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고전2, Part1 (박재희著, 작은 씨앗刊)
저자가 라디오에서 강의하는 프로그램 제목이 “3분 고전”이다. 1300여회 강의에서 엄선한 내용을 두 번째 책으로 묶었다.
서문: 本立道生
서문 주제가 논어 한 구절인 本立道生(본립도생: 근본이 바로서야 인간의 도리를 안다.)입니다. 인문학 열풍은 인간의 기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 내 조직생활과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지식, 학벌, 재산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성찰, 주위에 대한 존중과 배려, 분수를 알고 기본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언제든지 고달플 수 있고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고객신뢰, 사회와의 소통, 협력업체와의 상생, 윤리의식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면 성과와 성장은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당연한 구호처럼 되었습니다. 당위성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필요성 때문에 더욱 절실한 거죠. 어느 농사 잘 짓기로 소문난 농부의 농사짓는 방법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농사짓는 비법에 대해 질문하지만 세상에 그런 비법은 없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햇볕 잘 들게 해주고, 바람 잘 통하게 해주고, 물 잘 주는 것이 농사 잘 짓는 방법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시시하다고 하면서 자꾸 비법을 묻는다는 겁니다.
어려운 지식이 세상을 구원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만 이해하는 특별한 지식과 논리보다는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기본이 담긴 이야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제1장 인생을 완성시키는 여덟 가지 맛
人生八味(인생팔미: 인생을 완성시키는 여덟 가지 맛)(中庸)
음식에도 맛이 있듯 인생에도 맛이 있으며 인생의 참맛을 아는 사람은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一味,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닌, 맛을 느끼기 위해 먹는 “음식의 맛”
二味,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직업의 맛”
三味, 남들이 노니까 노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풍류의 맛”
四味, 어쩔 수 없어서 누구를 만나는 것이 아닌, 만남의 기쁨을 얻기 위해 만나는 관계의 맛“
五味, 자기만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닌, 봉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봉사의 맛”
六味, 하루하루 때우며 사는 인생이 아닌, 늘 무언가를 배우며 자신이 성장해감을 느끼는 “배움의 맛”
七味, 육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느끼는 “건강의 맛”
八味,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고 완성해 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는 “인간의 맛”
인생의 맛 “人生八味”는 높은 자리에 있거나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참맛을 느끼며 사는 人生八味, 생각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면 우리의 일상적인 삶속에서 얼마든지 찾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생의 참맛은 평범한 일상에 있습니다.
好問(호문: 묻는 것이 경쟁력이다.)(中庸)
똑똑한 사람이 자신이 가진 지식에 얽매이지 않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비록 자신의 지식이 남보다 월등하고 풍부하지만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자세로 자신을 낮추고 묻고 또 묻는 것은 진정 더 크고 값진 지식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묻는 것’이라고 합니다. 알아도 물어야 하고 몰라도 물어야 합니다. 그 물음이 깊은 만큼 더 큰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中庸에 舜임금의 평가는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묻기 좋아하는 지혜로운 지도자였다는 겁니다. 묻기를 좋아하는 경청의 자세를 ‘호문정신’이라하는데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불치하문’도 같은 뜻입니다.
묻기 좋아하는 호문정신, 이순신장군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묻기 좋아해 난세의 영웅이 되었고 다산은 실학의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살다간 위대한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묻는 것을 좋아했던 호문정신의 수호자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물음은 좋은 답을 얻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愛馬之道(애마지도: 사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莊子)
장자에 나오는 우화다. 자신의 말을 지극히 사랑한 사육사는 말똥을 광주리에 담아내고 오줌을 조개로 만든 그릇에 처리할 정도로 대단한 애정을 쏟았다. 어느 날 말의 등에 모기가 앉아 피를 빨기에 살며시 다가가 팔로 모기를 내리쳤다. 놀란 말은 주인이 자신을 미워하는 줄 알고 발로 걷어차 주인의 머리와 가슴을 부서뜨렸다. 사육사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화가 나서 주인을 발로 걷어찼던 것이죠. 사랑이 아무리 지극하다 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직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상대에게 온전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무조건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하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