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마 언제나처럼 우리들 중 누군가가 OO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 같은 생각을 하는 칭구들 몇 명이 붙었던 것 같다.
이번엔 제로웨이스트+노플라스틱이라는 것이 테마였다.
혼자 조금씩 남몰래 티 안나게 실천하던 것을 우리끼리 해볼까 하다가 그러지 말고 주변에도 같이 알려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나는 남몰래 비건을 지향하고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는데 뭔가 비슷한것 같고 있어 보이기도 해서 하게 되었다.
우리는 나름 지역의 여러가지 문제에 행동으로 반응하는 청년들인데 요즘은 각자의 삶을 조금 더 집중해서 살고 있다.
그래서 오랫만에 '같이' 무엇을 해본다 라는 생각에 더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어떤 형태와 내용으로 시작할지 고민하기 전인 21년 1월에 다같이 서울의 제로웨이스트매장들을 탐방했다.
제로웨이스트매장은 첫 경험이었는데 다양한 물품 종류와 리필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구매 할수 있는 것이 좋아 보였다.
우리가 천안에 이런 매장을 만들면 정말 힙하고 잘될 거 같았다.
하지만 이미 1호 매장이 있었다!! 약간 보다 많이 힘이 빠지긴 했지만 위치상으로는 멀리 있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제일 중요한 네이밍(호두구판장)을 끝내고 판매시 필요한 비품들을 구매했다.
당근마켓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에 판매자에게 물건들을 찾으러 다녔다. 유리 진열장을 구매할때는 차를 두대나 가져갔었다. 왜그랬지?
판매할 제로웨이스트 물품들도 이곳 저곳 비교해보고 리뷰와 사용 경험을 통해 선정하고 구매했다. 제로웨이스트+노플라스틱이라는 테마에 맞는 위탁상품들도 들여놓았다.
매장 유리창에 예쁜 시트지도 붙이고 입간판도 만들었다. 열심히 진열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근데 남몰래 가오픈을 했다ㅋㅋ
각자의 생업이 있기 때문에 주말에 돌아가며 당번을 서고 누군가는 홍보담당으로 애써주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반년정도 운영을 해보았다.
소심하게 인스타로 홍보하고 운영했지만 그래도 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신기했다.
평균 2주에 1번정도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회의를 하며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것들(플리마켓, 책모임 등)을 시도했다.
오빠는 우리가 이렇게 진지한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그럼에도 열심히 홍보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했다..ㅋㅋ
사실 우린 워크샵도 다녀왔다. 가자마자 술을 마셨지만 할건 하는 놈들이라 회의도 열심히 했다.
반년 정도 운영해보고 평가해본 결과 우선 매장을 접기로 했다. 매장을 접어도 우리는 계속 지속가능한 생활을 고민하며 살것이다.
적어도 내 주변인들은 한번쯤 제로웨이스트+노플라스틱 이라는 것을 접해보았을 것이다. 그럼 된거지!
우린 또 새로운 시도와 경험을 해보았다. 호두구판장 안녕~~~~
사진과 영상은 남몰래 찐오픈식을 할때 찍은 거다. 우리를 보여주는 영상인거 같아서 공유하고 싶었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진 모르겠지만 잘 웃는다들!
나는 덕업 일치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늘 일 외에 재미있는 무엇인가를 찾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꽤나 맞는 편이다. 가치적인 부분이나 하는 일도 무엇보다 안정적인 부분도 나에겐 크다.
그래도 덕질을 찾는 버릇이 있어 지금도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고 하고 있다.
끈질기지 못한 성질이라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는 못해서 꽤 좋아했던 것들을 그냥 흘려보낸 적이 많아 아쉽기도 했다.
기억력도 안 좋아 금방 잊어버리는데 주절주절 기록하다 보면 이것도 중요한 것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때그때 관심 가지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마구 써봐야지.
요새 나는 천연발효빵에 빠져 있다. 몇 해전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후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마크로비오틱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나중엔 마크로비오틱에 대해서도 기록해봐야겠다.
그것부터 시작되어 자연스레 채식, 자연식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은 베이킹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버터, 우유, 계란 등이 잔뜩 들어가는 어릴 때부터 만들던 베이킹과는 다른 비건 구움 과자.
이스트와 다른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천연발효종, 소금, 원당으로만 만드는 천연발효빵.
천연발효빵은 만드는 과정이 하루 이상은 걸리고 때마다 살펴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한 공정이지만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면 그렇게 뿌듯하고 흐뭇할 수가 없다. 아마 나는 노력 후에 바로 맛볼 수 있는 결과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
버터를 많이 넣은 빵처럼 부들부들하거나 특유의 버터향이 코를 찌르진 않아도 자극적이지 않고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온다.
