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집착하는 관념과 행동, 그리고 우연히 만난 한 소녀의 이야기
퇴근길에 곧장 집으로 갈까 하다가 와인이 떨어진 것이 생각났다. 집 근처 마트에 들러 싸구려 와인을 살 수도 있었지만, 마침 금요일 저녁이라 기분도 낼 겸 몇 정거장 더 떨어진 곳에 있는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백화점이 있는 번화가 쪽으로 갈수록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버스는 매 정거장에 정차해서 사람을 내리고 새로 태웠다. 급할 건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냥 집 근처 편의점에서 살 걸 그랬나, 하는 자조 섞인 혼잣말이 슬며시 입 밖으로 삐져나왔다. 지금쯤이면 집에서 와인 한잔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터였다. 그래 봤자 혼자 먹는 변변찮은 음식일 테지만, 먹는 생각을 하니 점점 위장 속 허기가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때 백화점 정거장을 안내하는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무미건조한 그 소리가 귀를 타고 들어가 식도로 올라오는 허기를 가로막았다. 정거장에서부터 백화점까지는 100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12월의 찬 기운이 금세 몸으로 파고들었다. 입고 있던 남색 하프 코트의 단추를 서둘러 잠그고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백화점 정문으로 향하는 대로변 인도에는 인파로 가득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거리는 백화점 외벽만큼이나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들떠 있었다. 나는 조금 더 한적한 후문, 정문 반대편에 있으니 내 마음대로 그렇게 부르는 문으로 방향을 틀었다. 후문으로 들어가면 별도의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지하 1층의 와인 코너에 손쉽게 갈 수 있다.
후문을 십여 미터 앞둔 곳에서 교복을 입고 있는 한 소녀가 행인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중학생쯤 되었을까? 아직 고등학생은 아닌 것 같았다. 소녀의 말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졌을 때, 소녀는 생각보다 더 앳되어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교복이 아직 헐렁한 것을 보아 중학교 1학년 정도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소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차비 만원만 빌려달라고 말했다. 몇몇 사람들이 소녀를 피해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이, 곧 내 차례가 되었다. 소녀는 나에게도 약간 더 간절한 톤의 목소리로 차비가 부족해서 그러니 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나는 가출한 학생이 가짜로 구걸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지만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OO에서 왔는데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내 의심을 불식시키려는 듯, 소녀가 옆 도시 이름을 말했다. 나는 소녀에게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순간적으로 방어적인 어투로 말해버렸다.
“부모님께 연락하면 되지 않니? 그리고 OO까지 차비가 만원은 안 될 것 같은데?”
OO는 행정구역상 다른 도시이지만, 거리가 가까워서 시내버스가 왕래하는 지역이다. 꼬치꼬치 따지는 내 물음에 소녀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나의 부정적인 어투에서 돈을 빌릴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소녀는 돌아서려 했다.
“잠깐만.”
나는 코트 단추를 풀어서 안쪽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찾아 소녀에게 건넸다. 평상시 같으면 그냥 모른 척 지나쳤겠지만, 아마도 소녀가 나에게 말을 거는 그 순간까지 그러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왜 마음을 바꾸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니 구세군 자선냄비에 만원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했던 것일까?
“날도 추운데 곧장 집에 들어가라.”
소녀는 추워서 빨개진 손으로 지폐를 받고는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꾸벅했다.
“연락처 알려주시면 나중에 갚아드릴게요.”
지폐를 교복 상의 안쪽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괜찮아. 부모님 걱정하시니까 얼른 집으로 가.”
소녀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다시 꾸벅이고는 나를 지나쳐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나는 백화점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뒤돌아서 소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소녀가 교복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긴소매 사이로 손가락이 살짝 삐져나왔다. 백화점 외벽의 크리스마스 장식용 백열전등에 비쳐서인지 그 손은 아까 봤을 때 보다 더 붉어 보이는 것 같았다.
지하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위치한 와인 코너에서는 크리스마스 맞이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각 한 병씩, 그리고 중간에 코르크 따개를 담은 상자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쩌다 보니 그 앞을 알짱거리는 나를 보고 여자 점원이 와서 물었다. 스튜어디스를 연상시키는 말쑥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이었다. 비즈니스 석에서 와인을 서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뭐, 찾으시는 와인 있으세요?”
“딱히 없습니다.”
나는 그녀를 흘끗 보고 다시 눈앞에 있는 와인으로 시선을 옮기며 대답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맞아서 프랑스 와인 할인 행사 진행 중이거든요. 살펴보시고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그녀는 내 어투에서 성가심을 눈치챘는지 이제 막 매장으로 들어오는 다른 손님에게로 다가갔다. 그제야 천천히 둘러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와인에 대해 박식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많이 마셔본 경험으로 포도의 품종 정도는 맞출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평상시에는 드라이한 느낌의 보르도 산 카베르네 쇼비뇽을 즐겨 마시지만, 시간을 들여 백화점까지 온 이상 다른 와인을 찾으려고 했다. 상단에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미국 등의 팻말이 붙은 진열대로 갔다. 이곳저곳에서 몇 개의 와인을 꺼내어 레이블에 적힌 품종과 알코올 도수를 확인했다. 그중에 마음에 드는 와인 세 병을 골라 계산대로 갔다. 부르고뉴 산 피노누아, 캘리포니아산 샤도네이, 그리고 아르헨티나산 말벡이었다. 조금 전에 나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 점원이 계산을 했다.
