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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가에 앉는 마음 Dec 24. 2024

961. Tarrazu Tirra Estate

어디에 갖다 놓아도 중간은 가는 맛이다.

 생두 구입 시 첫 번째로 따지는 것이 산미다. 산미가 바디감보다 높거나 같아야 하지만 Costarica Tarrazu는 예외다. Tarrazu는 산미보다 바디감이 높지만 아주 무겁지 않고 기분 좋은 바디감이다. 잘 볶아지며 맛도 고소하고 향도 좋다. Tarrazu 생두 재고가 없어 먼저 먹던 생두보다 한 단계 좋은 생두를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생두는 Tirra농장의 Micro Lot커피로 파나마 게이샤에 비견될 정도의 Specialty coffee라고 한다. 로스팅포인트는 city이며 cupping note는 대추차, 딸기, 블루베리, 재스민이다. cupping note를 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구수하고 달달하며 약간 무게가 있는 바디감이 기대되는 생두다. 

 혹자는 브라질 커피를 평할 때 ‘어디에 갖다 놓아도 중간은 한다고 한다. 신맛, 단맛, 구수함, 쓴맛이 약간씩 있으며 묵직하게 진하게 마셔야 제 맛이다.’라고 평한다. 하지만 나는 남미에 속하는 브라질보다는 중미에 속한 Costarica, Guatemala 커피를 더 좋아한다. 쓴맛보다는 달달함이 강하며 Costarica Tarrazu는 어디에 갖다 놓아도 중간은 가는 맛이다.


 Costarica Tarrazu Pastora SHB EP도 생두가 컸으나 밀도는 높지 않은 듯 230도에서도 잘 볶아졌다. Tarrazu Tirra Estate Natural 생두의 크기가 크지만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235도로 시작했으나 12분을 로스팅했고 1차 Popping도 활발히 일어났다, 12분 로스팅해서 172그램을 얻었다.

 보통 로스팅 후 3일을 숙성시키고 냉동보관한다. 냉동보관하면 숙성이 멈추지만 장기간 냉동보관하면 커피 향과 맛이 줄어드니 가능하면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원두를 상온에서 오래 숙성, 보관하면 원두에서 기름이 배어 나와 윤기가 흐르게 되며 산패가 시작되어 당연히 맛도 떨어진다.

 조금 덜 볶아진 듯 일주일이 지나도 원두에서 고소한 기름향이 나지 않았지만 커피를 내렸다. 가성비 좋다는 Costarica Tarrazu Pastora SHB EP보다 약간 가격이 높은 Tirra Estate Natural 역시 맛과 향이 근사하다. 

 Micro Lot으로 재배되고 관리되어 파나마 게이샤와 비견할 정도가 된다 했으나 그 정도 수준은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과일의 단맛과 산미가 좋고 부드러운 바디감이 있다. 커피 향이 날 때까지 상온에서 계속 숙성시킨 후 커피를 내리면 더욱 근사한 맛이 나올 것 같다. 


 Tarrazu는 산미와 바디감을 비교하면 바디감이 약간 높거나 같다. 조금 덜 볶았기에 산미는 조금 올라가고 바디감은 내려갔을 듯하다. 2년 묵은 Past Crop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산뜻하고 강열한 산미는 아니다. cupping note의 딸기, 블루베리와 같이 자극적인 산미는 아니다. 바디감은 단맛도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뒷맛은 Natural 답게 꼽꼽한 맛도 느껴진다.

 로스팅 후 10일이 지났더니 커피 향이 올라와 향과 산미는 아프리카 커피에 비해 점잖은 편이다. 중남미 커피답게 달콤하고 묵직하고 고소하다.


 2번째 로스팅은 200그램을 235도로 12분 로스팅해 169그램을 얻었다. 첫 번째 로스팅한 것보다 조금 더 볶았으며 숙성은 5일만 하고 커피를 내렸다. 첫 번째 커피는 덜 볶았기에 커피 맛이 얕았으나 이번에 로스팅한 원두는 조금 더 볶았기에 중후한 맛이 따라왔다. 단맛은 조금 더 올라왔다.

 Costarica Tarrazu Pastora SHB EP는 specialty와 premium의 경계에 위치한 커피이고, 이번에 구입한 Costarica Tarrazu Tirra Estate Natural specialty급이며 최상급인 Micro Lot커피다. 잘 볶고 못 볶고의 차이가 아니라 확실히 맛에서는 차이가 난다.

 커피의 맛과 향을 평가할 때 80점 이상을 Specialty coffee급으로 ‘Fine', 75점 이상을 Premium급으로 ’Good'이라 한다. 75점 미만의 커피들은 Commercial Grade로 상업용으로 사용하며, 홈로스터 들은 Specialty, Premium Grade 생두를 사용한다.

 Grade가 다른 커피를 마시면 부작용이 있다. Specialty coffee를 마시다, Premium coffee를 마시면 어제까지 맛있었던 Premium coffee 맛이 없어져 손길이 멀어지는 것이다.


주의 및 경고 1: 커피에 대해 일자무식인 생초보가 좌충우돌하며 로스팅하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주의 및 경고 2: 로스팅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 취미를 붙이지 못할 때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이 맛있고 저렴하다. 

주의 및 경고 3: 앞으로 계속되는 커피이야기는 전문적이지 못하므로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전문서적 구입 또는 전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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