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
우리나라의 산업화 및 급속한 국민소득 증가는 전기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를 가져와 발전소를 정비하는 우리 회사도 불황을 모르고 성장해 왔으며 기술의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제품 생산, 판매가 아닌 기술 인력만의 정비 서비스로 매출 1조 원을 넘겼으니 대단한 규모다.
최근 경쟁업체와 제작사의 A/S 시장 진출은 우리 회사 시장을 잠식,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아직까지는 가격은 월등히 비싸나 정비품질로 경쟁우위를 점했지만 조만간 후발업체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것이므로 우리 회사 종합적 경쟁력은 저하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예전과 달리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중소기업이 이미 진출해 있는 시장은 중소기업들끼리 구성한 협의회, 협회 등 카르텔이 조직적으로 대응하여 각종 민원을 일으키기에 공기업인 우리 회사가 해당 시장에 숟가락을 얻어 놓는 것은 원천 봉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시장을 만들기 전에는 우리 회사가 발 들여놓을 수 없는 상황이며 신기술 유효성이 검증되어 시장을 형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R&D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R&D를 등한시하는 경우 우리 회사 지속성장은 불가능해진다.
우리 회사는 90년대 초반 원자력정비기술센터와 GT정비기술센터 설립 후 20년이 흘렀으며, 최근 주변 경쟁자가 생겼으니 Business -Model의 적정성부터 검토되어야 하는 시점이 넘었다. 원정센터 설립 이전 타당성 검토, 설립 준비 등에 깊숙하게 관여되어 있었고, 설립 이후에도 관련 업무를 수행했었기에 어쩌면 소속원들 보다 폭넓은 그림을 그려왔는지 모른다. 원자력센터는 발족 전 3년 정도 검토, 교육 등 준비했는데도 사업을 시작하여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5년이 소요되었다 그 후 지속적인 R&D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
GT정비기술센터의 경우에는 최근 전력예비율이 높아 Gas TBN 가동시간이 적어졌고 이와 비례하여 사업물량이 적어진 GT센터 시장 환경과 단기전망은 설립 당시보다 악화되었다. 신기종 출현으로 제작사와 발전소 운영자 간 체결하는 LTSA(Long Term Service Agreement), GT국산화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제작사 연구개발 추이를 보면 앞으로 펼쳐질 사업 환경이 녹녹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매출 증가세가 꺾였고 사업부서는 매출 증대를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고객 발굴도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며 새로운 사업 분야 또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예를 든 원자력정비기술센터와 GT정비기술센터를 설립은 우리 회사 역사상 가장 활발했던 시장 개발과 신제품 개발 사례로 새로운 제품과 시장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제는 단기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장기적 매출 증대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투자해야 할 시기다. 단기 매출도 증대되면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면 금상첨화겠으나 단기 매출이 부진할수록 멀리 가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동안 미래FORUM을 통해 꾸준히 이야기해 왔던 원전 제염, 해체와 노후 발전설비 개조사업을 적극 검토한다고 하는데 연관 사업이 그것밖에 없을까? 거론된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량을 갖춰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생산업체는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R&D 투자를 한다. 신형 자동차가 출시되려면 국내는 1조 원(르노삼성 SM6사례) 정도 연구비용이 수반된다. 제약회사 또한 신약 출시를 위해서는 엄청난 연구비를 투자한다. 우리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정비 서비스 사업 분야도 저절로 사업이 되는 것 같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단언컨대 신사업 개척은 장기적 R&D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도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오히려 후배님들이 걱정하고 있다. 물론 나 자신이 미래학자도 아니며 정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십 수년간 미래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 왔기에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o 우리 회사가 당해 연도 매출 목표에 쫓겨 단기 매출을 올리는 것만 신경 쓴다면 부실 Project 추진해서 악수를 두는 것이 아닌가요?
o 우리 회사가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는 무엇일까요?
o 과연 선배님들은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나요?
위기가 기회라고 했으니 불황이며 중장기적인 전망이 좋지 않은 지금이 기회다. 창사 이래 그런 적은 없었지만 전 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월급 인상을 동결한다던지 협력업체 활용 비중을 낮춘다던지 하는 조치도 고려해 봐야 한다. 물론 경비절감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현재가 위기라는 인식을 전 직원들이 체감하고 공유해야 위기상황을 쉽게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일은 미래가 아닌 현재다.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는 것은 먼 미래지만 날이 밝으면 가까운 미래가 되고 미래는 바로 현재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교세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님의 ‘불황을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읽어 본다.
1. 경영자는 전 직원들과의 끈을 더욱 튼튼히 묶어야 한다. 경영이 악화되면 경영자와 직원 간, 부서 간 관계가 파괴된다.
2. 경비란 경비는 다 삭감한다.
3. 임직원 전원이 영업에 임하라.
4. 신제품과 신상품 개벌에 주력해라. 불황기에는 근시안적인 대처를 하기 쉬운데 불황일수록 중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