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이란 단어는 생소하고 뜻도 모르겠다.
발전소를 정비하는 회사에서 35년째 밥을 먹고 있을때도 기술자를 호칭하는 현장 은어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었다. 박사 학위소지자라 해도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면 뻰찌쟁이, 기계공학을 전공한 직원들은 기름쟁이로 부른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뻰찌쟁이에게 정치공학이라는 단어는 낯설기만 하다. 사전을 찾아보니 구 소련에서 정치 구조를 공학적으로 다루는 방법론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지 않는 정치이념이 다른 정당간의 합당으로 정치지형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등 부정적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본인과 정당의 이익을 위해 특정사안을 정치적 행동을 하거나 정치 이슈화하여 호도된 여론을 활용하는 행위로 이해하면 될듯하다. 뻰찌쟁이이기에 정치에 대한 이해의 폭이 얕고 편협함을 미리 밝혀둔다.
세월호 사고는 아직까지도 온 국민들에게 상처이고 지워지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선수만 삐죽이 남기고 침몰하는 장면을 보고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언론에서는 해외 몇몇 사례를 들어가며 생존 가능성을 이야기 했으나 세월호와는 양상이 다른 침몰사고 였다.
사고 초기에 골든타임이라고 떠들었던 언론사 기자들은 고등학생 시절 물리를 배웠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물리를 배웠어도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암기만 했고 이후 반납했다고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언론사 기자도 다양한 전공자가 있어 의학전문기자, 법률전문기자가 있는데 세월호 사고를 보도한 기자들은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침몰한 세월호에 잠수함같이 완전히 격리된 밀실이 존재했다면 밀실내 공기 중 산소가 소진될 때까지 생존이 가능하나 부실 여객선에 밀폐공간이 존재할리 없다. 밀폐공간이 없더라도 뒤집어진 배에 공기가 존재하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는 추정된다. 이 경우에는 압력에 의해 공기가 압축되는데 수심 4~50미터이니 고등학교 때 배운 공식 "PV=Constant"를 적용하면 공간의 압력은 4~5기압이 되며 이런 상태 하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없다. 스킨스쿠버들이 10미터정도 잠수 후 물밖에 나오면 기침을 하는데 피 맛을 느낀다고 한다. 폐포 손상이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산소만 있다고 생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압력조절장치 등 잠수장비를 갖춘 스쿠버 다이버들도 30미터정도 잠수하면 공기 내에 포함되어 있는 질소의 흡수가 빨라져 마취로 이어지며 질소는 혈액 속에 기포를 만들며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애초부터 세월호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학적 판단이 아닌 고등학교 물리수준의 상식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탈 원전, 탈 석탄 정책을 이야기 하는데 말처럼 된다면 국민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니 적극적으로 찬성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폭발,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등의 걱정이 없는 깨끗한 나라를 동경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신입사원시절 교육과 훈련을 받았지만 극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면서 방사능 오염 구역 내 작업을 수행해야했다. 방사능오염도가 높은 곳은 정비용 Robot이 작업하지만 Robot설치는 사람이 해야 한다. X-ray촬영시 피폭량 5배정도의 미미한 수준이나 작업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며, 호흡기를 통한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우주복과 흡사한 밀폐형 작업복을 착용하고 5분정도 작업 후 느끼는 피로감은 하루 종일 고된 작업을 한 것과 맞먹었다. 탈 원전을 하면 현재도 정신적 압박을 느끼면서 작업하고 있는 우리 직원들도 어렵고 고된 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과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 ‘에너지 자립섬’이라하니 태양광발전만으로 전기를 생산, 소비, 자립하는 친환경적인 정책이라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태양광, 풍력, 지열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를 자립하기 어렵다. 에너지가 남을 경우 이를 저장하는 ESS가 필요하며 장마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는 비상시를 대비하여 디젤발전기도 있어야 한다. 에너지가 허투루 낭비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응용 적용한 것이 에너지자립섬의 개념이다.
