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첫주말이라네_9.4

by 소산공원

또 본의아니게 바쁜 하루.


선생님으로 만나 친구가 된 의용이의 결혼식. 호두와트의 초초초창기에 천안에서 캘리그라피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의용이를 찾았고 나랑 동갑..이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친구가 되었지. 동네에서 캘리 강의도 열고 호두와트도 같이 하고, 책방 작업실도 같이 쓰던 오랜오랜 인연.

내가 무지무지 힘든 시절에 의용이가 써준 편지 한장에 용기를 얻은 기억이 있다. 나에게는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재주가 있다는 말. 그렇게 가꾸어낸 정원이 언젠간 안식처가 되어준다는 말.

의용이 작품 @beauthik


여튼 콘서트와 다름없었던 결혼식 후에 태영이와 뜽띤이 열심히 준비했던 청년예술축제에 다녀왔다. 청년들이.. 너무 청년이라 끼어들 틈이 없어보였지만 곰돌이 조각을 여러개 사고 바람이 좋은 숲길을 걸었다.


집에 가고 싶었으나.. 보통의혁신가 시즌 2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날이라 순천향대로. 현장에 가보니 좋은 기운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하고 싶은 몇 명의 사람들을 발견. 방향이 같은 두 명의 낯선사람들을 데려다주고 마침내 집으로.


조금 걸어나가서 매운 음식을 먹고 계속 가보고 싶었던 촌장과 시인에 갔다. 주인분들이 너무 대놓고 자고 계서서 돌아갈까.. 했으나 다행히 타이밍 좋게 일어나셔서 맥주 일 잔. 과연 옛날 술집답게 말도 안되게 안주가 비쌌다. 병맥주를 두 개 시키고 노래를 8개 신청했다.

이제 속지않지


여행에서 만님이 틀었던 송창식 노래를 계속 듣고 싶어 신청했더니 LP로 듣는 호사. 우리는, 밤눈. 한영애의 봄비. 여행에서 계속 듣고싶었던 김민기의 아름다운 사람이랑 최백호 아저씨 낭만에 대하여를 LP로 들었다. 최백호아저씨 낭만에 대하여는 언제나 녹음버전보다 라이브버전이 좋다. 언젠간 아부지랑 공연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LP에 없는 노래들은 유튜브로 틀어주셨는데 좋은 스피커로 크게 듣는 음악 정말 최고............... 태풍이 오는 강이 일렁일렁. 엘리엇스미스와 한치와 땅콩이 웬말이야. 이 자리와 무드가 너무 탐났다. 낮에는 커피팔면서 일하고 밤에는 음악듣고 맥주마시고 듣고 싶은 노래들을 실컷 듣는 공간 만들고 싶다 흐규.


집에 오자마자 또 쓰러져서 자고, 오늘은 정말 조금 쉬다 일을 해야지 싶었는데 집안일을 또 시작해부렀다. 나는 정말 매일 어지르는 사람이라 매일 치우지 않으면 집이 항상 엉망이다. 가벼운 가을옷을 꺼내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리고. 청소할 때 듣는 음악에서 말도 안되게 좋은 앨범을 발견하고 또 기쁘게 청소기 돌리고, 여행 내 입었던 하얀 남방에 꼬질하게 묵은 때를 박박밀고. 청소 끝내고 엊그제 해놓은 강된장을 먹고 싶었으나 웅이가 다 먹어부린 것.......옥시시 하나를 꺼내먹고 보틀에 꼬냑을 졸졸졸 따라서 다시 강변으로. 태풍이 오면 한동안 산책하지 못할 것 같아 나왔다. 강은 왜 매일매일 봐도 좋을까. 북면 병천천도, 서천 금강도, 쬐끔한 안성천도. 이제 물이 있는 동네가 아니면 살기 어려울 것 같다. 수위가 꽤 불어난 강변에서 꼬냑 한모금 마시며 걷다 나무있는 카페에 일하러.

이 창문을 통째로 훔쳐가고 싶다.



그나저나 태풍이 너무 겁나네. 담주엔 서울에 가야하는데 태풍을 뚫고 갈 수 있을 것인가!


비가 많이 오는 날엔 '태풍이 지나가면'을 보게된다. 몇 번이고 틀어놓고 끝까지 본 적이 별로 없는.

나갈 때 난방을 틀고 나갔더니 집이 뜨끈뜨끈. 니나가 좋아한다. 정말 쉬고 싶었으나 또 한번 빨래1을 건조기에서 꺼내고 빨래2를 건조기에 또 돌리고 빨래3을 세탁기에. 후 내가 이래서 집에 있는게 싫어.


배고픈데 냉장고에 호박2개 반 밖에 없다. 마늘이랑 양파 호박 잔뜩 넣고 파스타해서 맥주랑 먹고 지인짜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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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님 어떻게 오셨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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