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기

피할 수 없는 여름 한 잔

by 쇼리

여름을 싫어한다


여름을 싫어하는 여러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장마'이다.


비 오는 것 자체도 싫지만

비가 오면서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그 습합 자체가 나에게는 너무 최악이다.


그러다 보니 나름 감수성이 있는 편이지만

비가 내릴 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여러 감성들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비가 내리는 것 자체에

질색팔색 하기에도 내 몸과 정신은 바쁘기 때문에


그리고 움직이기만 해도 덥고 땀나고

굉장히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것이

여름을 싫어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올해 여름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장마에는 장마에 맞게, 더울 땐 또 그에 맞게

좋은 여름 노래들을 찾아 듣고

편하고 여유롭고 자유롭게 옷도 갖춰 입으며


여름에 대한

좋은 생각, 좋은 행동, 좋은 감정, 좋은 감성들을

조금씩 차곡차곡 쌓아나가니


이전에 여름이라고 하면

어떻게 몇 개월을 버틸지 막막하기만 했던 거에 비해


조금은 여름을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여유가, 그런 힘이 생겼다


그러다 문득,

내가 싫어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들을에 대해서도

지금의 내가 여름을 대하듯이만 한다면

내가 즐길 수 있는 거리가 하나 더 생기게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을

굉장히 열심히 풀어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저 말은 워낙 유명해서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지만,

사실 어떻게 즐겨야 하는 건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문제가 늘 있었다.

그냥 무턱대고 즐기겠다 한다고 즐길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올해 여름을 대비하고 맞이하면서

그런 방법론에 대해서 조금은 깨달은 듯하다.


이제는 진짜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여유와 힘이 생겼으니 이전보단 나아지겠지.




Enjoy life... that's what we're here for.
- David Faustino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