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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불변의 법칙 Part.2

확장의 유혹과 차별화의 함정

by 성민기

브랜드가 태어나고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진짜 어려움은 그다음부터 시작된다.
성공한 브랜드일수록 더 많은 시장을 차지하고 싶어 하고, 제품군을 확장하려는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체성이 흐려지고, 차별화 전략이 무너지면 브랜드 파워는 빠르게 약해진다.

알 리스와 로라 리스는 〈브랜드 불변의 법칙〉에서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한 일곱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이번 편에서는 브랜드가 성장 과정에서 흔들리는 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일반명사화의 법칙 (The Law of Generics)

브랜드 이름이 일반명사가 되는 순간, 힘을 잃는다.

책 사례: Xerox는 복사기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보통명사화되면서 브랜드 차별성을 상실했다.

한국 사례: ‘호치키스’는 특정 회사 브랜드였으나 지금은 스테이플러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데이터 근거: 특허청(2021) 보고서에 따르면, 보통명사화된 상표는 법적 보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사점: 브랜드명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퍼지되, 동시에 상표권·법적 보호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 등록 상표 표기 ®, 지속적 캠페인으로 “브랜드=고유명사”임을 강조)


형제의 법칙 (The Law of Siblings)

브랜드 확장은 가족처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책 사례: Procter & Gamble은 Tide, Cheer, Gain 등 세탁세제를 각기 다른 포지셔닝으로 운영해 성공했다.

한국 사례: LG생활건강은 ‘페리오’와 ‘죽염 치약’을 별도 브랜드로 관리해 전체 점유율을 높였다.

데이터 근거: Nielsen Korea(2022)에 따르면, 소비자는 동일 기업의 형제 브랜드가 명확히 구분될 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시사점: 브랜드명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퍼지되, 동시에 상표권·법적 보호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 등록 상표 표기 ®, 지속적 캠페인으로 “브랜드=고유명사”임을 강조)


하위 브랜드의 법칙 (The Law of Subbrands)

하위 브랜드는 모 브랜드를 약화시킬 수 있다.

책 사례: United Airlines는 ‘Ted’라는 하위 브랜드를 운영했으나 정체성 혼란으로 실패했다.

한국 사례: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는 프리미엄 세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제네시스 등장 후 브랜드가 흡수되며 사라졌다.

데이터 근거: Interbrand Korea(2023)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프리미엄 가치는 에쿠스가 아닌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강화됐다.

시사점: 하위 브랜드 전략은 신중해야 한다. 모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지 않도록, 타깃·가격·포지셔닝이 분명히 달라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카테고리의 법칙 (The Law of Category)

브랜드는 카테고리를 지배할 때 힘을 얻는다.

책 사례: Häagen-Dazs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성공했다.

한국 사례: SSG닷컴은 ‘쓱배송’이라는 새벽배송 카테고리를 강조하며 차별화했다.

데이터 근거: 컨슈머인사이트(2022) 조사에서 “빠른 새벽배송” 연상 시 소비자들은 쿠팡과 함께 SSG를 주요 브랜드로 꼽았다.

시사점: 소비자 머릿속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심는 것이 곧 브랜드 성공이다. “최초의 브랜드”라는 인식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보다 더 강력하다.


이름의 법칙 (The Law of Names)

이름은 브랜드의 가장 오래가는 자산이다.

책 사례: Amazon은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했지만 이름 덕분에 ‘모든 것을 파는 곳’으로 확장성을 확보했다.

한국 사례: 마켓컬리는 ‘컬리(Kurly)’라는 간결한 이름 덕분에 프리미엄 식품 배송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해외 사례: Tesla는 ‘Model S, 3, X, Y’라는 단순한 명명법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기억되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데이터 근거: Brandstock(2023) 조사에 따르면 단순하고 차별적인 브랜드명은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시사점: 이름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긴 설명보다 기억하기 쉬운 이름 하나가 장기적 브랜드 자산이 된다. 글로벌 진출까지 고려한다면 발음·철자의 보편성도 중요하다.


색깔의 법칙 (The Law of Colors)

브랜드는 특정 색깔을 소유해야 한다.

책 사례: UPS는 갈색, Tiffany는 청록색으로 소비자 인식에 자리 잡았다.

한국 사례: GS25는 ‘민트+네이비’ 조합으로 편의점 업계에서 시각적 차별화를 구축했다.

해외 사례: Netflix는 ‘빨강’을 대표 색으로 활용하며, YouTube와 함께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상징하는 컬러로 자리매김했다.

데이터 근거: Kantar(2021) 보고서에 따르면 색상 일관성은 브랜드 인지도를 80% 이상 높인다.

시사점: 색깔은 브랜드의 ‘시각적 단어’다. 특정 색상을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은 로고나 슬로건보다 더 강력한 차별화 수단이 될 수 있다.


경계의 법칙 (The Law of Borders)

브랜드는 국경을 넘어야 성장한다.

책 사례: IKEA는 스웨덴에서 시작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글로벌 확장을 이뤘다.

한국 사례: BBQ 치킨은 국내 포화 이후 미국과 중동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했다.

데이터 근거: KOTRA(2022)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프랜차이즈 수출 중 치킨 업종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사점: 글로벌 진출은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확장이다. 현지화 전략과 동시에 본래 브랜드의 핵심 이미지를 잃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요약

브랜드는 성장하면서 확장의 유혹과 차별화의 위기를 맞는다. 이름이 흔해지거나, 하위 브랜드 전략이 실패하거나, 해외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면 브랜드 파워는 약해진다. 이때 관리자가 지켜야 할 것은 단순히 매출 확대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일관성이다.
따라서 브랜드 관리자는 카테고리를 장악하고, 색깔을 소유하며, 글로벌 전략을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다음 편에서는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살아남고, 왜 사라지는지를 다룬다.


참고문헌 / 리포트

Ries, A., & Ries, L. (1998). The 22 Immutable Laws of Branding. HarperBusiness.

Interbrand. (2023). Best Global Brands 2023. Retrieved from https://interbrand.com

Interbrand Korea. (2023). Best Korea Brands 2023. 인터브랜드코리아 공식 발표.

Kantar. (2023). BrandZ Top 100 Most Valuable Global Brands. Retrieved from https://www.kantar.com

Nielsen Korea. (2022). 브랜드 확장과 소비자 인식 보고서.

Brandstock. (2023). Korea Brand Power Index (K-BPI).

특허청. (2021). 상표의 보통명사화와 법적 보호 연구. 특허청 정책연구 보고서.

컨슈머인사이트. (2022). 이커머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

KOTRA. (2022). 한국 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동향 보고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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