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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과외공부

왜 책을 읽어야 하나?

by 물가에 앉는 마음

가끔씩 아침 6시에 출근하여 7시 정도까지 커피 한잔 나누는 차장은 우리처가 아닌 다른 처에 근무하고 있다. 후배와 일과 시간 전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는 것이니 서로가 과외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내가 권해준 책을 읽고 소감을 토론하기도 하고 잘 풀리지 않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오늘은 후배와 얼마 전에 나눴던 남은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 회사 기업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최근 현상을 보면 세계 제일의 정비기술회사를 지향하는 것과 회사 식구들의 의식은 분명 괴리가 있다. 기술은 세계 제1의 수준이라 하나 의식과 정서는 격차가 있는 것 같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예전에 기업은 2류, 정치는 3류 라고 표현해서 구설에 올랐는데 우리 회사 식구들의 의식과 정서가 1류가 아닌 것은 맞는 것 같다.(잘못하면 구설에 오를 텐데 나를 포함한 이야기이니 이것에 대한 반론은 사절한다.)

나는 전입직원이나 신입직원들과 면담에서 앞으로 직장생활 30년을 잘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10년 후에 차장, 20년 후에 부장, 30년 후에 처장으로 퇴직하려면 그에 걸맞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계획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하지만 이는 직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10년 후 존경받는 선배 모습, 20년 후 존경받는 선배 모습을 그려야 하며 30년 후에는 존경받는 선배로서 퇴직할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다.


어떻게 존경받는 선배가 될 수 있을까? 30년 넘게 직장생활하며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책을 읽듯 의식적으로 문화인이 되고 깨우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 소양을 갖춘 집단만이 올바른 기업문화를 가질 수 있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기술이 좋고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일류직원이 된 것은 아니며 일류기업에 근무한다고 덩달아 일류직원이 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물론 상류층, 지식인들이라는 의사, 변호사, 교수들 중에는 反文明人(반문명인)도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성폭행을 하고 마약을 복용하며 심지어는 노출증에 걸린 바바리맨 검사도 있지만 일류기업에 맞는 생각을 하는 직원만이 일류직원이다. 또한, 비천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인 문화를 만들 수도 없다.

얼마 전 퇴직하면서 많은 자료를 갖고 나간다는 직원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성공했냐면 그렇지 않다. 공기업이라는 울타리와 회사의 네임밸류가 있으니 전문가 대접을 받았지만 중소기업으로 가니 갖고 있는 정보의 영향력은 반감 되었고 신뢰성도 낮아졌다. 3류 적인 사고로 회사를 떠난 사람이 1류가 될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내가 1류는 아니다. 내 자신도 너무 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10년 정도 공부하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줄 알았는데 아직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아니 공부하면 할수록 목표가 멀어 보여 걱정이며 실제로도 멀다. 장기적 관점에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일 년에 다섯 권씩이라도 책을 읽혀야 한다. 바람직한 기업문화는 하루아침에 생성되거나 정착되지 않는다.

2015년 OECD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독서량은 세계 192개국 중 한국은 166위이며 하루 독서시간은 8분, 독서 인구는 56.2%로 성인 10명중 3.5명은 1년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왜 책을 읽어야 하나? 이미 돌아가신 공자, 맹자, 장자의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없으니 책을 봐야 한다. 말씀은 수백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왔으니 삶의 지표이자 좌표로 삼을만하지 않겠는가. 또한, 세상의 모든 것을 체득할 수는 없으니 책을 읽으면서 간접체득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책속에 성공의 지름길이 있는 것은 아니나 책을 읽는다면 인간다운 삶, 성숙된 삶을 살 수 있으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배우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며 문제해결능력을 키워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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