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7. 장자&노자 道에 딴지걸기(1)

장자&노자 道에 딴지걸기(1), (김영사刊, 강신주著)

by 물가에 앉는 마음

孔子(공자)와 孟子(맹자)를 아울러 孔孟이라 하였듯, 老子(노자)와 莊子(장자)도 老莊이라 해왔고 우리는 흔히 동양철학을 孔孟으로 대표되는 儒家(유가)사상과 老莊으로 대표되는 道家(도가)사상으로 나누어 이해한다. 유가사상이 사회에 관심을 두고 엄격한 예절을 강조한 반면 도가사상은 자연에 관심을 두고 예술적 자유를 강조하였다. 한마디로 유가는 우리 삶을 엄격한 틀에 맞춰 규제하는 것처럼 이해했고 도가사상은 그런 규제에서 벋어나 자유로움을 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노자의 철학이 담긴 ‘노자’에 처음으로 주석을 붙인 사람은 ‘한비자’로 유가사상보다 더욱 강하게 ‘유위’를 주장한 사람이 ‘무위’를 주장한 노자철학을 제대로 해석했는가는 의심이 든다. 진시황의 통치원리를 제공했던 법치주의자가 자연과의 합치와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노자사상을 긍정적 시각에서 쳐다봤는가에 대해 의심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자와 장자는 엄청난 혼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의 사람들로 갈등과 살육이 난무하는 시대를 어떻게 평화와 조화의 시대로 만들 것인가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노자가 강조한 무위, 무사는 인위적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합일하는 태도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무위와 무사를 통해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황제에게 권고했던 통치방법을 강조했던 사람이다. 당시 군주들의 꿈은 천하통일로 노자가 군주에게 제안한 통치방법이 ‘무위, 무사’였다. 다른 사상가들이 부정했던 인위적 노력에 의한 유위로는 천하통일이 불가하고 반드시 무위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지 소박하게 꽃과 새와 더불어 도인처럼 살아가라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전국시대의 사상가들은 앞을 다퉈 ‘천하통일’ 방법을 제시 하였는데 그중 중요 사상가 집단으로는 ‘유가’와 ‘법가’를 들 수 있다. 유가는 사랑과 온정을 제시했으나 아쉽게도 유가는 국가를 단순히 가족의 확장으로만 생각했다. 결국 유가는 국가가 지닌 고유한 논리를 자대로 사유하지 못했고 결국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반면 법가는 국가의 고유한 작동원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집단으로 성장했으나 통일시키는 이론 제공에 그쳤고 안정적이고도 지속적 성장의 이론 제공에는 실패했다. 법가의 실패를 예견하여 나타난 사상가가 노자이다.


그러면 지위도 재물도 없이 궁핍한 삶을 살던 별 볼일 없는 자연인이며 재야지식인이었던 장자는 우리의 믿음처럼 자연과의 합일을 꿈꿨던 철학자 였을까?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인문학자가 해석한 장자철학을 소개해보고 저자의 해석을 읽어보자.

장자의 첫 편은 逍遙遊(소요유)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소요유는 장자 철학의 궁극적 지향점을 암시하고 있다. 서양 학자들은 소요유를 ‘행복한 방랑’, ‘목적 없이 어슬렁거리기’ 등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그 무엇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마음의 절대적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절대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낯선 것과 마주침’이라는 특별한 여행이 필요하다. 일상성 속에 갇힌 사람은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익숙함에서 벋어나기 어려우나 기존의 것들과 거리를 두고 모험 같은 여행을 해야 비로소 자유에 다가설 수 있다. 장자, 나를 깨우다 (이석명著, 북스톤刊)중에서


다시 책으로 돌아와 강신주씨가 해석한 장자를 보기로 한다.

우리는 장자 또한 자연과 합일하고 전원적이고도 목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고 알고 있지만, 맑은 연못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맞으나 풍속이 다른 곳에 가면 그곳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장자도 사람이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회 상황에서 갈등과 대립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노자와 장자는 춘추전국시대라는 혼란스러운 시대상황에서 나름대로 사유를 전개했지만 서로 다른 점이 많았다. 노자는 무엇보다 국가와 통치자에 자신의 관점을 집중했다. 그는 제국을 소유하려면 통치자가 무위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반면에 장자는 험난한 시대를 사는 개인을 위해서 사유를 전개했다. 장자는 같은 시대 사람들에게 연못물 같은 맑은 마음, 즉 선입견이 전혀 없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렇게 해야만 풍속이 다른 공동체에 가서도 그 공동체의 규칙에 따라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자 철학의 핵심은 바로 타자와의 소통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자와 장자는 철학적 관심사가 달랐던 만큼 문체도 달랐는데 사상을 전달하는 대상이 달랐음을 의미한다. 통치계층을 대상으로 자신의 사상을 설파한 노자는 시를 통해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전달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던 장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화로 구성되어 있다.


*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유가, 법가와 노자와 장자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갖고 읽는다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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