그러면 탈 원전, 탈 석탄 정책도 정치공학이 아닌 순수 공학적으로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 1000Mw급 원자력 발전소 한 개를 폐쇄하고 태양광발전소로 대체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게 될까?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전제조건들이 있어야 하는데 아래의 계산은 원자력, 화력등 다른 발전원이 없는 순수하게 태양광발전으로만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산출한 것이다.
태양광 1Mw당 필요부지 면적은 약 5000평 = 약16000 평방미터정도이니 1000Mw*16000평방미터인 16제곱킬로미터(산자부 실무선에서는 13.2제곱킬로미터로 추산하나 지역이 산지 또는 평야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 내가 인용하는 수치는 실제 시공했던 산지를 기준으로 산정하겠다.), 원자력은 24시간 가동을 하는 반면 태양광의 하루 평균 가동시간을 4시간으로 보니 6배를 곱해야 한다. 1000Mw급 원자력 발전소 한 개가 생산하는 전력을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1000*16000*6=약 100평방Km의 대지 면적이 필요하다. 여기서 끝인가? 아니다, 해가 진 이후에는 어떻게 전기를 사용할 것인가? 물론 공학적인 측면에서 해결할 방법이 있다. 낮 시간에 발전한 전기를 ESS에 저장해서 사용하면 되니 해당부지 면적을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수원시나 진해시정도의 토지 면적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하게 여러 가지 전제조건하에서의 산술적 계산으로 나온 수치임을 기억하자. 변수가 또 하나 있다. 소형댐을 건설할 때는 10년간, 소양강댐 같은 대형 댐을 건설할 때는 100년간 강우량, 홍수 등을 감안하여 설계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우기가 있다. 장마철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100년간 연속강우기간이 최대 10일이었다면 이를 감안하여 태양광 발전소 용량을 10배로 늘리면 된다. 훌륭한 대안이다. 서울시 면적의 두 배 또는 삼척시 면적에 해당하는 넓은 토지가 필요하다. 전기요금 인상은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의 허파에 해당하는 산림을 없애야 한다.
또 다른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 또한 클린에너지이니 훌륭한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태양광발전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풍력발전단지의 바람개비 돌아가는 풍경이 보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풍력에서 발생되는 저주파 소음은 사람, 가축은 물론 야생동물에게 악영향을 준다. 풍력발전에서 발생되는 저주파 소음의 영향권 밖으로 모든 주민들은 이주해야 한다. 영국, 프랑스등 유럽 국가들은 대서양의 風質이 좋아 풍력발전을 많이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풍질이 좋지 않아 서남해권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풍력이 어렵다는 공학적 판단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예전에는 풍속이 빠르고 때로는 늦는 자연현상이 걸림돌 이었으나 이는 공학 발전에 의해 어느 정도 극복하였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주지 않는 경우에는 방법이 없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東風이 불어주길 바라며 제사를 지냈다는데 그것은 공학적 대안은 될 수 없다.
물론 기존의 에너지정책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에너지 자립율을 높이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오일쇼크에 의한 에너지 대란, 국가 에너지 자립율, 공학과 과학의 발전, 수출주도 산업국가에서의 산업경쟁력 등 탈원전을 선언하기 위해서 고려해야할 사항은 많이 있다. 정치는 정치공학으로 풀어도 에너지 믹스문제는 순수공학으로 풀어야할 문제이다. 환경오염을 걱정하며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하나 이면에 숨어져있는 생태계파괴와 교란, 에너지 자립율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의 부정적 영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이는 정치공학적 판단이지 순수공학적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장관, 국회의원등 고위공직자를 임명하고 선출하는 잣대가 무주택이나 일 주택 같은 해괴한 정치적 기준과 판단이 국가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일선에서 물러난 대한민국의 60대가 집 한칸 없다면 입각할 자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국민상식에 맞고 뉴 노멀인가? 청렴을 떠나 투자에 실패했거나 경제개념이 없는 무능력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아직도 정치공학이란 단어는 생소하고 뜻도 모르겠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무식한 뻰찌쟁이가 바라본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