특히 우리밀로 만들어 맛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 만병통치약인 천연발효빵의 효능은 다음에 써봐야겠다.
천연발효빵을 만들려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이스트 대신 넣는 천연발효종이다.
건과일, 생과일 등으로 액종을 만들고 거기에 밀을 섞어 만든다. 그 후엔 계속 먹이주기를 하여 살아있는 발효종을 키운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집집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OO 년 전통 장 비법이 있는 것처럼
발효빵이 주식인 나라에선 집집마다 다른 자신만의 발효종 비법이 있고 대를 이어 내려온다고 한다.
나는 1차 건포도, 2차 사과, 3차 키위를 실패하고 4차 시도 끝에 건포도로 액종과 발효종 만들기에 겨우 성공했다.
튼튼한 발효종이 되려면 한참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우선 만족!
언제 흥미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또 열심히 해봐야겠다.
열심히 키운 액종으로 효모를 만들고 몇 번의 빵을 구웠다.
확실히 구울 수록 모양도 예쁘고 기공도 잘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퇴근하고 나서부터 빵을 완성하고 나면 12시였다.
그럼에도 확실한 결과물(빵빵빵)에서 오는 성취감이 컸기 때문에 잠이 부족해도 재밌었다.
무엇보다 내 사랑 서우가 내가 만든 빵을 먹어주다니 너무 행복했다.
지금 쓰는 오븐은 가정용이고 레인지 겸용이기 때문에 높은 온도가 필요한 빵을 굽기에는 조금 불편하다.
그리고 너무 작아서 한 번에 많이 구울 수가 없어 큰 손인 나에겐 조금 답답허다.
크고 스팀 기능 있고 250도까지 올라가는 컨벡션 오븐 사고 싶어. 이걸 쓰면 사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요새 당근에 오븐으로 알림을 설정해두고 보기만 하고 있다. 언젠간 사야지!
효모를 만들고 빵을 굽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정확한 재료들의 계량이다.
구움 과자는 어릴 때부터 많이 구웠다. 그래서 베이킹을 할 때 레시피대로 하지 않고
비슷한 성질끼리 대체 재료도 사용해보고 양도 줄여보고 나름 과학적으로 고민해서
수정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부분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제빵도 그럴 거라고 자신이 있었다.
효모가 너무 묽은 것 같아 우리밀을 더 추가했는데 죽어버렸어. 자만이었다.
애지중지 밥 주고 키우던 발효종이 죽어버렸다.
사실 때 되면 밥 주고 잘 섞어서 냉장고에 넣으면 되는데 말이다.
어쩌다 죽어버렸을까. 발효종 살리기, 발효종 리프레시를 엄청 검색했다.
3번을 시도했는데 다 실패했다.
아까운 우리밀도 낭비하고 결국 첫 발효종을 버렸다.
버리는 순간 흥미가 좀 떨어졌다.
일주일에 2번씩은 꾸준하게 빵을 구웠고 오븐도 사려고 검색 중이었다.
완벽한 빵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주긴 좀 그래서 대부분의 빵들은 우리 집 냉동실에 가둬버리는데
먹는 속도가 못 따라가니 냉동실이 빵으로 가득 차가고 있었다.
몇 달 동안 최애 관심사였는데 실패하자마자 흥미가 좀 떨어지는 걸 보고
내 자신에게도 조금 실망스러웠다.
꾸준히 하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인데 이번엔 오래가나 싶었다.
옛날의 나 같으면 '난 왜 이것밖에 못하지'라는 생각에 사로 잡혔을 거다.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실망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좌절감?을 자주 맛보곤 했는데 그게 나를 깎아 먹는 건 줄 몰랐다.
호두 여성 동지들을 만나고 배운 것 중 가장 큰 게 '~~ 해도 괜찮다'는 거다.
세상의 기준과 나의 기준을 빡빡하게 세우고 그거에 맞춰 살려다 보니 사는 게 쉽지가 않았다.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 되었지.
산이 언니는 나를 걱정이 팔자인 사람이라고 했고
다솜이는 '나의 미친 걱정'이라는 책도 선물해주었다.
오 다음에 내 걱정 얘기도 써봐야겠다.
30여 년 동안 그렇게 살아온 기질과 성질이 있어 쉽지는 않지만
요새는 '그럴 수도 있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조금은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정신 승리에 좋은 거 같다.
