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 Now’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관련 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 특징 중 하나는 신속성이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누가 먼저 사업을 시작하고 비즈 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하는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기술 완성도가 부족해도 개발자가 생각하는 기술의 완성도와 고객 만족도는 소비자가 느끼는 것과 다를 수 있으므로 시장에 런칭한 후 소비자 요구에 맞게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고 보완한다는 개념이다.
사실 신속성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이전에도 중요시 되어왔고 2차 세계대전에서는 승패를 좌우했다. 독일산업과 제품 특징은 현재도 ‘완벽’, ‘장인정신’으로 표현되지만 이전에도 그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는 명품 무기 였다. V2 로켓, 메서슈미트 전투기, 타이거전차는 당시 첨단기술이 접목된 무기였고 성능 면에서도 우월했다. 연합군은 V2 로켓과 비교할만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메서슈미트 전투기, 타이거전차는 연합군 전투기와 전차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연합군은 1대1 대적에서 독일군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성능을 뛰어넘은 것은 대량생산이었다. 메서슈미트는 하늘을 제패했다. 공중전에서 영국과 프랑스 전투기들은 추풍낙엽이었고 미국의 머스탱전투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연합군은 물량공세로 버텨야 했다. 개전 초기, 연합군전차가 성능이 좋았으나 독일은 전술로 이를 극복했다. 독일이 성능 좋은 타이거전차(주포 88mm)를 개발 투입하자, 허접한 수준의 탱크인 소련의 T34(주포 76.2mm), 미국의 셔먼탱크(주포 75mm)는 고장도 많았고 파괴력에서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대량생산에 의한 신속한 전장 투입으로 양이 질을 압도해 버렸다.
전쟁 역사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원인중 하나는 ‘완벽한 기술’이었다고 평가한다. ‘완벽’함을 추구하고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독일 기술자들이 조그만 불량도 허용치 않아 대량생산과 신속함에서 미국과 소련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속성상 모험하지 않는다. 이면에는 안전하게 지속성장한 30여년 역사와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신속’보다는 ‘안전, 안정, 신뢰’를 중시한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하여 발전소가 정지되거나 고가 설비들이 고장 나는 것을 원치 않으니 안전하고 신뢰성이 검증된 기술을 선호한다. ‘안전, 안정, 신뢰’를 빼고는 보고서도 작성할 수 없는 형국이다.
안전빵으로 가려하니 모든 여건이 성숙되고 손에 쥐어야 사업을 시작한다. 숙련된 인력, 최신장비, 조직이 구성되기 전에는 사업을 착수조차 할 수 없다. 정주영회장이 동전에 새겨진 거북선 그림으로 선박건조를 수주했다지만 그것은 먼 나라 신화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조건을 구비한 후 사업을 하려하면 선도업체들은 이미 백여 미터 앞에 가 있고 한 치 오차도 용납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완벽한 시공을 위해 구비된 모든 조건들은 빠른 길을 재촉하는데도 무거운 짐이 된다. 또한 갈수록 거리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멀어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이렇게 사업을 하려면 경험 많은 백전노장들이 필요할까 싶다. 신입사원 두세 명에게 관리하라 해도 충분히 운영될 것 같다. 백전노장들이 필요한 것은 필요한 조건들 10%만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사업해서 수익내고 점차 역량을 보강해 나가라고 한 것은 아닐까?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경쟁력이란 참신한 아이디어도 있지만 ‘누가 누가 빠른가?’를 견주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신속한 결단과 과감한 실행력이 미래경쟁력이다. 선발주자는 이미 저 멀리 가 있는데 순발력과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상투적으로 이야기 한다. ‘선도 기업들과의 격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늦게 시작했으니 늦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은 영원히 1등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신속성이 요구되는 미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조차 없다.
얼마 전 꿈을 꾸고 있는 후배님들에게 독려와 격려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은 하등 쓸모없는 종이쪽에 불과하다. 차라리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가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구글 창업자이며 CEO 래리 페이지는 ‘기업의 실패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20세기 교육현장에 머무르고 있으며 기득권세력은 밥그릇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고 정부가 해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 속에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리셋 코리아를 외치고 있으나 말로만 해서 바뀔 것은 하나도 없다. ‘Right Now’가 중요하다.
-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 신성장산업의 주인공은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다.
- 남이 짜놓은 판이 아닌 내가 부딪쳐 이루어 내야 한다.
- 융합, 공유, 무경계, 협업으로 4차 산업혁명의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짓말, 손화철외著, 북바이북刊)
나는 후배님들이 조금 더 과감하고 창의적이고 남들보다 한발 빠르게 Biz Model을 만들고 실천했으면 한다. fast follow였던 baby boomer들은 모방과 국산화의 천재들이었다. 선진기술을 빠르게 모방하고 습득해 국산화하여 토착기술을 만들고 발전시켰다. 물론 first mover보다 편했지만 시대가 그들에게 요구한 것은 fast follow였다.
여러분들이 first mover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지만 흐름이다. 과감하고 창의적이고 실천적이고 빠르게 “누가 누가 빠른가?”의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