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섬세 Jul 21. 2023

모르는 이들의 죽음

애도와 청

가끔씩 내가 붙잡지 못한 죽음들을 구하는 상상을 한다. 공상 속에서 나는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마인드 리더(mind reader)이자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물리적 힘을 가진 초능력자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죽음들을 애도하고 추모할 뿐이다. 활자로 만난 생명들은 너무나 생생하고 뜨거워서 무력감이 목 위에 큰 돌을 얹은 듯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목이 따갑고 거칠다.


시큰거리는 목을 감싸 쥐고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부디 떠난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이 오래 아프지 않기를 청한다.

작가의 이전글 선한 의도가 없다면, 선한 행동은 무의미한 걸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