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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다시 보는 三綱五倫(삼강오륜)

인간의 도리와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이론

by 물가에 앉는 마음

유교문화에서 배운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와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이론을 익히는 것’이라 한다. 意譯(의역)하면 ‘행복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라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요즘에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적이라 한다. ‘쌍둥이 100쌍의 50년간 삶의 궤적에 대한 연구’ 등 미국은 이상한(?) 주제로 장기간 연구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하버드대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75년간 724명을 대상으로 행복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행복’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았으리라 판단되나 연구결과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보통사람들 예상과 달리 ‘돈과 힘’이 아닌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더욱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부분은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돈을 벌기 원하고, 돈을 번 후에는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 권력을 탐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연구결과이다. 실제 현대사회에서 정신병 치료개념중 하나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인간의 모든 고민은 전부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동양철학에서는 기원전부터 名利(명리)만 쫒는 삶은 ‘도’가 아니라했으며 ‘小人’생활을 벋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지성인이며 배려와 소통과 역지사지하는 ‘君子(군자)’의 행복한 삶을 추구 하는 것이 국가철학의 근본이었다, 이는 공자와 맹자 즉 孔孟(공맹)으로 대표되는 儒家(유가)사상뿐 아니라 노자와 장자 즉 老莊(노장)으로 대표되는 道家(도가)사상의 근간에 흐르는 철학이었다.


장자는 자연속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지만 풍속이 다른 곳에 가면 그곳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장자도 사람이 어떻게 하면 다양한 사회 상황에서 갈등과 대립 없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장자 철학의 핵심은 바로 타자와의 소통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자 역시 결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통찰을 제시 했다. 국가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에 일종의 거래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걷으면 자신이 아닌 국민들을 위해 사용하여야 상호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국가 체계가 강건해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주도 사람인지라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추우면 입고 졸리면 자야하며,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재물을 갖기 원한다. 하지만 군주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려면 보통사람과 같아서는 안 된다. 재분배를 하지 못하고 수탈만을 일삼아 민중봉기에 의해 사라져가는 군주들의 짧은 식견을 탄식한 것이다. -장자&노자,道에 딴지걸기: 김영사刊, 강신주著-

동양에서는 기원전부터 사회 구성원간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했고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임을 깨달아 통치철학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이다.


유교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정립했는데 이것이 三綱五倫이다. 三綱五倫은 군신, 부자, 부부, 친구, 노소 등 다양한 인간관계속에서 지켜야할 절대적이고도 일방적인 도리와 윤리규범을 정한 것이고 유교문화권에서는 이를 기본적인 윤리로 교육했다. 수천 년이 흐른 지금 유교의 기본적인 이론을 언급한다는 것은 진부하기까지 하나 요즈음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현상들을 보면 기본적 윤리가 지켜지지 않아 발생되기 때문이다.

최근 三綱五倫을 되짚어 보게 된 계기가 있었다. 직원들에게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행복은 매우 주관적이고도 추상적 개념이며 본인이 체험하지 못하면 좀처럼 그려내지 못하는 속성이 있으므로 과연 직원들이 어떤 모습을 행복으로 생각할까? 이런 저런 책들을 뒤적이며 뿌리를 찾다보니 ‘三綱五倫’까지 오게 되었다. 국가적으로는 대통령이 탄핵되고, 친족을 상해하며, 친구를 상대로 사기 치며, 황혼이혼과 졸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정도로 전통적 부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근본원인이 무엇일까? 人間事는 관계의 연속이니 대인관계가 좋다면 탄핵, 상해, 졸혼이 없었을 것이나 근간이 흔들리니 여러 사건들이 발생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유교문화권에 속해있기에 삼강오륜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

君爲臣綱(군위신강): 임금과 신하사이에 지켜야할 도리

父爲子綱(부위자강): 어버이와 자식사이에 지켜야할 도리

夫爲婦綱(부위부강): 남편과 아내사이에 지켜야할 도리

父子有親(부자유친): 어버이와 자식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한다.

君臣有義(군신유의): 임금과 신하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한다.

長幼有序(장유유서): 어른과 아이사이에는 질서가 있어야 한다.

夫婦有別(부부유별): 남편과 아내사이에는 구별이 있어야 한다.

朋友有信(붕우유신): 친구와 친구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 행복하다 했는데 우리 주변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삼강오륜에 대입해 보면 어긋나는 것이 분명히 있다. 모두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할 친함, 의리, 질서, 구별, 믿음에서의 오류로 인해 사건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비유법의 달인이었던 장자는 인간관계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간결하게 이야기 했다.

배를 저어 가는데 빈 배가 와서 부딪치면 사공은 화를 내지 않지만 사람이 타고 있는 배가 부딪치는 경우에는 불같이 화를 낸다. 나를 비우고 인생의 강물을 흘러가면 나를 해할 자가 없다.(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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