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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Nov 07. 2016

중국 강연을 다녀온 후

가입자 모델에 대하여

중국 북경에 강연을 다녀온지가 2주가 다 되어가는데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되는걸보니 제가 지난 2주간 꽤 바빴던 모양입니다. 중국 전매대학의 봉황학원이라는 곳에서 주관한 ‘한국예능피디 강연’에서 저는 <한국의 공익적 예능프로그램>과 <모바일 콘텐츠 제작/유통 사례>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틀에 걸쳐 발표를 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강연에 참석한 분들과의 질문과 답변 그리고 봉황학원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중국의 미디어 산업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제게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선 의미가 큰 여정이었습니다.  

전해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중국의 방송국 중 3개가 올 해 파산을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중국의 방송국은 광고 수익 이외에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이 되어왔는데 최근들어 정부의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어, 광고 수익이 확실한 방송국 이외에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중국 방송 시장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방송사들의 경쟁을 보다 더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죠. 현재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방송은 호남위성TV와 절강위성TV으로 젊은층은 이제 CCTV를 잘 시청하지 않는다고 하고, 중국 정부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따른 CCTV의 시청률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주목해서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바로 TV 판매가 주로 LeTV나 샤오미TV 같은 방식(스마트TV를 싼 가격에 주고, 콘텐츠를 보는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의 스마트TV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가 화웨이나 삼성 그리고 LG가 아니라 LeTV와 샤오미라는 점(중국 스마트TV 브랜드별 인지도:sohu,2015)은 의미심장합니다. 

중국 스마트TV 브랜드별 인지도(sohu,2015)

이미 스마트TV의 성능은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물론 삼성이나 LG 등의 국내 업체가 여전히 기술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이 일부 시장에서는 디바이스의 기술적인 우위만이 아니라 콘텐츠 서비스 여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듯 합니다. <스마트TV혁명>이라는 졸저를 쓰면서 몇 년 전에 삼성이나 LG가 직접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세상을 예측해보곤 했는데 이런 시도가 중국에서는 이미 성공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전자업체의 디바이스와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콘텐츠를 결합한 사업 모델이 의미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이미 삼성이나 LG 모두 스마트TV 안에서 OTT 서비스를 구현해 두고 있지만 구색맞추기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보다 더 적극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는 현재 스마트폰의 판매 방식과 유사하게 TV는 거의 공짜로 주고 매달 OTT 서비스 가입료를 내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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