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의 격몽요결(1) (이창성著, 나무의 꿈刊)
擊蒙要訣(격몽요결)은 요즘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바른생활’에 해당하는 것으로 율곡 이이가 처음 글을 배우는 아동의 입문교재용으로 만든 책이다. 학문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마땅히 해나가는 것일 따름이라는 입장에서 저술하였다. 물론 이 당시의 일상생활은 아버지는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며 신하는 충성되고 부부는 유별하며 형제간에는 우애가 있어야 하는 유교사상이 지배하고 있었다. 전체 1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목적은 뜻을 세우며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을 닦고 도를 향하는 기초를 세우도록 노력하게 만드는데 있다.
擊蒙要訣序(격몽요결서: 머리말)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학문이 아니면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 배우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私慾에 막히고 학식과 견문이 분명하지 않게 되므로 반드시 책을 읽고 이치를 긍구해서 행할 길을 밝혀야 한다. 그 후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깊은 경지에 다다르고 실천하는 것이 中庸을 얻는 것이다.
제 1장 立志章(입지장)
평범한 사람이나 성인이나 본질은 같다. 사람의 본성은 본디 착해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지혜롭거나 어리석음의 차이가 없지만 성인은 무슨 까닭에 홀로 성인이 되고 나는 무슨 까닭에 홀로 평범한 사람이 되었는가? 진실로 뜻을 세우지 못하며 아는 것이 분명치 못하며 행실이 독실하지 못한데 있다. 뜻을 세우는 것과 아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과 행실이 독실한 것은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는데 어찌 남에게서 구하겠는가? 사람의 용모는 미운 것을 고쳐 예쁘게 할 수 없고 신체가 짧은 것을 길게 할 수 없으니 이것이 곧 이미 정해진 分數(분수)라 고칠 수 없으나 오직 마음만은 어리석음을 고쳐 슬기롭게 하며 불초한 것을 고쳐 어질게 할 수 있다. 지혜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으며 어진 것보다 귀한 것은 없다. 뜻을 세우는 것이 귀하다는 것은 공부를 하되 제대로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나이가 들어 죽으니 뜻을 이루지 못한다.
제 2장 革舊習章(혁구습장)
학문에 뜻을 갖고도 성취하는 바가 없는 것은 낡은 습관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구습은 마음과 뜻을 게을리 하여 편안하기만을 생각하는 것이며, 둘은 돌아다니는 것만 생각하여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며, 셋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것만 따르려 하고 고치려고 하다가 남들에게 따돌림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넷은 경전을 표절하여 알맹이 없는 글을 짓는 것이며, 다섯은 거문고타고 술 먹는 것에 세월을 보내는 것이며, 여섯은 장기바둑을 두고 온종일 배불리 먹기만 좋아하는 것이며, 일곱은 부귀를 부러워하여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여덟은 즐기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재물과 여색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구습의 더러움을 없게 한 후 학문에 힘써야 한다.
제 3장 持身章(지신장)
몸과 마음을 올바로 갖는다는 것은 입지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항상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의관을 바르게 하며, 얼굴빛은 엄숙하게 하여 바르게 앉아야 하며, 걸음걸이는 조용하고 말을 삼가서 해야 한다.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분명히 들을 것을 생각하며, 얼굴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의심이 나면 질문할 것을 생각하며 재물을 얻을 때는 義와 利를 분명히 하여 의에 부합된 후 리를 취해야 한다. 날마다 자신을 반성하여 마음이 올바른가, 학문이 진보되는가, 바른 행실을 했는가 살펴봐야 한다.
제 4장 讀書章(독서장)
입신을 하고 이름을 빛내며 군자가 되는 길은 오직 학문밖에 없다. 단정하게 앉아 공경히 책을 대하여 마음을 집중하여 자세히 생각하고 넓게 살펴 깊은 뜻을 이해하고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탐구해야 한다. 입으로만 읽을 뿐 마음으로 체득하지 못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제 5장 事親章(사친장)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깊이 깨닫지 못함이다. 세상 어느 것보다 부모가 물려주신 자신의 몸이 중요하다.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 어버이를 섬기는 기간이 길지 못하다. 그러므로 정성과 힘을 다해 섬겨야 하며 제대로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해야 한다. 옛사람은 하루 동안 부모를 부양하는 일을 정승의 부귀한 지위와도 바꾸지 않는다 했다. 시간을 아껴 부모를 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