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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Oct 19. 2023

애플 ‘비전 프로(Vision Pro)'

누가 메타버스의 구원투수로 미래의 서비스를 장악하게 될까?

애플은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회사가 되었다. 바로 ‘비전 프로(Vision Pro)'라는 XR 기기를 발표했기 때문인데, 사람들은 왜 이 기기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걸까? 그건 바로 애플이라는 회사가 그동안 보여준 성공의 경험 때문이다. 

애플은 IT 업체 중에 가장 큰 팬덤을 보유한 회사이다.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회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다른 회사에서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제품들도 애플이 출시하면서 크게 인기를 끌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던 것들이 많았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애플에서 출시한 스마트폰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 이미 다양한 스마트폰 기기들이 시장에 출시됐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아이폰으로 인해 지금은 모두가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폰의 예처럼 애플 제품들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여러 번 보여주었다. 심지어 처음 나왔을 때 보기 흉하다는 얘기까지 들었던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은 예상과 다르게 큰 성공을 거두고 무선이어폰을 대중화시켜 버렸다. 이런 기적에 가까운 성공 신화를 가진 애플에서 메타버스의 영역 중 하나인 VR(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했다는 것은 관련 업계 입장에서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인 것이다. 애플이 관련 기기를 출시했다는 것은 곧 메타버스 산업이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에서 나온 모든 제품들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비전 프로는 너무 비싼 가격에 출시가 됐다. 가격이 무려 3499달러다. 내년 봄에 미국부터 출시된다는데, 한국에서 구입을 한다면 예상 가격은 500만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메타에서 최근에 499달러에 출시한 VR기기 ‘퀘스트3’와 비교해본다면 비싸도 너무 비싸다. 만약 이 가격에도 잘팔린다면 그건 애플이 또 한번 기적을 쓰게되어 메타버스 산업에 부활의 기회가 찾아오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비싼 기기를 공개한 애플의 전략은 무엇일까? 애플은 VR(가상현실)이니 AR(증강현실)이니 MR(혼합현실) 등의 용어가 트렌드하지 않다고 보는 듯하다. 심지어 메타버스란 말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란 용어로 새롭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분명 메타버스 서비스들과 유사하지만 자신들 제품은 다르다는 마케팅이다. 맥북의 화면을 그대로 불러올 수 있는 데스크톱 미러링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HMD 화면 가득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놓고 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의 VR 제품들이 게임 등 오락 부분을 강조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기존의 대중형 VR 기기들이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비전 프로는 데스크탑 컴퓨터 기능을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오큘러스의 퀘스트 제품으로 대변되는 기존 메타의 메타버스가 현실과 분리된 가상현실의 의미가 강하다면 애플의 비전프로는 현실을 확장하는 증강현실에 가까운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패스 쓰루(path through)를 지원한다. HMD를 쓰고 있어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헤드셋 안과 밖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안쪽에서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따라잡고 바깥쪽에서는 손 모양을 보고 반응한다.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로 주변 사람과 대화하고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비전 프로를 쓴 채 콘텐츠에 몰입하고 있더라도 옆에서 말을 걸면 콘텐츠 대신 상대방 모습을 비춰주고, 헤드셋을 쓴 내 눈을 상대방이 볼 수도 있게 한 이 부분은 상당히 세심한 고민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상세계 안에 갇혀 세상과 분리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증강현실 모드에 있을 때는 바깥 세상이 투명하게 비춰보이고, 가상현실 모드에 있을 때는 가려진다. 가상현실 모드였다가도 언제든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기이다. 마치 에어팟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여 음악에 완전히 심취했다가 주변소음 허용모드로 필요한 상황에는 다른 바깥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한 것과 유사해 보인다. 현실 세계와의 단절이라는 기존의 메타버스가 가진 문제점들을 섬세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던 스마트폰을 터치스크린이라는 방식의 도입으로 성공시킨 애플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하겠다. 


애플의 비전프로는 메타버스와는 의도적으로 분리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애플이라는 회사가 가진 서비스에 폐쇄된 환경을 가지게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메타버스는 모두가 소통하는 자유로운 가상세계이어야 하지만, 애플의 이 제품은 애플만의 가상세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다. 그런데 만약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가 일어나고 대중화되는 기기가 된다고하면 애플은 메타버스를 대중화시킨 기업으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놓다. 메타가 10년 가까운 시간을 공들였던 HMD 시장을 애플은 ‘비전 프로’라는 기기로 한번에 평정할 수 있을까? 애플의 매직이 이 시장에서도 통하게 될까? VR, XR, MR 관련 기업들의 희망으로 떠오른 애플의 행보가 궁금하다. 이 제품의 성공 여부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아무리 애플이라도 안된다는 회의론과 그래도 애플인데 뭔가 다를거라는 기대가 팽팽히 맞선다.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애플의 비전프로가 2023년 침체기의 메타버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얼만 전 아이리스 프로젝트라는 XR 기기 개발 계획을 중단했던 구글이 삼성과 함께 XR 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밝히면서 알려졌는데, 삼성이 구글 퀄컴과 협력해 XR 기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삼성이 ‘갤럭시 글래스’라는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회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뉴스는 관련 업계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누가 메타버스의 구원투수로 미래의 서비스를 장악하게 될까?

1. 애플 ‘비전 프로(Vision Pro)'

2. 초실감형 메타버스

3. 게임을 넘어서 : C2E(Create to Earn)

4. 생성형 인공지능

5. 버추얼 아이돌(Virtual Idol) : 한국은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선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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