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 정치라는 醜物(추물)은

最善(최선)이 보이지 않으니 次善(차선)을 선출

by 물가에 앉는 마음

태어나 정치라는 것을 따뜻하게 쳐다본 기억이 별로 없다. 정치권에서는 정치는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며 ‘정치는 生物(생물)’이라 표현하지만 주관적 기준으로 보면 ‘정치는 醜物’이다. 물론 정치인 개개인을 보면 모두 비호감은 아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정치인도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운 좋게도 재임 시기 미국경제가 반등했기에 인기가 좋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의 언행을 보면 인간미가 흘러넘친다. 어쩌면 그의 기품으로 인해 미국의 위대함이 돋보였는지 모른다. 트럼프대통령과 비교해보면 극명한 대조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에서 명패를 집어던졌어도, 검사들과의 공개대화에서 ‘이쯤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며 언행이 거칠었어도 국민들을 대하는 마음은 따뜻했다.

노회찬 의원은 정치인중 드물게 부끄러움을 아는 분이었다. 드루킹사건의 경공모로 부터 대가없는 4천만 원을 받았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고 책임져야 한다며 자살했다. 요즘 정치적 사건과 연관하여 자살을 선택한 분들과는 결이 다르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연설 중 눈물 흘렸다. ‘올 한해 물가는 오르고 실업은 늘어나며,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도산은 속출할 겁니다. 국민 모두의 땀과 눈물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 기막혀 나도 울었다. 국민들은 솔직하게 이야기한 김 대통령으로 인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봤다.

박정희대통령이 러닝셔츠 차림으로 모내기하다가 농부들과 둘러앉아 참으로 막걸리 들이키던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우러났었다. 연출된 영상이라 해도 가식적이지 않아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정치로 연상되는 단어를 꼽으라하면 돈과 부패, 권력의 횡포를 이야기 한다.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는 원인이기도 하며 물론 책임은 정치인에게 있다. 박근혜대통령 후보시절 떠돌았던 이야기가 있었다. ‘결혼도 하지 않은 홀몸이니 무슨 돈이 필요하겠냐? 부정 소지가 없으니 맡겨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민들이 부패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했을 무렵 절묘하게 박근혜 후보 측에서 이것을 파고들었을 수도 있다. 박정희대통령이 비록 독재를 했지만 경제에 관해서는 치적을 부정할 수 없었으니 선친 후광과 자상한 국모이미지인 육영수 여사 배경이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커다랗게 기여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부패와 권력의 횡포에 치를 떨었기에 ‘부정이 없을 것 같다.’로 얻은 표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국회의원, 대통령 등 정치인들은 월급도 많으니 부패와 멀리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 지방자치제가 없던 오래전 캐나다 연수시절, 시장이 우리 교육생들을 만나러 온다 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리 작은 타운이지만 인구 8500명으로 맥주 파는 pub 2곳, 극장 1곳, 볼링장 1곳이 있는 반경 100km내에서는 규모 있는 도시였다. 캐주얼한 옷을 입고 다녔으나 교육생들은 양복입고 출근했다. 시장은 오히려 캐주얼복장에 수행원 없이 방문했다. 자신의 타운을 찾아온 4명의 노란 동양인을 환영하기 위해 찾아온 시장은 보수 없는 명예직이었다. 보수 없이 할 일하는 캐나다 시골 시장이 존경스러워 보였다.


‘정치인들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사다리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갑자기 왕이 되려 한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치를 하지 않는 게 좋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위험하다. 그 자신 때문이 아니라 그를 에워싼 사람들 때문이다.’ -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2) (미겔 앙헬 캄포도니코著, 21세기북스刊) -

무히카의 어록을 보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속성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물론 정치입문前 선했던 사람이 악해지기도 하고 선한가면을 썼다가 벗는 경우도 있겠지만 정치에 물들면 악한사람이 선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대선풍경을 보고 과연 정치는 醜物이구나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 미래를 논하는 후보는 없고 돈 풀어 국민을 잘살게 해주겠다는 이야기뿐이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오나? 결국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고 미래세대가 감당해야할 빚이다. 4, 5십 년 전 고무신을 돌리면서 선거운동 하던 작태와 무엇이 다를까? 예전에는 선거前 고무신을 나눠주는 선불제 였지만 현재는 당선後 지불하겠다는 후불제 차이밖에 없는듯하다.

最善(최선)이 보이지 않으니 次善(차선)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닌가? 말을 잘못했으니 고치겠다. 最惡(최악)보다 次惡(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다.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리스크, 전과4범, 대장동, 쌍욕 리스크로 상대후보 깎아내리기와 추가의혹을 제기해 진흙탕보다 더럽게 된 선거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마치 국민들에게 포장만 그럴듯한 불량식품을 진열한 後 먹어도 죽지 않을 법한 것을 고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정작 국민들은 賜藥(사약)과 毒藥(독약) 중에 무엇을 골라야 죽지 않을까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블랙코미디 아닐까. 정치는 醜物이다.


모 후보 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된 최진석 교수가 시원하게 쓴 소리 했다.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보다도 정치권력에만 관심 있는 정치지도자와 생각 없는 유권자들이 함께 웃지 못 할 풍경을 그리고 있다.’ 유권자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보면 분명 정치적이지 않은 발언이지만 최진석 교수니까 할 수 있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오염된 정치판에 굴러다녔던 사람이었다면 표 계산 하에 발언했을 것이다. 소수를 비판하고 적폐로 치부하며, 다수를 무조건 옹호하는 퍼주는 정책을 남발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맹목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비판하는 최진석 교수가 신선해 보인다.

최진석 교수가 정치에 뛰어들지 않고 쓴 소리를 했다면 울림이 더욱 컷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 앞날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일이니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생각 없는 유권자들’, 이번에는 두 눈 뜨고 잘 뽑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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