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나들이_10.14

by 소산공원

공주 나들이를 가기로 한 김에, 일하면서 놀고싶어서 길담서원 인터뷰를 잡았다.

심지어 내가 글도 안 쓰고, 이야기도 자세히 듣고, 책 구경도 실컷하고^__^ 나 천재야 칭찬해


공주에 조금 일찍 들러 반죽동247에서 찐하게 또스프레소.

전에 왔을 때 커피값이 저렴해서 별로 기대안했다가 맛이 좋아 깜짝 놀랐다. 에스프레소도 역시나.

짧은 수정을 하고 점심을 먹고 가가책방 구경.

문보영님 좋아하시나보다. 궁금했던 시집을 사고 길담으로.

길담의 구석탱이에서 몽골의 암각화 책을 발견했다. 소오름이 돋아서 이건 사라는 뜻이겠지? 라고 결제하려는데 그건 사라는 뜻이 아니라 숨겼다는 뜻이었다. 어쩐지,,, 흑흑,,, 책방에서 책 안 파는 심정은 너무 이해하지요,,


뽀스띠노, 여름나무님과 인터뷰는 역시나 뭉글뭉글 좋았다. 땅에 발 딛고 살고자 탈서울 한 이야기. 공간과 마당과 흙이 생기면서, 시간에 틈이나고. 그곳에서 모락모락 길어올린 창작의 욕구들. 무엇보다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러웠던 것은 맥주 한 캔 들고 나서는 공산성 산책, 찬바람 불 때 따뜻한 뱅쇼를 챙겨 금강변 산책하는 이야기. 글은 차차 정리해보아야지.


몽골에 다녀온 이후로 확고하게 마당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도시의 집은 따뜻하고 안락하지만. 이중창, 바람이 통하지 않는 벽, 저렴한 도시가스, 흙과 벌레가 없는 바닥. 하지만 그거 빼고 모든 시골집이 그립다. 덜덜 떨면서 이중창을 그리워하고, 연료를 채우느라 잔고를 바닥내며 도시가스를 그리워하겠지만. 그래도 그것이 더 낫겠다 싶다. 문을 열면 하늘이 보이는 집, 고양이들이 맘껏 흙 밟고 외출하던 집. 친구들을 초대하는 집. 생각해보니 난 호스트의 자아가 큰 사람인데 친구를 집에 초대한 날들이 까마득허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날 부르는 공간들을 물색해야지. 그리고 나서 몽몽의 말처럼 긴 글을 준비해봐도 좋을 것 같다.


몽도인스타에서 본 미정작업실을 마침내! 이 곳도 마치 내가 만든 공간인가,,, 싶은, 하고싶은 것들이 다 있는 가게였다. 간만에 몽도 이야기하니까 또 몽글몽글. 술먹고 예약해두길 정말 잘했어 나 또 칭찬해!


사장님이 불꽃 아래서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고 예산 축제에 갔는데... 모든 예산 군민들이 다 나온 것 같았다. 그럼에도 뭔가 발 딛을 틈이 없었는데, 여유롭다고 해야하나..? 치이면서 남을 미워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삼국축제라고 해서, 뭔가 삼국시대를 역사가 골고루 예산 안에 남았나...? 싶었는데 국화, 국수, 국밥의 삼국............ 부여랑 공주에서 백제문화제 하는 것이 너무 부러워서 이런 짓을 벌인 것인가. 이백번 양보해서 국수, 국밥까지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국화 화분을 잔뜩 가져다두고 구색을 맞추는 것이 정말........귀엽고 돈이 아까웠다.



저고리의 밤과 아침은 계속 된다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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