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혼자라면 맹자를 만나라(1), (박경덕著, 페이퍼스토리刊)
저자인 박경덕씨는 본업이 방송작가이다. 도올선생의 맹자강의를 듣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어 맹자에 대해 공부하고 본 입문서를 쓰게 되었다.
仁義(인의)를 말해야지.
샐러리맨들이 퇴직금을 털어 식당은 자영업을 하면 5년 내에 80%가 망한다고 한다. 온가족이 열 두 시간 넘게 일을 했는데... 땀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을 빌면 그들의 성공담은 ‘이익만을 좇아 사업을 했다면 예전에 망했다.’로 요약된다. 손님을 위해 장사한다는 마음이 내 이익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잘 나가던 위나라가 진나라에게 밀려 굴욕적으로 나라이름도 양으로 바꾸고 대량이란 곳으로 수도를 옮겼다.
혜왕은 많은 돈을 들여 맹자를 초빙했다.
망해가는 이 나라를 어찌하면 강병부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까?
맹자가 크게 소리쳤다.
망해가는 나라를 일으키는데 강병부국이 말이 되나 仁義를 말해야지.
인은 남을 측은하게 생각할 줄 아는 이타심이고 의는 스스로 부끄러움, 수치심을 느껴 행동으로 실천하는 용기이다.
식당에서의 仁義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조리하고 착한가격에 판다. 손님의 기호에 맞추려 끊임없이 노력하여 내 자식에게 먹여도 손색없는 음식을 내오면 손님들은 문전성시를 이뤄 이익이 남게 된다.
天時(천시)는 地利(지리)만 못하며, 地利(지리)는 人和(인화)만 못하다.
天時는 운이나 능력을 뜻하며 地利는 좋은 목과 내놓는 음식이나 상품인데 그것만으로는 손님을 끌어 들일 수 없다며 人和를 말한다. 人和는 여러 사람이 어울려 서로 뜻이 맞고 정답게 지내는 것이다. 종묘 부근에 홍어식당이 있는데 종업원이 아닌 주인 딸이 정겨운 서비스를 해주는 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종업원 이었다. 종업원은 주인 할머니가 자신을 가족처럼 챙겨주기 때문에 내 집처럼 생각하고 일을 한단다.
화살통의 화살을 하나씩 꺾는 것은 힘들지 않으나 한 움큼의 화살은 꺾을 수 없다. 개인은 하나의 화살이지만 개인을 한 움큼의 무엇으로 만들어주는 초강력접착제는 ‘화목’이다.
*註) 저자는 식당영업에 빗대 ‘天時는 地利만 못하며, 地利는 人和만 못하다.’라는 문구를 설명했는데 원래의 뜻은 이렇다. 맹자는 패권을 노리던 전국시대의 인물로 당시 상황을 비교하여 해석해보면 ‘天時: 운, 일기’가 따라도 ‘地利: 난공불락의 요새’를 차지하고 있는 적군을 이기지 못하며, 난공불락의 요새를 가지고 있어도 ‘人和: 단결, 화합’하는 병사들을 이기지 못한다.
맹자가 보는 인간관계
맹자 왈, 천하의 인간관계는 다섯 가지다. 오륜이라 부르는 그 관계의 첫 번째는 부부관계다. 남녀가 만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그런 작은 세상이 모여 천하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부자로 부모자식관계이다. 인간관계중 떼어 놓을 수 없고 그 누구를 자신이상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가장 아름다운 관계이다.
다음은 군신관계가 있다. 군주와 신하의 관계는 녹을 주고받는 것으로 시작된 갑을 관계와 다르지 않다.
다음은 형제관계로 애증의 관계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
마지막관계는 친구로 가족을 벗어난 관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계이다. 부부관계보다 깊을 수 있으나 등을 돌리면 원수가 될 수 있다. 살아가면서 타인과 맺는 관계는 이 다섯 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註) 저자가 이야기하는 오륜의 순서가 우리가 배웠던 순서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 長幼有序, 朋友有信등 다섯 가지 인간관계에서 자식이 효도하고, 신하가 충성하는 일방의 관계가 아닌 부자상호간 친함이 있어야 하며 군신 상호간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해석은 변함이 없다.
여기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는 군신관계이다. 갑이 되면 군주가 된 듯 알량한 힘을 멋대로 휘두른다.
군주가 신하를 자기가 기르는 말이나 개 정도로 여긴다면 신하는 군주보기를 성내를 걸어 다니는 보통 사람의 하나로 여길 것이다. 군주가 신하를 흙이나 쓰레기처럼 여긴다면 신하는 군주보기를 죽여야 할 원수나 적으로 여길 것이다.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군지시신여견마 즉신시군여국인)
君之視臣如土芥 則臣視君如寇讐(군지시신여토개 즉신시군여구수)
인간의 조건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이 없다면 인간이 아니다. 측은지심은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의 시작’이며 수오지심은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는 마음의 시작’이다. 이런 마음은 욕심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욕심에 가득 차 있으면 남을 배려하고 위하거나,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는 용기 또한 낼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