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 黑描苗描(흑묘백묘)

GT정비기술센터가 잘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오늘은 ‘사드배치’문제로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있는 중국이야기를 하려 한다. 중국이 대국의 체면이 손상되었기에 ‘명분’을 중시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실리’추구를 위해 시비를 거는 것인지 진의를 파악해봐야 한다. 요즘 외교라인이 죽었다하니 알아볼 사람도 없을 듯합니다만 저는 ‘실리’쪽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번다고 예로부터 중국은 ‘실리’를 챙기는 장사를 잘했고 등소평 등장이후 중국의 실리적 성향은 더욱 강해졌다. 아래는 등소평의 유명한 일화인 黑描苗描論(흑묘백묘론)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이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은 당시 중국 대부분의 농가에서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으니 중국국민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비유였다. 또한, 등소평의 실질을 추구하는 정신이 함축되어 있고 문제 본질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고양이 색깔이 아무리 예쁘고 목소리가 꾀꼬리 같이 곱다 해도 농민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쥐를 잘 잡고 많이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문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로 본질을 모르는 사람이 윗분들에게 보고할 경우에는 배가 산으로 가게 된다. 엉뚱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문제 본질이 파악되어 해결방안을 보고하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 보고받는 윗분보다 보고자가 전문가이므로 제시한 해결방안대로 지시하면 되나 보고받은 사람이 본질을 모르는 상태에서 선 문답식으로 지시하면 엉뚱한 해결방안이 도출되어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뿐이다.

해결은 커녕 도움 되지 않는 미봉책이 나오게 되고 미봉책을 보완하기 위한 보완책이 나오면 제도는 누더기가 되어 담당직원조차도 처리방안이 명확치 않아 업무처리 매뉴얼을 만들게 되며 케이스별 사례집까지 발간되면 직원들은 더욱 지쳐가고 업무효율은 저하된다. 이것이 규제가 되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규제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한번 만들어진 제도를 일몰시키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알기에 문제가 발생되면 모두 윗분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 국민들은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지적하지만 본인 업무를 빨리 처리하기위해 급행료를 지급하거나 고위직을 동원하여 민원을 해결하게 된다. 등소평이 농촌의 쥐를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소탕하라고 지시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적어도 오징어 다리를 물에 불린 후 땅바닥에 문질러 쥐꼬리처럼 보이게 하여 학교에 제출하는 숙제는 없었을 것 같다.


문제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은 능력인데 선천적이기보다는 공부 해야 생기는 후천적 능력이다. 성직자들이 즉문즉설로 일반인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고해성사 받거나 고민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종교철학을 오랫동안 공부했기에 후천적 능력으로 생긴 것이다. 어른들이 자녀들을 상담하고 교육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 살아온 연배와 연륜의 철학에서 나온 소산물이다. 성직자가 신도들을 대하고 부모가 자녀들을 대할 때처럼 사심을 버린다면 본질을 빨리 꿰뚫어 볼 수 있게 된다.


국가 전반을 경영할 만큼 탁월한 능력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겠지만 아쉽게도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국민들은 후보자가 덜 부패하고 요소요소에 전문가들을 배치하여 국가를 이끌어 갈만한 인물인가 검증하고 투표로 선출한다.

선출된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때도 본질은 심플하다. 반도체를 잘 만드는 사람은 반도체 만드는 일에 종사케 하여 국가의 부를 키워야 한다. 수영이나 스케이트를 잘 타는 사람은 마음 놓고 훈련을 하게하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하면 되니 역할에 맞는 사람을 인선하여 장관으로 임명하면 된다. 유능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최순실게이트를 보면 최순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움직였으니 최순실은 권력의 속성과 본질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박대통령이 국가경영의 본질을 아는지 모르는지와 무관하게 권력층 친인척 비리에 진저리가 난 국민들은 미혼인 박근혜후보가 비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투표했다. 하지만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현실은 많지 않았다. 마리 앙뜨와네뜨가 된 대통령이 장관이나 수석에게 지시하면 지시받은 사람은 한술 더 떠 재벌이나 단체들을 부당하게 압박하고 최순실의 지시사항을 관철하려 했다. 내각은 이미 최순실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고 그의 말이 곧 대통령의 의지였기에 반기를 들 만한 사람도 없었다. 사심이 개입하니 본질을 벋어났고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을 기용하니 사단이 난 것이다.


도올선생이 그랬다. ‘사회 도처에 최순실이가 깔려 있다고’ 우리 내부에도 호랑이 등에 올라탄 여우모습의 최순실을 자처하는 이들이 존재하는지? 내 자신이 최순실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봐야 한다. 인사철이 되면 소위 Code인사를 해서 처장들은 팀장과 차장들을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 놓는다. 내가 입을 열기 전 내 의도를 귀신같이 알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팀장들로 채워놓으면 업무부담도 덜하고 퇴근 후에도 즐겁다. 물론 사심이 없다면 Code인사는 바람직하다. 실무에 정통하지 못한 임원들에게 사탕발림으로 보고 해서 사심이 반영된 본인 뜻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또 다른 최순실이나 진배없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일을 하던 본질을 벋어나면 안 된다. 또 본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일을 처리해서도 안 된다.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고양이 색깔이 아무리 예쁘고 목소리가 꾀꼬리 같이 곱다 해도 농민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쥐를 잘 잡고 많이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 인 것처럼 사회주의 건설에 있어 외자를 유치하고 외국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생산을 증가시키는데 필요하면 이를 장려해야 한다. 어떤 제도가 사회주의적인가, 자본주의적인가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은 생산증가에 도움이 되는가, 인민들의 생활이 향상되는가, 종합적인 국력향상에 이바지 하는가이다. 가난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등소평은 사회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자본주의식 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실무선의 이념싸움은 궁극의 목적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등소평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기에 오늘날까지도 ‘작은 거인’, ‘불멸의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다.


토론하며 본인이 이야기한 내용을 합리화, 정당화하기 위해 논리를 보강하고 논리에 논리를 더하는 것을 자주 본다. 또한, 반대편 논리를 허물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본질이 무엇인가 잘 봐야 한다.

- 대한민국이 잘 살기 위해서는 진보/보수의 논리가 모두 필요하다.

- 회사도 잘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필요하다.

- GT정비기술센터가 잘 살기 위해서는 때로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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