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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서 온다(1)

행복은 따뜻한 마음에서 온다(1), (김정빈著, 동화출판사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머리말: 행복은 감성적인 사람에게 찾아온다.


감성은 감성적인 사람에게만 있으며 행복은 감성적인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행복은 느낌이고, 느낌은 감각이며, 감각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느낌, 감각, 감정을 통틀어 감성이라 부르며, 행복은 감성을 기초로 성립된다. 또한 감성은 사람다운 사람의 특징이다. 사람다운 사람은 인간적인 일에 관심을 갖고 남을 위로하는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인간다운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간의 운명은 슬픔과 기쁨을 왕복하도록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슬픔과 기쁨을 왕복하는 그 자체는 결국 더 큰 의미의 ‘슬픔’이다. 이 슬픔의 감정은 위로를 요청한다. 바꿔 말하면 모든 인간은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기를 원한다. 나는 누군가가 나의 탄식에 귀 기울여 주기를, 누군가가 나의 갈망에 같이 아파해 주기를, 누군가가 나의 흐느낌에 함께 울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때 기다리던 위로자가 내 앞에 나타나 내 손을 붙들고 운다. 그는 나를 품에 안고 지그시 눈을 감는다. 나를 안은 그의 팔이 파르르 떨린다. 그의 눈동자에 이슬이 고이는 것을, 나는 보지 않고도 안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옮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준다. 그의 아픔, 그의 슬픔에 공감을 주고, 그의 행복, 그의 기쁨에도 함께 웃어준다. 내가 지쳐 있을 때 나의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위로자가 되어 다가와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위한 위로자가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누군가로부터 위로받는 자가 될 것이다.


아아, 어머니!

어떤 청년이 미모였지만 표독스럽고 잔인한 성격의 처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처녀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당신 어머니의 심장을 가져올 수 있겠냐고 하자 사랑에 눈이 먼 청년은‘물론이지요!’ 대답하고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어머니는 아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으나 ‘네 눈빛이 살벌하구나!’하고 말하는 대신 ‘아들아, 네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물었다. 아들이 ‘어머니의 심장이요.’말하자 어머니의 심장은 아들의 손바닥 위로 옮겨졌다. 청년은 기뻐 처녀에게 달려가던 중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땅에 떨어진 심장이 데굴데굴 구르며 말했다. ‘애, 어디 다치지 않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어머니! 아아, 어머니!


이 글을 읽고 홀로계신 어머니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김정빈 작가가 첫 페이지부터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에미는 오직 네 생각뿐(글의 내용이 장사익씨 꽃구경과 같아 노래 가사로 대체. 고려장)

어머니, 꽃구경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봄 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고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길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새들아, 조용히 해다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아내를 매우 사랑했다. 어느 때 그의 아내가 얼음판에 넘어져 병석에 누워 있었다. 고통에 신음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던 트웨인의 아내는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러나 아내가 잠이 들자 정원에서 새들이 울어대었는데 트웨인은 아내가 잠에서 깰까 걱정하였다.

책상으로 가서 여러 장의 종이에 무엇인가를 적더니 밖으로 나깠다. 그는 정원 나무마다 종이쪽지를 붙였다. 거기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새들아 조용히 해다오. 아픈 아내가 자고 있으니까.’

물론 새가 글을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그의 아내는 읽었을 것이다. 평소에, 아플 때는 더욱, 죽을 때 까지


조강지처는 버릴 수 없습니다.

후한 광무제에게 호양공주라는 과부누님이 있었는데 송홍이라는 관리를 사모했다. 이에 광무제가 누님을 병풍 뒤에 숨겨놓고 송홍에게 넌지시 물었다. ‘부자가 되면 사귀는 사람을 바꾸고 귀하게 되면 아내를 바꾼다는 속언이 있는데 인생이란 그런 것이오?’ 송홍이 말했다. ‘제 생각으로는 빈천할 때의 교분을 잊어서는 안 되고, 구차하고 가난할 때 술지게미와 쌀겨를 먹은 아내를 내쫒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홍이 가고난후 황제께 공주에게 말했다. ‘누님 안 되겠소이다.’


처음 두 남녀는 ‘사랑’으로 맺어지고 부부의 사랑은 시간과 더불어 ‘이해’로 바뀐다. 사랑이라기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부부의 이해는 ‘측은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측은지심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동정심은 우월한 상태에서 갖는 감정이지만 측은지심은 인간 일반에 대한 동정이다. 내가 측은하게 여기는 그가 불쌍하듯이 나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불쌍한 존재라는 의미의 동정심이 측은지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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