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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올바른 조직문화란?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우받고,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

by 물가에 앉는 마음

지난 이야기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열정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맺었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새롭게 태어나는 혁신은 동물에게도 있습니다. 솔개의 수명은 70년, 40년 정도 살면 발톱이 무뎌지고 부리가 길게 자라 가슴에 닿게 됩니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 다른 하나는 산 정상에 날아올라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를 빠지게 합니다. 새로운 부리가 나면 무뎌진 발톱을 하나씩 뽑는데 6개월이 걸립니다. 이후 새로운 30년을 살게 됩니다.


4달 정도 지속된 제 잔소리가 ‘문화’를 언급하는 단계이니 눈치 빠르신 분들은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고 감을 잡으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 달 정도 분량이 남아 있으니 맞습니다. 그동안 주변 환경의 변화, 왜 비전을 가져야 하나? 변화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혁신의 시발점과 마음가짐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는데 오늘은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제가 송변전 식구들에게만 잔소리를 하는 것 같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 혁신의 필요성과 마음가짐들은 우리 회사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이 계속 고민하는 것입니다. 사내 게시판에 올려놓는 내용이니 원자력이나 화력분야에 종사하는 식구들도 필요하면 읽는 것이고 아니면 지나치면 됩니다.


문화라는 것은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으로 민주국가에서는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듯 기업문화도 마찬가지로 CEO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회사 식구들 모두가 공유하는 생각과 행동하는 방식이 그 회사 고유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CEO의 경영 방식에 따라 간부들이 영향을 받고 간부들을 따라 하는 직원들에게 파급되는 면이 있으니 CEO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으나 강제화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흔히 한국 대표기업의 기업문화를 이야기할 때 현대는 저돌적이며 삼성은 치밀하고 대우는 개척정신이 강하다고 하는데 이는 왕회장님과 선대회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왕회장님과 선대회장님이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기업문화는 대부분 직원들의 정신과 태도에 후천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 회사 기업문화는 무엇일까?

1990년대 초 ‘See At The Top, 2000: 2000년대에는 정상에서 만납시다.’라는 기업문화 활동이 있었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고 통용되지 않는 것을 보면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좋은 행동을 권장했을 테니 완전 실패로 보기 어렵다. 이처럼 문화라는 것은 아직까지 통용되어 오던 규범을 하루아침에 무시하고 송두리째 바꾼다고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철저하게 통제되는 공산국가에서는 가능한 부분이 있다.)

일련의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 하면 연상되는 단어는 무엇일까? 새마을운동 구호와 비슷하지만 ‘근면, 성실, 협동’ 공기업이니 ‘정도’ ‘청렴’ 등이 아닐까 한다.


무형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거나 창달하려 할 때는 먼저 문화와 표준어의 속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표준어는 새로 만드는 언어가 아니라 한 나라에서 쓰이는 말 중 가장 큰 세력이 가장 좋은 말로 여기는 말을 바탕으로 정해 놓은 언어 규범이다. 일반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에서 쓰이는 말이 표준어가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서울 중산층들이 사용하는 말이 표준어이다. 문화라는 것도 특정 집단 내에서 대다수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문화가 되는 것으로 도둑놈 소굴에서도 동료 도둑놈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는 질서와 문화가 꽃이 피고 양아치 세계에서도 그들만의 형님 문화가 있다. 깍두기들은 서열이 정해져 있어 형님이 오면 주위에 사람이 있든 없든 90도로 허리를 굽혀 큰소리로 ‘오셨습니까, 형님’을 외쳐야 한다. 형님에 대한 존경심을 정신과 태도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 깍두기들 문화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속성은 강압적이지는 않지만 규범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것이 표준어이자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올바른 문화 형성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것은 권장하고 반대의 것은 배척하는 등 행동규범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2016년은 송변전이 많은 분야에서 변곡점이 되는 해가 될 것인데 이에 걸맞은 송변전문화가 생성되어야 하며 모든 식구들이 공감하고 행동해야 1회성 구호가 아닌 문화로 정착될 것이다. 變曲點(변곡점)이란 단어는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나 하강에서 상승 커브로 변화되는 시점을 지칭하는 것이니 전환점이나 터닝 포인트라는 단어보다 적절할 듯하다. 2016년은 기능에서 기술로, 만년 꼴등에서 일등으로, 패배감에서 우월감으로, 송변전의 침체된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바람직한 송변전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규범들이 필요하며 새로 시작하는 시점이기에 현재 근무 중인 모든 송변전 식구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행동규범은 제가 올해 1년간 강조할 주제들인 ‘신상필벌’ ‘청렴’ ‘열정’이 그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은 아니며 새로 도입되는 것이 아니다. 외부에서 우리 회사를 평가하는 기업문화와 우리 정서상에 잠재되어 있는 ‘근면, 성실, 협동’ ‘정도’ ‘청렴’ 등과 같은 개념이고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우받고

간부는 간부의 자리에서, 직원은 직원의 위치에서 본분을 지키며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송변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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