 늘 그렇게 살아온 사람처럼.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찰나의 멈춤 사이로 내 인생이 난입했다.
‘나는 더하면 더했지... 뭐....’
집에 돌아오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을 미룬다.
“오늘은 일찍 자자.”
“내일 하면 되지.”
내일은 참 다정한 말이다.
지금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럴듯한 변명.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이거 한다고 당장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 말은 생각보다 쉽게 나온다.
그리고 쉽게 나를 설득한다.
그렇게 미루고 나면 항상 같은 후회를 한다.
“그냥 할걸.”
“힘들어도 할걸.”
주호빵 씨는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다시 책상에 앉는다.
아직은 누군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일까.
지금의 나는
혼내는 사람도, 확인하는 사람도 없다.
어른이 된다는 건
숙제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숙제 검사를 해주는 사람이
사라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못 본 척한다....... 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