“혹시 백화점 카드 있으세요?”
그녀는 손을 바삐 놀려 와인을 에어캡으로 포장하여 와인용 백에 넣었다. 두 개의 백에 세 병을 나누어 담았다.
“아뇨.”
나는 짧게 답했다.
“피노누아는 할인이 되어서 3만 원이고요. 총 9만 8천 원이에요.”
나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었다. 카드를 받아 드는 그녀의 손이 하얗다. 문득 아까 만 원짜리 지폐를 받아 들던 소녀의 손이 떠올랐다.
“카드랑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녀의 흰 손이 다시 보였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목례를 하며 계산대에 놓인 두 개의 와인 백을 집어 들었다.
나는 5년 전 ‘그 사건’ 직후 거의 반년 동안 병원에 누워 있었다. 부러진 뼈와 찢어진 살이 다시 붙을 때까지 마약성 진통제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퇴원 후 집으로 온 다음부터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뜬 눈으로 멍하니 깨어 있다가 새벽녘에 잠깐 눈을 붙이는 나날이 이어졌다. 처방받은 수면제도 소용이 없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나를 담당한 의사는 불면을 초래할만한 외과적 원인을 찾지 못하겠다며 의아해했다. 다만 심리적인 요인일 거라며 정신과 상담을 권했다. 퇴원 후 복귀한 회사에서 일과 시간 동안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다시 병가를 내야 했다. 내 요청은 별다른 말없이 받아들여졌다. 당시에 나는 천천히 미쳐가고 있었다. 환한 대낮에 시뻘건 눈을 비비며 졸려 죽겠는데, 잠들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덧 인터넷 검색창에 자살이란 단어를 치고 있었다. 거울 속 길게 자란 내 손톱이, 헝클어진 내 머리카락이, 움푹 파인 내 얼굴이, 실핏줄이 붉어진 내 두 눈이 혐오스러웠다. 기어이 나는 수면제를 모으고 말았다. 그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면서 마지막 수면제를 목구멍에 털어 넣으려고 했다.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하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을 흔히 봐서 그런가 할 따름이다. 나는 술을 사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마트에 갔다. 비록 규모가 작은 마트이긴 하지만 맥주와 소주는 물론 위스키, 보드카, 와인까지 팔고 있었다. 그전까지는 와인은 거의 마신 적도 없었는데 그때 왜 하필 와인을 골랐는지도 의문이긴 하다. 지금은 탄닌 성분이 주는 떨떠름한 맛을 즐기고 있지만, 그날 밤 나는 와인의 맛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저 한 병을 다 비우며, 마지막 잔에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으려고 했다. 사방이 고요한 심야에 주방의 식탁에서 충혈된 두 눈이 와인이 반쯤 찬 잔을 들고 있는 손을 바라본다. 갑자기 눈꺼풀이 떨려온다. 바싹 말라 피 비린내가 나는 입안으로 와인을 성급히 쏟아붓는다. 다시 잔을 채우고 같은 짓을 반복한다. 두 잔을 그렇게 연거푸 마시니 취기가 제법 올라서 얼굴이 붉어진다. 올라오는 트림을 참아내며 세 번째 잔을 채운다. 그리고 식탁 옆 흰색 벽지에 펜으로 유서를 쓴다. ‘타살은 아니고 자살이다. 화장해 달라. 부모님께 죄송하다.’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쓰는 동안 천천히 와인 잔을 비운다. 유서를 다 쓰고, 마지막 잔을 채운 뒤,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옷장 서랍에 둔 수면제를 찾으려 했지만 내 계획은 여기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침대 위 이불을 보자 나는 그 위로 쓰러졌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부드럽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보드라운 감촉에 파묻힌 채 삶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실로 오랜만의 숙면이었다.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나는 와인을 마시고 침대에 누웠다. 어느 날 그 작은 마트에 진열해놓은 와인을 몽땅 사들고 왔다. 그날 나는 벽지에 쓴 유서가 보이지 않도록 흰색 종이를 덧붙였다. 괴상한 일이지만, 나의 몸은 술과 함께 차차 회복되었다. 마치 독실한 무슬림들이 매일 메카를 향해 절을 하듯이, 나는 매일 와인을 종교처럼 마셨다. 지금은 하루쯤 걸러도 불면에 시달릴 것 같지 않지만, 지난 5년간의 습관은 이미 관념이 되었다. 관념은 마치 수수깡에 고정된 연약한 바람개비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돌고 돌아도 결국 멈추면 제자리에 붙어있는 것이다. 관념은 바람에 맞서기보다 살기 위해 바람을 흘려보낸다. 그래서 관념은 죽음보다는 삶의 수단에 가깝다. 나는 살기 위해 와인 세 병을 사들고 백화점에서 나왔다.
