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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나비효과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2월 Talk Concert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과 전망을 이야기 했고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전체를 아우르는 맥락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이다.


나비효과란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추후 커다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브라질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실제 어떤 사례가 있나? 끄적였던 내용을 뒤적거리니 2016년 2월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2015.12.16일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가 기준금리를 0.00%~0.025%에서 0.025%~0.050%로 인상했는데 우리나라 경제와 우리 회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 미국 경기 회복의 신호탄으로 대미 수출은 증가 예상

- 신흥국들도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덩달아 금리인상이 예상되므로 신흥국들 경기는 오히려 하락세가 될 가능성으로 수출 감소

-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상할 경우 아파트값 하락, 건축경기 하락: 우리 회사의 아파트 및 건축물 전기공사 매출 하락

- 신흥국 재정악화로 자원부국도 수출량을 늘려야 함. 원자재가격은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자원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의 경기가 나아지지 않음: 우리 회사의 주요시장인 신흥국 정비물량 감소, Retrofit, ROMM물량 감소

- 경기침체에 따른 전력예비율 증가, 원유가격 하락에 따른 첨두부하용 가스터빈 정지: 우리 회사 공사매출 하락, GT센터 매출 하락

지구반대편 미국에서 금리를 고작 0.025%인상 했을 때 벌어지는 현상을 예측해본 것으로 GT센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얼른 피부에 와 닿지 않나요? 그러면 모두에게 익숙한 최순실게이트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최순실과 대통령과의 관계는 선거 때마다 언급되었으나 다른 이슈에 의해 덮어졌고 현 정권 들어 최순실이 본격적으로 언론을 타기 시작한 것은 조그마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2013년 4월 최순실 딸 정유라가 경북 상주에서 열린 마사회컵 전국 승마대회에서 2등을 하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경북 상주경찰서가 심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했고 청와대 지시로 문체부 체육국장이 진상조사를 한 후 N국장이 사실대로 보고하자 대통령은 문체부장관 면전에서 ‘나쁜 사람들’이라며 질책한다. 며칠 뒤 능력이 출중하고 강직하여 문체부내에서 차기 장관감이라고 신망 받던 N국장은 좌천되었다. 정유라가 2등한 것에 만족하고 넘어갔다면 대한민국을 뒤흔들 게이트는 표면화되지 않고 넘어갔거나 먼 훗날 사건화 되었을 것이다. 최순실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승마대회 2등 항의 사건이 이렇게 비화될 줄 아무도 몰랐다.


GT센터 2016적자액이 68억 원이다. 조그만 회사 같으면 이미 부도어음만 남기고 도산했을 것이다. 예전 사업했던 친구 놈은 힘들 때마다 50억 원 부도내고 교도소 다녀올까? 하며 고민했으니 사람 운명을 좌우할 큰 돈이다.

2015년도에도 약 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GT가동률 저하로 적자가 불가피 할 것이란 예견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종의 조치들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아무 조치 없이 시간은 원치 않아도 흘러갔고 이제는 절망에 가까운 이야기가 되더라도 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에 봤던 세계에너지전망 보고서는 유가가 2018년까지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탄 화력도 신예기종은 효율 좋고 오염물질도 적으며, 원자력은 여전히 기저부하 역할을 담당할 것이므로 GT센터 사업전망은 적어도 2018년까지 어려울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 비관적 시나리오는 이렇다.

2018까지 신규 사업 매출이 없는 한 68억 적자폭은 줄어들지 않는다. 2015년 인력감축 이야기가 나왔으나 미뤘다. 2016년 30명 감축한다 했을 때도 사업장 의견을 받아들여 10명 감축에 그쳤고 결과는 68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68억 적자시 대폭적인 인원감축, 2018년까지 적자 지속시 특정인 몇 명 감축이 아니라 생산성이 낮고 매출이 나오지 않는 팀을 도태시켜야 한다. 팀을 도태시킬 경우 나머지 팀들도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니 수주량은 갈수록 줄어든다. 다시 구조조정을 되풀이 하게 되고 결국 GT센터는 고사하게 된다. 이것이 비관적 시나리오 중 하나다.


위기만 있고 희망은 없는가?

