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_09.23

by 소산공원

사과나무에 다시 일하게 되었을 때 주 4일로 일하겠노라 선포하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금요일은 느슨히 보낸다. 출근하게 될 때가 더 많긴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챙기며!


그러나 7시에 눈이 또 떠지고... 침대에서 두시간을 뒹굴거리다 일어나 집안일을 하고 빵을 사서 0334로. 라떼를 먹을까 하나 아메리카노를 두 잔 시켰다. 하늘이 꾸룩꾸룩하더니만 소나기가 대차게 쏟아진다. 인스타 곳곳에 소나기 스토리! 전국을 돌아다니는 비구름 귀엽다.......... 비가 쏟아지더니만 쌀쌀해진다. 가을 외투를 부지런히 꺼내 입어야한다.



저녁엔 호두북클럽 책모임. 원래 읽기로 한 책이 있으나,..........공교롭게도 책을 다 읽은 사람이 적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원래 읽기로 한 『당신들의 천국』을 제안한 제이지가 책 소개를 재밌게 해줘서 읽고 싶어졌으나, 반납해버렸다.ㅎㅎ때가 되면 읽겠지...

가혜는 중국문화혁명 시대를 다룬 소설, 신영복 선생님이 번역한 『사람아, 아 사람아』와 장강명의 『산 자들』을, 태영이는 종종 얘기했던 기욤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시내는 짱 두꺼운 SF 『다윈영의 악의 기원』을, 성철은 3명의 친구들 이야기를 담은『내게 무해한 사람』을, 나는 태영을 위한 『바깥은 여름』과 가혜를 위한 『나의 아름다운 정원』, 성철이에게 닿은(예상하고 있었지!) 『대성당』을 챙겨갔다. 모아보니 모두가 너무 자기다운 소설을 챙겨와서 재밌었다. 제이지는 진정성, 태영은 과거, 가혜는 사회,성철은 사랑과 우정... 시내는 공상과 이야기! 나는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슬픔과 공감으로 스스로 정해보기로 했다.



어렸을 때부터 슬픔을 다루는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행복한 왕자』에서 제비가 눈알을 뽑아갈 때 안돼 제비야 안돼.. 이러면서 오열했던 기억. 오헨리의 『크리스마스선물』에서 머릿카락을 잘라 시계줄을 살 때(도대체 교훈이 뭐람?)도, 『작은아씨들』에서 베스가 죽을 때도, 『나의라임오렌지나무』에서 뽀르뚜가가 죽을 때의 슬픈 감정이 어렴풋 남아있다. 아,, 최고 슬픔은 『저 하늘에도 슬픔이』랑 『가시고기』였지...엉엉..... 그리고 한편으로는 모험하는 씩씩한 얘기도 너무 좋아했다, 『로빈슨크루소』와, 『키다리아저씨』, 『15소년 표류기』, 『톰소여의 모험』도..! 아무튼 엄마가 방문판매원에게 홀랑발랑 넘어가서 세계동화 전집을 살 때마다 나름 보람있게 책을 읽어주었던 어린이었던 것 같다. 그치만 읽던 책만 계속 읽었다는 것을 모루겠지....... 집에는 웅진에서 나온 비주얼박물관 전집도 있었는데, 나는 백과사전을 들여다보는 것보단 이야기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이제보니 뿌리깊은 성격이었네,,,,,,,,(그래도 그 중에서 많이 본 건 파충류와 나무,,,,)


다시 동화를 읽고싶다는 생각을 오래하지만 책상엔 지금 읽어야하는 책과 읽고 싶은 책이 쌓여있다. 다 외면한 채 일기를 쓰면서 '멜로가 체질'을 본다. 올해 두번째. 작가미상을 듣다가 은정이 에피소드가 보고 싶어 다시 정주행. 드라마 후반부에 마침내 자신의 아픔을 깨닫고, 죽음과 이별을 받아드리게 되는 씬이 있는데 그 장면은 볼 때마다 울게 된다. 친구들과 포옹하는 씬도. 몇 번을 보아도 매번 우는 몇 장면들.


아, 책모임 전에 사과나무 옥상에 올라가 멋진 노을을 봤다. 시내는 5년을 일하면서 사과나무 옥상에 올라가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사과나무 옥상에 뭘 심어보기도 하고(결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괴롭게했지만) 가끔 파티도 했는데. 종종 옥상에서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요새 노을이 너무 이뿌다. 참내! 내일도 서울에 가서 히롱히롱 취한 채로 하늘을 봐야지! 시간을 재며 기다렸다 내일만을! 16시간 남았어! 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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