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로우 스트링 백팩
로우로우 백팩
대학생 때 백팩을 메고 다니면 친구들이 놀렸다.
등산 가냐고.
그때도, 지금도 등산을 가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등산을 가듯 어딘가로 걸어 다닐 때 책 두세 권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 편이라 여전히 백팩이 편하다. 어쩌다 남자를 만나 데이트할 때만 파이팅 한 복장으로 미니스커트에 핸드백을 메고 나갔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더 이상 필요 없어진 핸드백들은 이제 다 처분했다. 남은 것들은 질긴 컨버스 에코백과 백팩. 점점 컨버스 천도 무겁게 느껴졌다.
더 가벼운 건 없을까?
내 등보다 크지 않고 무겁지 않으면서 노트북을 넣어도 등이 배기지 않는 녀석.
내가 견딜 수 있는 무게와 두께의 선을 딱 지킨 녀석이 바로 이 가방이다. 미관상 이 가방을 메고 다니면, 명품가방들을 멘 사람들 사이에서 기가 죽을 때도 있지만. 명품 가져본 적도 없고, 살 수도 없으니 내게 제일 편한 이 가방이 내게는 명품이다.
이 가방이 아닌 다른 가방을 멘 날에는, 이제는 이질감을 느낀다. 너 아닌 다른 가방은 이제 내겐 낯설다고!
로우로우는 기능성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꽤 탄탄해서 흐물거리지 않는다. 가방의 원단은 탄성이 있으면 걸을 때마다 띠용 띠용 흔들리는 충격을 어깨가 그대로 받는다. 수 없이 많은 가방을 떠나보내고 남은 로우로우 스트링 백팩.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닌가 보다. 살짝살짝 가격이 오른다. 그래도 잘만 팔린다. 좋은 건 계속 가격이 올라야 정상이겠지. 이 가방 이 시리즈는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
내 손은 언제나 두 아이를 위해 존재한다. 아이를 양손에 잡고 걸으며 백팩의 스트링을 질끈 묶는다. 이 물건은 정말 찰떡이야. 몸에 찰싹 붙어 가볍게 달리는 오늘의 하루. 이 산책길의 동반자 로우로우 백팩. 내일 또 같이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