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외로움, 풍요 속의 빈곤...
한 때,
취업준비생이던 시절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웠어야 할 그 시기에
오히려 난 그 안에서 나름의 여유를 갖고
그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적당히 먹고살만한 돈을 아르바이트로 벌고,
적당히 건강할 수 있는 수준의 운동을 다니고,
적당히 친구들을 만나며 회포도 풀고,
적당히 취업준비와 공부를 병행하며 내 미래를 그렸다.
지금
개발자로서 삶을 살아가는 시기에
올해가 시작되면서 하고자 하던 것들 혹은 하고 싶었던 것들을
거의 대부분 이뤄내고,
그 누구보다 이것들을 이뤄낸 것에 대해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야 할 그 시기에
오히려 난 그 안에서 내 여유를 잃고
이전 취준생 시절의 나보다는 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행복하지 않다기보단 삶이 버겁고 벅차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최근 너무 부정적인 것들에 깊게 파묻혀 오랫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
그것들로부터 이제 다시 벗어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것조차 삶의 여유가 없어 쉽사리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 마음조차 먹기 전보다는 훨씬 나아지고 좋아졌지만)
목표로 했던 개발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하고 싶었던 취미 생활들을 즐기고 있는데,
이전보다 사고 싶었던 것들을 더 사며 즐기고 있는데,
인간에게 있어 모든 것들에게는 '균형', 소위 말하는 '적당히'가 어렵지만 중요하다.
몸이 적당히를 모르고 균형을 잃으면 다치거나 병이 나고,
사람 간의 관계에서 적당히를 모르고 균형을 잃으면 관계가 깨지는 것처럼,
그 균형이 깨지고 적당히 할 수 없게 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나는 다방면으로 적당하지 않은 균형이 깨진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거의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알고 지내오는 오랜 친구 한 명과 통화를 하면서
친구에게도 이러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전 보다 더 목표로 했던 것들이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뤄내고 사는데
그럼에도 난 왜 오히려 이전에 비해 여유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다고 느끼는 걸까?라고,
곰곰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선 친구가 그랬다.
(친구야 넌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 넌 우정 아니면 죽음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