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나도 안했던 것 사실인가? _8.10-16

by 소산공원

지난주에 산책을 하나도 안했던 것 사실인가?


수요일날을 진하가 놀러오고, 금요일은 뮁과 강유가 천안&안성으로 놀러왔다.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24살, 이 친구들은 15살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애들이 그 때의 내 나이보다 나이를 먹어버렸다. 어쨌든 오랜시간동안 해를 거르지 않고 나를 만나주러 온다. 때론 이들의 방문이 일이 연례명절처럼 느껴져서 내가 일이 바쁘지 않을 때는 정성을 다해, 함께 논다. 그래도 나름의 학생과 교사의 신분으로 만나, 나는 항상 이 친구들이 학생같다고만 느껴졌는데 해가 지날수록 다채롭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연애도 하고 취업도 하고 퇴사도 하고! 또 연애도 하고 취업고민도 하고 공부도 하고! 나느 그 시절에 '나는 어른일까? 어른이 뭘까?' 하며 애처럼 굴었는데 얘들은 나보다 훨씬 멋지고 재밌게 살아간다. 그래서 또 연례행사처럼 '나 재밌게 잘 살고 있는건가?'라고 돌아보게 되는 그런 만남들.


진하는 심지어 재작년에 약속한 나시티를 만들어주었다. 손수 짓고 자수를 놓아서. 세상에 옷을 지어주는 친구가 있다니... 나 잘살았어.. 그렇지만 몸집이 불어난 탓에 사이즈가 맞지 않아 결국 이번버전의 옷을 받지 못했다(흑흑)


강유랑 뮁이랑 조금 늦은 바다에 갔다. 구례포에 약간 버려진 캠핑장이 있는데 정말 아무도 없어서 작은 해변에 우리만 있었다. 강유는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럴 줄 알고 마음이 변하면 입을 수 있는 여분의 수영복을 챙겨 간 덕분에 함께 물에 들어가 신나게 놀았다. 올 여름 물놀이 중 단연 최고.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저고리가에 가서 라면 4개를 끓여먹고, 복숭아를 깎아먹고, 연애와 일 얘기들을 하며 밤을 보냈다.




주말은 조카들과 함께. 비가 온 탓에 바다엔 들어가지 못하고 숙소 앞 해변에 설치한 수영장에서 놀았다. 다음 날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 갔는데 지난번 보지 못했더 영상실이 재밌었다. 애들도 좋아하고 아쿠아리움에 손색없는 디지털아트웤... 게다가 무료.... 빡씨게 놀다 모두다 골아떨어져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짐을 싸기 시작했는데...

정말 오랜 만에 나가는 해외여행이고 긴 여행이라, 짐을 싸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약간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짐 목록을 적고 보니 빠진 것이 있는 건 괜찮은데, 불필요한 것들을 들고가는게 싫어서 오래 고민했다. 면봉 10개를 8개로 줄인다던가, 빤쓰를 한장 빼던지,. 이런 쓸데없는 노력들을 하고 터질듯한 캐리어를 온 몸으로 눌러가며 겨우 닫았다. 내일은 몽골에 간다!


사실 몽골에 대해 아무 것도 제대로 알고 가지 않아서 조금 불안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여행을 가는 것도 학창시절 말고는 처음이고. 항공권을 예매한 순간부터 들 뜨지 않으려고 꾹꾹 눌러왔던 것이 너무 과했다. 약간 차분함에 절여진 것 같다. 즐거울 때 즐거워야지. 친절해야지. 낯설게 지내야지. 많이 걸어야지.

여행 전날이 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웅이의 에피소드. 웅이랑 나이가 같아서 서로의 수학여행지를 확인하다가 웅이가 두번이나 여행에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인지 물어보니 전 날에 너무 설레서 먹은 것이 다 체해 못가고, 한번은 몸이 긴장해 열이 펄펄나서 못 갔다고... 이게 무슨....... 두근두근하다가 아픈 초등학생 생각하면 너무 귀엽고 안쓰럽다.

아무튼 나도 조심. 무탈하게 다녀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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