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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rtbus Mar 08. 2022

성추행 피해자를 위한 국선 변호사

여성의 날, 변호사를 소개받다:)

지난주 경찰서에서 성추행 고소를 한 후, 일주일 만에 국선 변호사님께 연락이 왔다.

경찰서 경위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 변호사였다.


오늘은 그저 간단히 문자로 인사만 하고,

내일 선거 다음 날, 내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그때 만나서 함께 하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혹시 코로나로 인한 스케줄 조정이 생기면 미리 서로 연락하자고 이야기했다.


짧고 간단한 메시지만 교환한 것이었지만...

마음이 좀 든든해졌다.


어차피 난 증거와 증인이 없는 성추행 피해자이다. 그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대비할 수 있는 것은.. 나 같은 법알못이 할 수 있는 일은 법적인 조언을 통해

최대한 나를 보호하고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일 것이다.


오늘 인연이 닿은 이 분이..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한국은 무고죄가 가장 강력하게 적용되는 나라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다가 성범죄에 대한 무고죄가 더욱 강화된다면...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진짜 모후보의 공약처럼 그렇게 된다면... 내가 무고죄 가해자로 역고소 당하고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일단 무고로 역고소를 당하는건 이미 기정 사실인 것 같다)

...........


며칠 전 함께 일하는 동료 아저씨가...60대 중반이신...그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고 마음에 죄책감을 느낄 때까지 기다려 주면 안되겠냐고 하셨다...

....

마음은 선한 분이라...악의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분의 말이 내 마음에 콕 하고 박혀 버렸다.


왜 피해자인 내가...먼저 앞장서서 자비를 베풀어야 하나.

성범죄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무지하셔서 그런 말을 하신거라...생각하고 있다ㅠㅠ


........


오늘, 3.8 여성의 날.

나를 위해, 나의 여성 후배를 위해 장미꽃을 샀다.

오늘 인연이 닿은 이 변호사님이 내가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무기를 전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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