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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불변의 법칙 Part.1

브랜드는 어떻게 태어나고 자리 잡는가

by 성민기
브랜드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브랜드’는 단순히 상품을 구별하는 이름이나 로고가 아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각인된 인식의 총합이다.

미국 마케팅 학회(AMA)는 브랜드를 “하나의 판매자 또는 판매자 집단의 상품과 서비스를 식별하고, 경쟁자와 차별화하는 이름·용어·디자인·심벌·기타 특징”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브랜드가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는 품질에 대한 신뢰, 경험에 대한 기억,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의 로고는 단순히 커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로고를 보는 순간 “카페 경험”을 떠올린다. 애플의 로고 역시 기기의 기능보다 먼저 “혁신과 디자인”을 연상시킨다.


브랜드는 기능적 가치(functional value)를 넘어 정서적·상징적 가치(emotional & symbolic value)를 만들어내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 된다.


그래서 Interbrand나 Kantar 같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이 매년 브랜드 가치를 화폐 단위로 평가해 발표한다.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브랜드 가치가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 리스와 로라 리스가 정리한 〈브랜드 불변의 법칙〉은 바로 이런 브랜드의 본질적 속성과 그 지속성을 설명한다.


우선, 이번 1편에서는 브랜드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리 잡는가에 관한 7가지 법칙을 살펴본다.


확장의 법칙 (The Law of Expansion)

브랜드는 확장할수록 약해진다.

책 사례: Heinz는 케첩 브랜드로 강력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수프·피자 등으로 확장하면서 소비자 인식이 희석됐다.

한국 사례: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으나, 갤럭시 카메라·갤럭시 플레이어 등 확장 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했다.

데이터 근거: Interbrand(2023)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글로벌 Top 5 브랜드지만 핵심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집중될 때 가장 강력하다.

시사점: 매출 확대는 가능하지만, 브랜드의 힘은 희석될 수 있다.


축소의 법칙 (The Law of Contraction)

브랜드는 범위를 좁힐수록 강해진다.

책 사례: Starbucks는 커피 전문점에만 집중하면서 글로벌 확장을 이뤘다.

한국 사례: 교촌치킨은 ‘간장치킨’으로 차별화, 20년 넘게 일관된 이미지로 장수 브랜드가 되었다.

데이터 근거: 한국소비자원(2022) 조사에서 교촌의 가장 큰 강점은 “맛의 일관성”으로 꼽혔다.

시사점: 특정 영역에서 압도적인 연상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홍보의 법칙 (The Law of Publicity)

브랜드는 광고가 아니라 PR로 태어난다.

책 사례: Body Shop은 광고보다 ‘동물실험 반대’라는 PR 메시지로 유명해졌다.

한국 사례: 무신사는 초기 광고보다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기반 PR로 성장했다.

데이터 근거: DMC Report(2022)에 따르면, 무신사의 성공 요인은 광고보다 ‘스트리트 패션 문화’라는 PR 이미지였다.

시사점: 신생 브랜드일수록 PR과 이슈가 광고보다 강력하다.


광고의 법칙 (The Law of Advertising)

광고는 브랜드가 이미 자리를 잡은 후에 힘을 발휘한다.

책 사례: Absolut Vodka는 “PR로 시작 → 광고로 강화”라는 전형적 성공 사례다.

한국 사례: 제주 삼다수는 초기에는 ‘제주 용암수’라는 PR로 자리를 잡고, 점유율 1위 이후 TV 광고로 국민 생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데이터 근거: 한국갤럽(2020) 조사에서 삼다수는 인지도·선호도 1위 생수 브랜드.

시사점: 광고는 브랜드의 성장보다는 방어에 효과적이다.


단어의 법칙 (The Law of the Word)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특정 단어를 소유해야 한다.

책 사례: Volvo = “Safety” (안전성).

한국 사례: 배달의민족 = “배달”.

데이터 근거: 한국갤럽(2023) 조사에서 “배달앱” 연상 시 70% 이상이 배민을 먼저 떠올렸다.

시사점: 한 단어를 선점하는 순간, 브랜드는 시장에서 강력한 지위를 차지한다.


자산의 법칙 (The Law of Credentials)

소비자는 ‘진짜’라고 믿는 브랜드에 신뢰를 준다.

책 사례: Coca-Cola = “The Real Thing”. 오리지널 콜라로서 정통성을 확보했다.

한국 사례: 정관장은 ‘홍삼=정관장’이라는 자산을 확보,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

데이터 근거: 닐슨코리아(2022)에 따르면 홍삼 시장에서 정관장이 압도적 1위.

시사점: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진정성’과 ‘역사’다.


회사의 법칙 (The Law of Company)

브랜드는 회사보다 우선한다.

책 사례: 소비자는 Microsoft보다 Windows를 기억한다.

한국 사례: NHN이라는 회사명보다 ‘네이버’가 훨씬 강력하게 소비자에게 각인.

데이터 근거: 한국인터넷진흥원(2010)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NHN을 대체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

시사점: 소비자는 회사를 기억하지 않는다. 브랜드만 기억한다.


요약

브랜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광고보다 PR이 앞서고, 회사보다 브랜드가 앞선다.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단어 하나를 차지하는 순간,
브랜드는 비로소 시장에 뿌리내린다.

참고문헌 / 리포트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2017). Definition of Brand. Retrieved from https://www.ama.org

Interbrand. (2023). Best Global Brands 2023. Interbrand Report.

Nielsen Korea. (2022). 탄산음료 시장 점유율 보고서. 닐슨코리아 내부자료.

한국소비자원. (2022). 외식 프랜차이즈 선호도 조사. 한국소비자원 리포트.

한국갤럽. (2020). 국내 생수 브랜드 인지도 조사. 한국갤럽 여론조사 자료.

한국갤럽. (2023). 배달앱 브랜드 인지도 조사. 한국갤럽 여론조사 자료.

한국인터넷진흥원. (2010). 국내 포털 서비스 동향 보고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DMC미디어. (2022). 온라인 패션 플랫폼 소비자 인식 조사. DMC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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