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일기_10.5

by 소산공원

낮에 공원에 나가 배트민턴을 치면 단 10분만에 땀을 쭉 만들어낼 수 있다. 하늘도 보고 기운도 끌어올리고 아이스크림도 얻어먹고.(히히) 시내가 자꾸 지는게 억울하다는데 도대체 어디가 억울 포인트인지 알 수가 없네.

대낮에 친구들 일터를 돌아다니면서 10분 배드민턴 대회를 열어봐도 재밌을 것 같다.



일의 레이어가 수어개 겹겹이. 가을부터는 로직이 꼬여 대체로 엉망진창이지만, 이 계절은 원래 이런거야. 라는 단단한 각오가 약간 인이 배겼다고나 할까. 전에 겨울이 오는게 무서워 도망쳤다가 더 호되게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아무튼 이또한 지나가리.. 란 태도로 곳곳에 여행을 배치해놓으면 한 해가 금방 지날 것이다. 후두둑.

내일은 이와중에 또 멀리 난리법석 워크숍을 가고. 정말 난리법석이 따로 없네! 바다를 보는 것으로 위안 삼는 것이야!


어제 고민했던 문제는 방향을 잡아 조금 마음을 내려놓았다. 길을 알았으니 마음이 놓였다. 노을을 봐야겠다고 생각. 부리나케 짐을 꾸려 나오는데도 늦었다. 유량동에서 목천으로 넘어가는 산길 터널을 지나 바로 있는 꼭대기에 노을을 보기 좋은 목이 있다. 해가 다 져버렸지만 빛이 남아 푸른 하늘에 커다란 달! 그걸로 되었다. 용연저수지를 지나가는데 불과 2년 만에 불빛이 번쩍번쩍한 건물들이 여러개 세워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잉 내가 떠난온 동네들이 왜 이리 떠들썩해지는거지. 좋은 건가 아닌가.


북면을 지나 산을 넘어 집에 돌아왔다. 산책할 기운도 없으니 드라이브로 때우는 바람.

집에와서 정말 쉬려고 했는데 하루만큼의 살림들이 또 쌓여있고.(사실은 이틀). 컵을 씻고 밥을 짓고 빨래를 돌리고 다니 또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요새는 저녁 밥도 한 그릇에 담아 싱크대 구석에 쪼그리고 앉거나 서서 대충 먹는다. 그리곤 술은 예쁜 잔에 골라 정성껏 먹는 나는야 주정뱅이 후후..


이틀 못 쓸까 조마하여 대충 기록하는 일기. 내 일기는 약간 내 요리와 닮았다. 일관성 없어. 때려넣고 함부로 만든다. 어떤 날은 맛있고 어떤 날은 조지는거지 뭐~~ 그치만 대체로 괜찮은 날들의 기록. 매일 먹는 일에 신중을 기할 수 없는 것처럼. 에너지를 채우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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