배치되는 의미인 위기와 희망은 종종 같이 붙어 다니는 단어다. 경영자의 한손에는 위기의식이 들려 있고 또 다른 한손에는 비전과 희망을 들고 있다. 리더는 위기를 넘어야 비전과 희망이 생긴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않은 채 위기만 고조시킨다면 민심이 흉흉해지고 도를 넘으면 민심이 이반되며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반대로 현재 위기상황을 감추고 비전과 희망만을 이야기한다면 어느 한순간 공멸하는 시기를 맞게 된다.

또한, 경영자가 식상할 정도로 ‘시장다변화’와 ‘사업다각화’를 이야기 하는데 상투적이기까지 하다. 식상하지만 논리가 완벽하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기존시장 공고화, 신규 사업 개발, 시장 다변화라는 전략은 상투적이지만 영리 추구하는 기업에 적합한 이야기이자 공자 말씀이다.

1. 기존시장 사수

사업의 바탕이 되는 기존시장을 사수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경쟁업체 등장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공정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부단한 기술개발 노력만이 살 길이다. 전술되었듯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신장비와 드론, 로봇 등 무인 점검기구가 등장한다. 우리시장을 넘보고 있는 경쟁 기업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원가절감, 공정 과학화, 수치화 등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미쓰비시 등 신기종 제작사와 국내 정비방안도 협의, 시장선점도 필요하다.


2. 연관사업 개발

회사가 ROMM사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GT는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또한, 기술은 있으나 사업화하지 못한 부분은 ‘기술 상품화’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Shaft Bending 교정, TBN진단사업, Field Balancing사업 등 장비, 인력, 기술을 약간 보완하면 당장 사업화 가능한 부분이 있다.


3. 신규사업 개발

GT센터가 Gas TBN수리, 재생사업만 할 것인가? 아니면 사업을 확장할 것인가? 개도국이 GT수리창을 건설할 계획이 있다면 그간의 경험을 반영한 Consulting용역도 해야 한다. Consulting해서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후발주자보다 빨리 뛰어가면 되고 빨리 간만큼 Consulting물량은 늘어난다. 부품 수명연장과 부품수입 후 조립한 완제품 판매도 생각해봐야 한다.


위기를 넘어 희망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시장 사수, 연관사업 개발, 신규사업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 단합과 신뢰, 배려 그리고 위기탈출 의지다. 내 자신이 동료보다 생산성 향상과 매출향상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자발적으로 뒤로 물러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전출대상이 아니겠지, 내가 왜 가나. 다른 사람이 가야지.’ 가슴에 손을 얹었을 때 과연 합당한 생각인가 뒤돌아 봐야 한다. 여러분들은 교회 다니나, 아니면 절에 다니는가? ‘내 탓이요’는 없고 네 탓만 있는 사업장이라면 근무할 가치조차 없고 희망이 없는 사업장이다. 빨리 떠나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다.

68억 적자는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것부터 바꿔야 한다. 경비절감은 십 원, 백 원부터 시작되니 볼펜 한 자루라도 아껴야 한다. 더럽고 힘들고 귀찮은 업무를 외주 주지 말고 우리 손으로 해야 하며, 작업장을 잠시 비울 때 전등, 전열기 전원을 내려야 한다. 이렇게 하면 커다란 금액은 아니지만 한명의 일자리는 지킬 수 있고 이것이 발전되면 100명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쟁업체가 수주한 물량의 하도급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일량대비 금액이 줄었으므로 원가절감을 위해 더욱 힘들게 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가’ 이다.


혁신은 외부에서 오고 혁신의 성공여부는 내부 구성원의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는 말씀 드린 적이 있다. 변화와 혁신을 기피하는 것은 인간 습성상 당연한 현상이지만 가죽을 벗겨내어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이 혁신의 고통을 이겨내려는 마음이 있다면 혁신은 성공한다. 하지만 남들이 고통스럽게 혁신하는데 요행수를 바라고 무임승차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장담컨데 실패한다. 오늘의 어려움은 과거의 안이함에서 비롯되었듯 내일의 어려움은 오늘 내 자신의 요행심과 실천 없는 구호성 발언에 기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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