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aragua Honey Process Special Reserve
아프리카 커피는 향이 강하고, 중남미 커피는 단맛이 뛰어나다 한다. 맞는 이야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같은 국가, 지역이지만 커피마다 특징이 있으며 맛과 향이 모두 다르다. 생두를 구입할 때 제공하는 정보를 잘 읽어봐야 실패하지 않는다. 과일의 단맛과 꽃향기, 과일향기가 좋은 Ethiopia Yirgacheffe라고 구입했더니 향은 얕고 단맛의 묵직함이 도드라진 품종도 있었다. 제공 정보를 꼼꼼히 읽지 않은 탓이다.
단품으로는 캐모마일 차를 좋아하나, 캐모마일 맛과 향이 나는 원두를 구입해 실패한 적이 있었다. 아내는 느끼지 못했으나 나는 커피를 마실 때마다 커피맛에 약한 허브향이 감도는 것이 걸렸다. 홍차나 말차 맛이 나는 커피도 있으니 구입 전 cupping note를 잘 봐야 한다.
친절한 생두판매상에서는 세분화된 맛과 향에 대한 정보를 항목별로 제공하기도 한다.
Fragrance(분쇄 커피의 향기), Aroma(물을 부은 후 향기), Flavor(입으로 느끼는 풍미), Acidity(입과 코로 느끼는 산미), Sweetness(입으로 느끼는 단맛), Body(Mouth Feel, 커피의 무게감, 거칠고 부드러운 정도), Aftertaste(입안에 남는 여운), Balance(위에서 언급한 맛과 향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항목별 점수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이 생두는 부족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구입했지만 전체적인 평가점수는 꽤 높았으며 Sweetness, Aftertaste, Balance가 좋다고 한다. 물론 가격이 높을수록 각 항목의 점수가 높고 가격이 헐하면 점수가 낮아 풍미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Nicaragua Honey Process Special Reserve는 크림같이 부드럽고 단맛과 후미의 여운이 좋은 커피로 산미와 바디감의 강도는 같다고 한다. 로스팅포인트는 city이며 cupping note는 오렌지 파인애플, 초콜릿, 아몬드, 향신료다. 수확한 지 2년 된 Past Crop이라 New Crop에 비해 신선도와 향은 약간 떨어질 것이다..
235˚C로 로스팅을 해서 15분 30초에 배출, 200그램으로 172그램을 얻었다. 3일 후 추출한 커피 맛은 실망스러웠다. 특징 없는 맛으로 향도 적고 맛도 기대이하로 커피의 여운도 없어 다시 로스팅을 했다.
240˚C로 로스팅을 해서 12분 30초에 배출, 200그램으로 165그램을 얻었다. 원두 색상과 중량을 감안하면 로스팅포인트인 ‘city’~‘full city’ 정도로 볶아졌다. 원두 색상이 조금 진하니 과일의 단맛과 초콜릿의 매끄러운 바디감이 표현될듯하고 산미는 약할 듯하다..
경험상 중남미 커피는 덜 볶으면 제 맛을 내기 어렵고, 중남미 커피 특유의 단맛과 부드러운 바디감을 얻기 어렵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덜 볶으면 덜 볶은 대로의 맛과 향이 매력적이며, 많이 볶아도 특유의 맛과 향을 맛볼 수 있으나 중남미 커피는 덜 볶으면 맛이 나지 않는다.
로스팅 고수들이야 로스팅직후 원두 색상만 보고도 잘 볶아졌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초보는 아직 멀어 짐작만 할 뿐이다. 3일 숙성 후 커피 향이 제대로 올라오면 제대로 볶아진 것이며 커피를 내려도 된다. 또한 로스팅직후에는 아무리 잘 볶은 원두라도 맛이 없다. 로스팅 다음날부터 진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해 커피를 내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원두 속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기간인 2~3일을 기다려야 한다.
조금 높은 온도에서 로스팅된 듯 약간의 smoky향이 따라왔다. 첫 번째보다는 좋아졌다. 상온 숙성으로 커피 향은 조금 더 올라왔다. 분쇄 후 물을 붓고 뜸을 들일 때 Aroma는 의외로 무향에 가까울 정도로 약했다.
원두 30그램으로 120ml, 에스프레소 정도로 내린 커피맛의 첫 느낌은 달았다. 산미는 높지 않고 마실 때의 향기도 높지 않아 튀는 맛은 아니다. 물로 희석 후 마셔보니 부드러운 바디감 말고는 과일의 단맛도 약하고 산미도 약해 좋게 말하면 점잖은 맛이고 솔직히 말하면 너무 평범한 맛이다.
점잖은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Blending용으로 구입한 Ethiopia Abaya Geisha G1 Natural Mild Flavour와 Blending 했다. 향이 강해지고 산미가 올라갔다. Nicaragua Honey Process Special Reserve single origin은 내 입맛 하고는 맞지 않는다. 남은 생두는 Blending 연습용으로 이것저것과 Blending 해서 소비하려 한다.
주의 및 경고 1: 커피에 대해 일자무식인 생초보가 좌충우돌하며 로스팅하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주의 및 경고 2: 로스팅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 취미를 붙이지 못할 때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이 맛있고 저렴하다.
주의 및 경고 3: 앞으로 계속되는 커피이야기는 전문적이지 못하므로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전문서적 구입 또는 전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