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 일기 1 - 시드니로 출발
스물넷, 항상 해보고 싶었던 호주 워킹홀리데이! 꿈을 현실로 이룬 그 시기의 이야기이다.
나는 스물둘에 군대에 가서 스물넷에 제대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군대에서 들었던 친구들의 경험 중 가장 부러웠던 건 해외 생활이었다. 미국에서 살다 온 선임,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온 후임, 필리핀에서 공부하다 온 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넓은 세계로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외에 나가 방법 중 가장 많이 나온 것이 워킹 홀리데이 었다. 호주에 가서 일을 하여 돈도 벌고 여행도 하는 워킹홀리데이는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놨었다. "전역하면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해보자"라는 새로운 꿈이 생긴 것이다.
내 나이 스물넷, 2019 1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전역날이 찾아왔다. 하지만 전역을 하고 나서 워킹 홀리데이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빨리 졸업하고 취업해야 하진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안감에 나는 바로 복학했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학교는 이전과 똑같았다. 내가 군대에 가기 전과 비교해도 학교 생활에 새로운 것이 없었고 앞으로가 예측되는 재미없는 하루가 반복되었다. 내 20대를 이렇게 보내긴 아쉬웠고, 접어두었던 워킹 홀리데이라는 꿈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다시 휴학을 신청했다. 그리고 워킹 홀리데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었고,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며 호주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가고 보험 준비, 신체검사, 비자 발급 등 다양한 절차와 서류들을 준비 후 호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여전히 영어에 자신이 없었지만 마음을 굳게 먹은 만큼 빠른 날짜로 비행기를 예약했다.
11월 3일 캐리어 한가득 짐을 싣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비행기에 올라탔다.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시드니로 가는 길은 멀었다. "이젠 정말 한국에서 먼 곳으로 가는구나..."
시드니에서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에 있는 통신사로 향했다. 유심을 구매하고 핸드폰을 개통한 후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향하는 길, 드디어 호주의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과 이국스러운 도시의 분위기를 보며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조금 돌아왔지만 결국 호주에 왔구나!"
길진 않지만 가장 강렬한 기억을 선물해준 호주 워킹홀리데이! 그 이야기는 여기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