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시얼샤 로넌

by 새해



어릴 적 꿈이 뭐였어? 물으면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꿈이 너무 많고 너무 자주 바뀌었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삶이 불행하지 않은 것처럼 어린 시절의 꿈도 그다. 꿈이란 커지고 작아지고 몇 번씩 뒤집어지기도 하는 것.


작은 아씨들

감독: 그레타 거윅

개봉:2020.02.12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 넉넉하지 않지만 사랑 넘치는 한 가정의 예쁜 네 자매의 성장기다. 꿈만으로도 행복했던 소녀시절과 어른이 된 현재를 교차로 보여준다. 꿈 많던 자매들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꿈은 현실과 부딪치고 좌절하고, 가족의 죽음을 겪고, 사랑은 어긋나고,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걸 깨닫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고, 사랑은 여전히 아름다우며 삶은 앞으로도 아름다울 거라는 이야기. 여자들에게 사회적 제약이 많던 시대라 그런가 개성 많은 자매들의 꿈이 모두 예술에 한정되어 있다. 배우가 되고 싶은 첫째, 작가가 되고 싶은 둘째, 음악을 사랑한 셋째, 화가가 되고 싶은 넷째, 그리고 딱히 되고 싶은 건 없지만 사랑 많은 옆집 청년 로리 , 무뚝뚝하지만 인심 좋은 로리의 할아버지, 츤데레 같은 대고모, 강하고 따뜻하고 지혜로운 엄마. 정의로운 아빠, 아름답지 않기가 어려운 조합이다. 악역이라면 작가 지망생 조의 글을 보고 '여성 인물은 모두 결혼해야 한다. 아니면 죽던지'라고 말한 출판사 편집장 정도일까. 그것이 시대의 편견이었음을 감안하면 그 역시 악역은 아니다. 자들이 꿈을 실현하며 살아가기 어렵던 시대 이야기지만 갈등이나 역경보다는 강한 삶에 초점이 맞춰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 지으며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영화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아름다웠던, 한 시절을 소환하 한다..

너의 꿈이 나의 꿈과 다르다고 해서 나의 꿈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냐 - 첫째 매그가 둘째 조에게 -
나도 거의 매일 화가 나, 분노에 내 좋은 점이 잠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어떤 천성은 억누르기엔 너무 고결하고 굽히기엔 너무 드높단다 - 엄마가 조에게 -


누구보다 자기 삶을 사랑한 둘째, 조 마치


영화를 보는 내내 시얼샤 로넌(조 마치 역)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었다. 저런 얼굴로 살면 어떤 기분일까? 사람들이 그런 말 하면 참 우스웠는데 , 나도 영화를 보며 줄곧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연이어 그녀의 영화 '갈매기'를 봤고, '레이디 버드'를 봤다. 그녀는 아름답게 생긴 게 아니라 아름다운 배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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