완벽할 필요도 없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발효종도 다시 만들면 된다.
효모가 죽어버리고 나니 뭘 써야할지 모르겠군. 물론 다시 만들고 있다. 전기밥솥이 있으면 발효 할 때 편하다던데 나는 압력솥으로 밥을 해서 전기밥솥도 없고 발효기계도 없다. 26-28도 사이의 실온에 두라는데.. 그런 집이 있나? 울 집은 높아야 22-23도라.. 전자렌지에 따신물을 함께 넣는 수동 발효를 했다.
어쨌든 이번에 성공하면 죽이지 말아야지
천연발효빵을 공부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우리밀에 대해서다.
보통 건강빵, 천연발효빵을 파는 빵집의 원산지를 보면 대부분 수입산 유기농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신다.
유기농 밀가루는 밀을 키울때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자연그대로 자랄 수 있게 하여 키운거라 맛도 건강에도 좋다.
하지만 수입해서 들어오는 과정에서 소량의 약처리를 한다고 한다. 사실 매우 소량이라 한 두개 먹어서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나는 빵떡순이라 한 두개만 먹지 않지.. 그리고 내가 만드는 빵은 그냥 최대한 우리 것으로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랄까.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빵은 글루텐 함량이 높은 강력분으로 만든다. 우리가 좋아하는 쿠키 마들렌 등 제과는 박력분으로, 쫄깃쫄깃 수제비나 칼국수 면은 우리밀으로 만든다.
우리밀은 중력분에 가깝다. 강력분만큼 글루텐 함량이 높지 않기 때문에 오랜시간 저온숙성으로 글루텐벽을 탄탄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그 오래걸리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 좋다. 성격은 급하고 불같은데 유일하게 이 과정은 기다릴수 있다. 아름다운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두근거리는 기대와 함께.
이번주는 정신 없이 한 주가 지나갔다.
일 말고 다른 것들을 쓰고 싶었는데
사진첩을 뒤적여도 일 말고는 인상 깊은 일이 없어 약간 허무하다.
이번 주는 일 뿐 아니라 공부하는 시간이 많았다.
나는 '사회적경제'영역에서 활동 한다.
활동과 일을 구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무엇일까..
여기서 일 하기 전에 시민단체에서 꽤 오래 일했었다.
지역 문제나 사회적 문제를 운동으로 푸는 일을 했다.
처음엔 자부심도 있고 재미도 있었는데
재정이 뒷받침 되지 않으니 소진되는 부분이 있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회원분들이 회비나 후원금으로 함께해 주었는데
그 것 만으로는 운영되기 어려웠고
어떤 사업을 진행하려면 지원사업을 따내거나 모금을 받아야하는 일이 동반되었다.
나는 그게 제일 힘들었고 재능도 없었다. 아쉽게도 거기까지의 열정도 없었던 것 같다.
'사회적적경제'라는 영역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비슷한 일인 것 같아서 하고 싶지 않았다.
'사회적경제'는 지역 문제나 사회적 문제가 곧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려웠던 재정적인 부분이 해결 될테니 괜찮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 한 것 같다.
올해는 사회적경제에 대해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덕업일치를 위해서는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무시 안 당하기 위해서.
아무튼 허무한 한 주였다.
다음 주는 더더욱 일 말고 다른 것을 할것이다.
코로나에 걸렸었다.
코로나 양성이라는 걸 확인하는 것도 어렵고 오래 걸렸다.
바보 같은 신속항원검사..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겠지만 오빠랑 나는 꽤 힘든 일주일을 보냈다.
인후통이 심하게 와서 액체류도 삼키기 어려웠다.
빈속에 약을 먹어대니 속은 메슥거리고 어지럼증도 있었다.
기저질환이 있어서 혹시나 위중증 환자가 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진 않았다.
코로나 걸리면 집에서 좀 쉴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약 먹고 자느라 일주일이 사라져 버렸다.
그 와중에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코로나라는 좋은 핑계가 있었는데 그걸 맘 놓고 써먹지 못했다.
누워있는 일주일 동안 몸도 아프고 마음도 불편했다.
왜 그랬을까나. 누가 알아준다고.
자가격리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무엇인가 나사가 빠진 것 같다,
회복되지가 않는다. 그냥 하루 종일 멍 때리고 있다. 머리가 멈춰버렸어.
한숨만 나오고 아무것도 아닌 거에 화가 난달까..
지나고 나서 코로나 핑계를 대고 있다..
시간이 너무 잘 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잘 간다.