양손에 와인 백을 들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매장마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며 음악소리, 그것들을 좇아 거리를 채운 사람들로 백화점 앞은 이래저래 부산스러웠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자 애써 눌러놓았던 허기가 다시 찾아왔다. 백화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렸다가 길 건너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오늘 같이 춥고 손에 든 것이 있는 날에는 택시를 타면 좋으련만 택시 문을 열고 차 안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 택시 뒷자리에 앉아서 앞좌석에서 운전을 하는 택시 기사를 보기가 두렵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할까 봐 두렵다. 그럴 때마다 숨이 콱 막혀온다. 버스를 타면 운전하는 상상을 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그렇게 큰 차를 몰아보지 않아서 일까? 병가 후 다시 다니기 시작한 회사에도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 백화점 맞은편 정류장에서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앞까지 가는 버스를 잡아탔다. 금요일 저녁 시간 때문인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서 그런지 버스 안에 사람이 많았다. 버스가 흔들릴수록 양 손에 든 와인 백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집까지는 대로를 따라 대여섯 정거장 정도인데 집 앞 정류장에 거의 도착할 무렵, 창밖으로 헐렁한 교복을 입은 그 소녀가 보였다. 나는 김이 잔뜩 서린 창가에 바싹 붙어서 고개를 돌리면서 창밖의 소녀를 계속 바라봤다. 소녀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다시 말을 걸고 있었다. 기분이 몹시 찜찜했다. 나는 속은 셈 치고 그대로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 뒤 소녀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또 만났구나. 아직, 집에 안 갔니?”
나는 짐짓 모른 척 말을 했다. 나를 본 소녀는 조금 놀라는 기색을 보였지만, 아무 응답도 없었다. 나는 소매 밖으로 빼죽 나온 소녀의 손을 흘끔 보며 다시 물었다. 어디선가 불어온 찬바람이 코트 안으로 스며들어왔다.
“너 저녁은 먹었니? 이 근처에 맛있는 설렁탕 집 있는데, 아저씨랑 같이 먹지 않을래? 나도 아직 안 먹었거든. 참, 너 설렁탕 좋아하니?”
소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나는 소녀에게 와인 백을 든 채 손짓을 하며 앞장섰다. 소녀는 주인 잃은 강아지처럼 말없이 나를 따라왔다.
저녁 피크타임이 약간 지난 시각이었지만 설렁탕집은 분주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죽 둘러본 식당 안에 빈 식탁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식당의 제일 구석진 자리에 빈 식탁을 하나 발견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지나가며 마주친 점원에게 재빨리 설렁탕 두 그릇을 주문했다. 내가 와인 백을 옆자리 의자에 놓고 자리에 앉자 소녀가 말없이 내 맞은쪽에 앉았다. 소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색한 분위기 탓인지, 나도 모르게 조금 전에 거리에서 들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흥얼거렸다. 이윽고 주문한 설렁탕이 나오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뜨거운 국물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그제야 소녀가 숟가락을 잡았다. 뚝배기에 입을 가까이 댈 때마다 안경에 뜨거운 기운이 서렸다. 한 입 베어 물은 잘 익은 깍두기가 아삭하니 맛있었다.
“가출한 거니?”
식사가 끝나갈 무렵 먼저 말을 건 것은 나였다.
소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나는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 어린 소녀라도 말이다.
“아직 중학생이지? 몇 학년이니?”
“1학년이요.”
소녀는 내가 말을 건 뒤로 닫은 입을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사람들한테 돈은 빌려서 어떻게 하려고 했니?”
“오늘만 찜질방 가서 자려고...”
소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늘만? 집에서 오늘 나온 거니?”
“네. 아빠가 와서...”
“아빠가? 아빠가 왜?”
“학교 끝나고 집에 가보니까 아빠가 술 취해서 할머니를 때리고 있어서... 무서워서...”
순간적으로 ‘그럼 경찰에 신고를 했어야지’, 하고 말하려고 했으나 쓸데없는 짓이라는 생각에 접는다.
“그럼 친구네 집이라도 가지.”
“친구 없어요.”
“찜질방은 가봤니?”
“네, 예전에 할머니랑...”
소녀의 말을 들으며 이것도 거짓말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그러나 만에 하나 진실이면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이 소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아니, 한 가지는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찜질방 같은 데서 자지 말고, 아저씨 집이 바로 저 길 건너 아파트인데 오늘 밤은 아저씨 집에서 자고 가라.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니까 괜찮아.”
소녀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럴 경우 긍정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왔다. 소녀는 다시 내 뒤를 졸졸 따라 집까지 왔다.
-바람개비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