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체적인 삶, 나의 자유로운 삶은 실종된 지 오래다.
몇 십년간 이어져 내려온 월례조회 명칭을 내 마음대로 바꿔도 되는지 모르겠다. 한 달에 한번 조회를 하라는 법도 없고 사규에 저촉되는 사항이 아니니 문제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급작스러운 명칭변경은 혼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양방향 소통을 하기 위해 진행 방식을 ‘Talk Concert’로 바꾸려 한다. 방송 프로그램의 제목을 도용한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내 자신이 형식은 회의지만 실제는 윗분들 지시만 있는 권위주의적 문화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일방적 지시성 조회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경험했으니 50년 동안 귀에 딱지가 앉도록 훈계만 들은 셈인데 코메디 소재가 되기도 했었다. ‘초등학교시절 교장선생님이 그러셨다. 왼쪽 뒤에서 두 번째줄 잡담하고 있는 사람 앞으로 나와! 너 말고, 먼 산 보고 있는 놈, 그래, 손가락으로 가리킨 놈 맞아, 앞으로 나와!’ 사실 직장인이 되어서도 지겨운 조회는 계속되었다. 신입사원시절 팀장님은 ‘담배꽁초 버리지 마라, 우리팀 화단이 제일 지저분하다.’ 간부가 되자 처장님 잔소리도 들었고 처장이 되니 사장님으로부터 훈시를 듣는데 초등학생시절 들었던 내용은 아니지만 전달 형식은 거의 바뀜이 없었다.
혼자 떠들면 Talk Concert가 아닌 초등학교시절 교장선생님의 조회시간과 같게 될까봐 걱정 되어 첫 번째 Talk Concert의 주제는 매우 소프트한 것으로 했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1. 인트로: 우리는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한다.
수재들이 모인 외국어고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질문
‘여러분은 왜 공부합니까?’ ‘좋은 대학 가려고요’
‘왜 대학에 가고 싶어요?’ ‘좋은 직장에 가려고요’
‘왜요?’ ‘돈 벌려고요’
‘왜요?’ ‘결혼하려고요’
‘왜요?’ ‘애 낳고요’
‘왜요?’ ‘좋은 교육 시켜야죠’
‘왜요?’ ‘좋은 대학 보내야죠’
학생들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게 뭐지’ 싶었던 거죠. 그중의 한 아이가 철학 전공을 선택했습니다.(카피라이터 박웅현의 글에서)
o 여러분은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고 계십니까? 태권도, 피아노, 영어, 수학, 논술..., 학원 다니느라 여러분들보다 늦게 퇴근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 아닌가요?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키우고 계시다면 학원 보내지 말고 책을 읽으라 하세요.
2. 부모님께서 공부만 하라고 했던 시절을 살아온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나?
- 물질은 풍족한데 정신은 공허하며,
-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데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는 모른다.
- 열심히 살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모르면서
- 남들이 달리니 나도 달리고 남들이 열심히 산다하니 나도 열심히 살뿐이다.
- 남들이 달릴 때 달리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 같고
- 남들이 일할 때 나만 놀고 있으면 왠지 불안하다.
o 현대인에게 ‘나’는 없다. 나의 주체적인 삶, 나의 자유로운 삶은 실종된 지 오래다.(장자, 나를 깨우다 중에서) 부모님에게 공부 하기만을 강요받았던 우리들 삶은 공허하고 불안하다. 우리 자녀에게 공부만 하기를 강요하면 우리 아이들도 필히 그렇게 살게 될 것이다.
3. ‘나’를 찾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
-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 없다면 인간이 아니다.
- 측은지심은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의 시작’이며
- 수오지심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는 마음의 시작’
- 이런 마음은 욕심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o 욕심에 가득 차있으면 남을 배려하고 위하거나,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는 용기 또한 낼 수 없기 때문이다.(맹자에서)
o 저는 노동가요 ‘철의 노동자’중 ‘내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가사를 좋아 하는데 인간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입니까? 50평짜리 아파트, 대형 외제차, 주말이면 맛집, 휴가 때 해외여행가면 인간다운 것입니까?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연봉상위 10%인데 아파트, 외제차, 해외여행에서 ‘인간답게’를 찾기 힘듭니다.
- 2015기준 우리나라 상위 10% 6432만원, 평균 3281만원
o 상위 10%는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생각해야 하는 계층입니다. 도덕적 의무를 하는 것에서 인간다움을 찾고 행복을 논해야 합니다.
4. 무엇이 행복인가?
o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초월하는 데 있고,
지극한 명예란 명예를 초월하는 데 있는 것이다.(장자에서)
o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선진국이 아닌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이며 이중 네팔의 국민소득은 2011년 644달러
o 영국은 국가의 부가 3배로 증가했지만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1957년 52%에서 2005년 36%로 오히려 하락
o 연구 결과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데는 사회적 비교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작가 쥘 르나르는 촌철살인의 유머를 남겼다. ‘내가 행복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남들이 행복하지 않아야 한다!’
o 여러분은 행복합니까? 여러분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행복은 물이나 바람처럼 손에 쥐었다 싶으면 빠져나가고 전혀 예상치 않던 순간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불행이 닥쳐서야 행복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100년도 못사는 짧은 인생, 행복해지도록 노력해야합니다. 행복은 추상적 개념이므로 개인마다 정의가 다르다.
5. 행복하게 살려면
o 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 ‘내가 어디에 있더라도 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한다. 내가 어느 곳에 있던 그곳이 가장 중요한 곳이다.’
- ‘세상의 주인이 바로 나이며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면 내가 있는 곳이 모두 참되고 진리의 중심이다.’
o 개는 개같이, 인간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을 갖고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o 여러분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행복은 무지개와 같아 손에 쥐기 어려우나 발밑의 소소한 잡초를 보는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o 아침에 일어나 출근시간이 기다려지고 빨리 출근하고 싶어집니까?
그렇다면 행복한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출근하고 싶도록 노력 해봐도 안 되면 빨리 다른 사업장 또는 퇴사를 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합니다.
o 저도 출근길도 행복하지만 퇴근길이 더욱 행복합니다. 퇴근하며 동료들과 막걸리 한잔 하는 행복, 술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손에 든 붕어빵 한 봉지에도 행복이 담겨있고 잔소리해도 여우같은 집사람이 예뻐 보이는 행복한 밤입니다.
6. 남은 인생은
o 혁신의 시대, 변화 적응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미 혁신의 시대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초딩도 스마트폰을 쓰는 놀라운 나라지만 폐해도 있습니다. 선진국은 200년에 걸쳐 농업-산업-정보-지식사회로 전환되었으나 우리는 50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외국에서는 급속한 변화에도 미치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고 하나 반칙, 무질서, 탈법이 난무하고 성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며, 정상의 비정상화, 인간성 상실, 도덕적 해이, 개인주의 팽배 등 혹독한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o 넓고 길게 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곳에 매어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 할 수 없다. 한철에 매어 살기 때문이다. (장자 외편 추수)
o 때로는 자세히 봐야 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나태주시인, 풀꽃)
- 여러분들 모두가 풀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