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_22.09.27

by 소산공원

랜딩하기 어려운 월요일~~~

늦잠을 자고 출근하기로 했는데 또 아침에 깨어버리고 으악

김치찌개를 끓이고 밥을 안치고 차 마시면서 단어의 집을 읽었다.


윤동주 시인은 '별 세는 밤'이 아니라 '별 헤는 밤'이라는 시를 썼다. 그전까진 헤아린다는 말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시를 읽고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됐다. 세는 것과 헤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수량을 센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세는 것은 따져 묻고 판단하는 일이라면 헤아림 속에는 가늠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있다. '헤다'는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듯이 힘과 의지, 애씀이 수반되는 말이다. 얘들아, 그러니 우리도 매사 헤아리며 살자.


<단어의 집 삽수 중, 안희연>


출퇴근 길이 너무 좋다. 오늘은 정밀아의 노래와 함께.



사과나무 화단 옆에 있는 재떨이가 뒤집어 널부러져있다. 현관을 활짝 열고 노래를 무지무지 크게 틀어놓으고 청소를 한다. 기분이 좋아진다.


삼원에서 커다란 박스가 와 있어 시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뜯어봤다. 얼마 전에 민영언니한테 종이회사에 전화하면 샘플북을 보내준다는 얘길 듣고 시내가 신청해두었는데 어마무시한 규모의 영롱한 샘플북 도착~~~ 필요한 재생지 샘플들이 넉넉히 있었고,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았다. 오며가며 계속 흐뭇하게 쳐다보게 돼...


집중해서 해야하는 일이 몇 가지 있는데 하기 싫어서, 좋아하는 일부터 시작. 안성의 좋아하는 동네책방 다즐링북스의 일을 받았다. 글방에서 지은 글을 책자로 편집하는 일. 책 만드는 일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적절한 글씨체와 크기를 고르고, 여백을 맞추고 오래 들여다보는 일이 재밌다. 얼른 원고가 넘어왔음하는 손꼽아 기다리는 일~~ 그러나 수요일부터는 엉덩이를 붙이고 차분히 일해야한다. 요새 계속 산만해서, 진득하게 앉아 작업하면 균형이 생길 것 같다. 무지 싫지만 기다려지기도 한다.



집에 가는 길에 업성저수지, 노을이 예쁘게 질 때까지 두 바퀴 산책. 새들이 꽤 많은 저수지다! 귀여워! 거위도 있어! 간단히 밥을 먹고 안성천에 무슨 남사당축제를 한다길래 또 산책.... 뭔가 있긴있더만..ㅎㅎ...심지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없었다. 오늘은 목성이 가장 밝은 날이래나. 사진에 찍힐만큼 밝았지만 구름이 끼어서 자세히 보진 못했지. 몽골다녀와서 하늘을 더 오래 사랑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일기 쓰기 전 옥상에 올라가서 쫌생이별도 보았지!



이번주엔 기운을 아껴야하니, 차분한 시를 읽자. 일기는 짧게!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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