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변경에 따른 환불로 티켓 가격의 75%를 돌려준다고 한다
귀국 후 일주일이 지났으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KLM - Royal Dutch Airline(네덜란드 항공)에서 좌석변경에 대한 환불을 해주겠다며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후 일주일이 지나자 환불금액을 입금시켜 줬다. 종잣돈 삼아 다시 여행을 준비할 수 있을 정도로 거금이다.
큰아이 내외가 네덜란드 스키폴공항과 인천공항 왕복 항공편을 협찬했다. 굳이 협찬액수를 알려하지 않았으나 총액 450만 원 정도였다는 것을 환불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네덜란드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때 예약했던 좌석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이코노미에도 등급이 있는데 제일 넓은 자리를 예약했으나 비행기 기종이 변경되는 바람에 다른 좌석을 내주기로 했단다. KLM에서는 대신 넓은 자리로 배정하겠다고 했으며, 화장실 뒷자리를 배정해 줬다. 다리를 곧게 뻗어도 남을 만큼 여유 있는 자리였기에 편하게 왔다.
귀국 후 네덜란드항공에서 좌석변경에 따른 환불로 티켓 가격의 75%를 돌려준다고 한다. 얼마 후 입금된 금액은 196만 원이다. 여행이 완료된 시점에서 입금된 돈이며 귀국할 때 넓은 자리에 앉아 불편 없이 왔으니 공돈이 생긴 셈이다. 네덜란드항공의 협찬에 감사하다.
오래전 플로리다 탬파에서 뉴욕을 거쳐 서울로 온 일이 있었다. 탬파에서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가 연착하여 JFK공항을 단거리선수처럼 뛰어 가까스로 서울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너무 늦게 도착했기에 비행기를 타게 해 준 것만 해도 감사했다.
항공사에서는 오지 않는 줄 알고 내 좌석을 다른 사람에게 배정해 주었단다. 덕분에 비즈니스를 타고 오며 ‘선택할 수 있는 식사, 양주, 넥타이’ 등 up-grade 된 서비스를 받으며 대한항공 협찬에 감사했었다. 선한 일을 한 기억도 없는데 가끔 이런 횡재가 생긴다.
이번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협찬이 많았다. 광교도서관에서 그리스신화 책을 빌려줬으니 그것도 협찬이다. 책 가격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리스 신화를 읽고 여행하니 재미가 커졌다. 그리스를 보는 깊이와 넓이가 확장되어 훨씬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그리스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시길 권한다.
사위는 항공료를 협찬했는데도 용돈을 아낀 것이라며 아내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얼마인지 모르지만 두께는 두툼해 보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라고 한다. 사위 덕분에 거의 매일 주방장 스페셜에 해당하는 식사를 즐겼다. 결혼 전부터 거의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던 아내가 체중이 늘어 귀국한 것은 사위 덕분이다.
여행 전에는 밥을 해주면 불평 없이 먹던 아내가 여행 후에는 반찬타박을 하기 시작했다. 여행의 후유증인지 사위 협찬의 후유증인지 궁금하다.
아내는 전체 여행경비를 협찬했다. 출국 전 해외에서 출금 및 사용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트레블 카드’를 만들었다. 현금인출기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경우에 아내의 ‘트레블 카드’를 시용했다. 외진 곳의 멋진 숙소와 맛있는 음식으로 여행이 즐거웠던 것은 ‘트레블 카드’가 아닌 아내의 협찬 덕분이었다.
작은 아이를 예뻐하는 아내 친구는 ‘수제 오란다’를 만들어 줬다. 작은 아이가 먹은 것보다
우리 부부가 더 많은 양을 먹었지만 네덜란드로 공수해 간 수고료도 감안해야 한다. 아무튼 ‘수제 오란다’와 ‘따뜻한 마음’ 듬뿍 협찬받았다.
작은아이는 여행계획을 수립하고 여행 내내 가이드로 따라다녔다. 물론 본인도 신나게 놀았지만 계획을 수립하고 예약하고 일정이 변경되면 예약된 후속 일정을 협의, 조정하는 등 가이드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게다가 상당기간 휴가를 냈으니 금전적으로도 상당액을 협찬한 것이다.
작은아이 직장은 휴가를 초과 사용할 경우 회사에 돈을 내고 휴가를 산다고 한다. 물론 월급보다는 적은 돈으로 휴가를 구입한다. 우리나라 기업은 사택 등의 다른 복지혜택을 제공하나 유럽 회사들은 우리나라에서 구경 못한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작은아이 친구도 네덜란드 관광가이드를 하느라 시간과 노력을 협찬했다. 물론 본인도 휴가를 회사에서 구입했을 테고 긴 시간을 투자했으니 고마운 일이다. 작은아이도 현지인에 버금가지만 네덜란드 여행의 밀도가 높아진 것은 작은아이 친구 덕분이었다.
네덜란드에서는 대부분 네덜란드어를 쓰기에 아무래도 친구가 나서는 것이 자연스럽고 잘 통한다. 네덜란드에 있을 동안 손과 발이 되어 주었으며, 거의 모든 대화를 친구가 했으니 입도 되어 주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마무리하기까지 痛風(통풍)의 고통 없이 잘 버텨준 내 건강의 협찬에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