내가 말하는 아무것은 일 외의 것들
기록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자꾸 안 쓰게 되네..
아무 말이지만 생각나는 대로 써야지.
이것도 내 마음 저것도 내 마음.
그래도 이번 주엔 기록할 만한 일을 했다.
벼르고 벼르던 머리카락 기부를 했다.
늘 긴 머리를 유지하느라 생각만 하고 자르진 못했다.
두발 자유가 없었던 학창 시절과
이십 대 초반 아주 잠깐 이후엔 늘 긴 머리였다.
결혼식 이후에 꼭 자르고 기부하겠다 생각했는데
30cm나 잘라야 해서 자르고 난 후 내 모습을 생각하니 영 아니겠더라. 하지만 더 이상 말리는 것과 바닥의 머리들이 감당이 안돼서 점심시간에 충동적으로 잘라버렸다ㅋㅋ분명히 집에서 자로 쟀을땐 자르고 나도 머리카락이 쇄골 밑에 까진 올 거라 생각했다.
선생님께도 분명 길이는 더 이상 안 자르겠다 했는데 다듬기만 한다고 했는데 자르고 보니 어깨까지 오네..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짧아졌지만 너무 가볍고 기분이 산뜻하다.
어울리던 말던 나만 시원하면 된 거지
단발의 매력에 빠져버릴 것 같아.
너무 기분 좋다! 머리숱이 많이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굵고 탄탄한 두 묶음이나 나왔다. 꼭 필요한 친구들에게 이쁜 가발로 갔으면 좋겠다.
귀차니즘으로 아직 못 보냈다. 담주에 꼭 보내서 기부할 거다.
가정의 달 답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왔다.
결혼 후 한 가족이 더 생기다보니 쉬는 연휴라기 보다
가족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한 연휴였다.
정말 가족마다 문화가 다르구나 라는걸 또 한번 느꼈지만생각보다 힘들거나 부담스럽진 않았다.맞춰가는 과정이 아직은 불편할때도 있지만 아직은 좋고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낀다.
내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아직은 어색해서 실감이 잘 안나는데
요럴때 아 나 결혼했지 싶다.
가족이나 친구나 직장동료나 다 조심해야하는 관계인거 같다.
나는 가족이면 모두 다 이해하고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가족끼리도 배려하고 노력하고 애써야한다.
사실 이번 연휴에 가족관계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는데
생각하기 싫으니까 다음에 해야지
고등학생때부터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다이어리를 산다.
다이어리는 1분기 정도까지 잘 쓰다가 또 금방 귀찮아져서 그 뒤론 거의 새 다이어리가 된다.
매년 반복될 걸 알면서도 올해는 부지런히 다쓸거야 라고 생각하며 늘 다이어리를 샀다.
올 해 다이어리는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문구점에서 반기 다이어리를 파는 것을 보면서 나같은 사람이 만들었나보다 싶었다.
아무튼 열심히 세운 계획을 반도 못지키지만 계획을 세우는 자체를 좋아한다.
혼자 세우는 것보다 친구들과 둘러 모여 서로의 계획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듣다가 좋은 계획이 있으면 오 나도 해야지 하면서 하나 추가 하고
그러고 나면 20가지가 넘는 계획들이 다이어리를 채웠었다.
언젠가부터 계획을 못지키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몇년 전부터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약속했던 호두와글 마지막 주차이다.
이번에야 말로 예상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예상대로 매 주 글을 쓰는 것은 실패했다.
그래도 친구들이랑 함께해서 이만큼이라도 쓸 수 있었다.
처음엔 잘 쓰고 싶어 나름 고민해서 다듬어가며 썼는데 나중엔 그냥 편한 언어로 쓰게 되었다.
유치한 수준이지만 편해야 바로바로 써지는 것 같다.
마지막이라 엄청난 걸 써야하나 했는데 그러다가 영원히 못 쓸 것 같아서
마지막이지만 생각나는대로 마구마구 쓰고 있다.
호두와글을 하면서 쓰고 기록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사라졌다.
정답도 없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얼마전 시내가 감정을 정리하거나 표현할 때 글로 쓴다는 말을 듣고
나도 하루에 한문장 이라도 써보려고 한다.
원래 기억력도 매우 안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과거 일을 기억하기에는 머리가 현재 일을 감당하기 바쁘니까.
이 다짐도 오래가진 않을테고 건너띌 때도 있겠지만 그것에 부담가지진 않을 것이다.
호두와글은 마쳤지만 비니와글은 계속 써봐야지.
호두와글 네이밍도 참 잘 했네.
호두와글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