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나눈 사랑, 묵자의 철학사상(1) (강봉수著, 강현출판사刊)
孔子는 2550년 전(BC551~479) 태어났고 墨子는 2500년 전(BC479?~381?) 태어났다. 묵자는 천민출신이며 벼슬을 마다하고 반전운동과 사회활동에 평생을 바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의 자리는 따뜻해질 틈이 없고 묵자의 굴뚝에는 그을음이 낄 새가 없었다는 사자성어가 있을 정도로 두 분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적극적인 참여의 길을 걸었던 사상가들인데 스타일과 추구하는 바는 달랐다. 공자가 봉건계급제도를 인정하고 그것이 문란해진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하여 禮樂(예악)의 문화를 회복하는 길을 사유한 반면, 묵자는 봉건제도의 모순을 직시하고 모순된 제도 하에서 신음하는 서민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체제변혁의 길을 사유했다. 농담 삼아 두 사상가를 대비시켜보면 묵자는 공자보다 현실정치에서 사랑을 실천하려 노력한 사상가로 규정하고 싶다.
묵자왈: 봉수야 밥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
봉수왈: 네, 아직 못 먹었습니다.
봉수왈: 선생님 저 묵 먹고 싶어요.
묵자왈: 그 녀석, 식성 까다롭네, 그래 묵 먹자.
공자왈: 강 선생 식사했는가?
봉수왈: 괜찮습니다. 선생님 먼저 드시지요.
공자왈: 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하시게.
봉수왈: 선생님께서 군사부일체라 하셨습니다. 식사도 차례가 있는 법으로 사료됩니다.
공자왈: 음~그리 하시게.
묵자는 무차별적인 사랑(兼愛:겸애)을 주장했을 뿐 아니라, 그 사랑의 이익을 서로 나누는 것이라는 公利(공리)와 실용의 交利(교리)사상을 전개했다. 그가 주장한 것은
- 부자가 서로 사랑하고 형제가 서로 사랑하며,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붕우가 서로 사랑하고 군신이 서로 사랑하고 대소 빈부 강약이 서로 사랑하고 집집마다 서로 사랑하고 각국이 서로 사랑하고 일체의 인류가 서로 사랑하기를 자기 사랑하는 것 같이 하여 그 각각의 사이에 털끝만큼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
- 국가는 서로 공격하지 않고 사람과 가문끼리 서로 교란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천하의 어려움이겠는가? 그것은 천하의 이로움(利)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이익의 근원을 찾아볼 때, 그 이익은 어디서 생겨나는가? 그 이익은 남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데서 생겨났다고 말해야 한다. 남을 사랑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을 別(별: 문맥상 공자가 주장한 차별적 사랑을 지칭하는 별)이라 불러야 하는가? 兼(겸)이라 불러야 하는가? 반드시 兼愛(겸애)라 불러야 한다, 그렇다면 서로 겸애하는 사람들은 천하에 큰 이익을 생기게 하는 자가 아니겠는가?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BC246~BC210)초기 작품인 ‘한비자’ ‘여씨 춘추’를 보면 ‘세상의 두드러진 학문은 유가와 묵가이다.’ ‘공자와 묵자의 제자들 무리가 천하에 가득하다.’할 정도로 유가와 묵가가 가장 성행한 학파였다. 하지만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거치고 한나라 무제 시대에 와서 유교가 국교로 되며 갑자기 묵자철학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묵가사상이 통치계급에 반대하고 서민을 대변하는 철학이었기 때문일 것인데 그로부터 2000년 후인 17세기 명나라 때부터 재조명 되었다.
모든 일에 표본이 있어야 하듯 진리탐색에도 표본이 있어야 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방안’으로서 철학적 진리탐색의 표본은 ‘하늘’에 두어야 한다. 부모도 학자도 임금도 진리탐색의 표본으로 적합하지 못하다. 부모다운 부모, 학자다운 학자, 임금다운 임금이 드물기도 하거니와 부모는 자기 자식만 사랑할 가능성이 높고, 학자는 자기 학문과 제자만을 사랑할 가능성이 높으며, 임금은 자기 나라와 자기 백성만을 사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궁극적 진리탐색의 표본은 모든 이를 차별 없이 사랑하는 위로부터 연역되어야 한다. 그것이 하늘인데 하늘은 세계 모든 존재들을 차별 없이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무한 보시의 존재이다. 인간도 이러한 ‘하늘’을 본받아 진리탐색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하늘’의 사랑은 추상적이어서 묵자는 ‘본(표본),원(근원), 용(실용)’의 삼표론을 주장했다. 참된 진리의 표본은 ‘선대 선왕들의 사적’에 두어야 하며, 참된 진리의 근원은 ‘백성들의 보고 들은 실정’, 참된 진리의 실용은 ‘모든 국가 정책의 실행을 공리성과 실용성’에 두어야 한다. 한마디로 묵자에게 철학적 진리란 백성들의 삶과 사회를 개선시키는 실용적인 목적에 기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