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니스벳著 최인철譯, 김영사刊)
생각의 지도: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생각의 지형을 탐색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 동양과 튀어야 인정받는 서양, 종합하는 공양과 분석하는 서양, 마음을 읽는 동양과 표현에 집착하는 서양, 논쟁하는 서양과 타협하는 동양... 상투성과 정형화의 함정에서 벗어나 동서양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저서!
본 책의 광고 카피는 김정운 교수나 황상민 교수 등 여느 심리학자가 만든 책과 마찬가지로 동양과 서양은 심리적으로 완전히 반대라는 면에서 같았으나 서양의 심리학자는 어떤 시각으로 분석했을까 라는 궁금증에 책을 집어 들었다. 예일대, 미시간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역자는 미시간대에서 저자에게 지도받아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이다.
** 동, 서양의 차이에 대한 책이니 얼마 전에 언급했던 이야기를 재탕해 보면 **
서양에서는 ‘나’를 중시하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강하나 한국에서는 남과 비교를 하여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우리’를 중시하여 상대방과의 동질성을 찾아내려 노력하며 ‘집단’에 속하려 하는 성향이 강하다. 해병대전우회, 고대 동문회, 호남향우회가 불가사의할 정도로 결속력이 강한 것은 한국인 누구에게나 저변에 깔려있는 심리코드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심리학 교수가 이야기를 했다면 신뢰성이 있을 텐데 제가 하니 신뢰가 부족할 듯하여 황상민 교수의 이야기를 빌어보면
우리나라 사람은 상대방의 나이, 고향, 직위 등으로 서로를 구분하려 한다. 타인에 의해 자신의 정체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한국인의 심리이다. 하지만 오늘날 과거에 사용하던 구분의 경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년처럼 보이는 70대 할아버지, 좌파와 우파를 어우르는 ‘중도 실용’,.. 경계와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지만 ‘돈’이라는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기준이 등장했다. 이것은 비교적 잘 사는 한국인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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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인가 물으면 어느 집안의 아들, 어는 회사의 직원이라 답하지 ‘나는 잘 웃고 친구를 좋아하고 사색과 상상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인의 집단주의의 발로이기도하다. 아무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자아’를 찾든 ‘집단’을 찾든 ‘대화’를 통해 확인한다. ‘한국인의 심리 코드(황상민著, 추수밭刊) 중에서’
Chapter 2 동양의 더불어 사는 삶, 서양의 홀로 사는 삶
‘당신 자신에 대해서 말해보시오’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에 미국과 캐나다인들은 친절하다, 근면하다.라는 성격 형용사를 사용하거나 나는 캠핑을 자주 간다.라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한국, 중국 등은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다 등 주로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적 맥락을 동원하여 대답을 하고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많이 언급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을 기술할 때 타인을 언급하는 정도가 일본인은 미극인의 2배 정도로 높았다는 것도 있다.(나는 내 누이와 요리를 같이 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격언은 동양에서 개인적 개성이 억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양에서는 개인적인 성공보다 집단 전체의 목표 달성이나 화목한 관계를 더 중시한다. 동양인들의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규칙은 보편적이라기보다는 특수하며 각자가 마땅히 행해야 하는 역할에 근거하고 있다. 동양인이 미국인 가정을 방문해서 의아해하는 것 중의 하나는 누구에게든 ‘고맙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테이블 정리해줘 고마워, 세차를 해줘 고마워. 동양에서는 각자가 마땅히 엄수해야 할 의무를 이행했다 해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양에서 인간은 인간관계 속에서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하게 독립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리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동양인에게 행위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 조정되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다.
이로 인해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서는 강한 애정을 보이고 유사하다고 느끼며 더욱 신뢰한다, 외부 집단에 대해서는 일정 거리를 둔다. 그러나 서양인들은 내부 집단 사이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며 내부나 외부 집단에 대해 크게 구분하지 않는 보편 주의적 행동 원리를 따른다.
동서양의 자기 개념의 차이는 자신을 얼마나 독특한 존재로 보는가 하는 문제에서도 발견된다. 미국인들은 자신의 독특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동양인들은 그러한 착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그림을 보여주고 선택하라 하면 미국인들은 가장 희귀한 것을 고르고 한국인은 가장 보편적인 것을 고른다. 여러 가지 색상의 볼펜들을 선물로 한 가지를 고르라 하면 미국인은 가장 희귀한 색의 볼펜을 고르고 한국인은 가장 흔한 색의 볼펜을 골랐다. 미국인들은 항상 눈에 띄고 싶어 하나 한국인들은 늘 남들 정도만 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얼마 전 회사 내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현재의 현상만 보려 하지 말고 과거와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봐야 한다. 다양한 관점으로 여러 학문을 융합하고 통섭하는 것이 필요하다. TF의 구성도 신입직원, 선임 직원, 사무직, 기술직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하고 필요하다면 심리학 교수도 초빙해야 한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기술회사인 우리 회사는 모든 것을 기술적으로만 해결하려 하고 기술적으로만 결론을 내려한다. 사물과 현상을 보는 관점을 다양화해야 한다. 향후에는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해서 보다 부가가치 높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話者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시행하는 측면에서는 답답한 측면이 있다. 사무직은 기술에 대해 모르고 기술직은 인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며 신입사원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심리학자는 회사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서로 한발 물러나 있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인문과 기술을 모두 이해할 수 있고 두 분야 모두에 대해 넓고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이러한 사항은 우리 회사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돌파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다. 인문학을 공부하려면 ‘文史哲’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하고 옛날 선비들 역시 ‘文史哲’ 즉 文學, 歷史, 哲學뿐 아니라 藝術에 대해 공부했다. 최근에는 歷史도 세분화되어 ‘인류의 역사’보다는 단기간의 역사, 특정분야의 역사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며 전쟁의 역사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도 많다.
2차 대전에서 독일의 패망 원인은 무엇인가? 역사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분분하다. 히틀러의 과대망상이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 학자도 있고
자연을 이해하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Giga의 속도로 진격한 독일군은 모스크바 함락을 눈앞에 두었으나 불어 닥친 冬將軍으로 인해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사람도 무기도 보급로도 얼어붙었다. 유능한 기상학자가 있었으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는지 모른다.
흥미로운 결론을 내린 사람도 있다. 독일 패망의 원인은 ‘완벽한 기술’이었다. 독일 무기의 우수성은 V-Rocket(미사일)과 Messer- schmitt(전투기), U-boat(잠수함), Tiger-Tank(탱크)에서 입증되었고 연합군의 무기보다 고성능이었다. 하지만 완벽함을 추구하는 독일 기술자들은 불량품을 허락하지 않아 대량생산에 실패했다. 반면 미국과 소련 전차는 허술해도 대량생산이 가능했기에 물량공세에 독일이 당하지 못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독일의 국민성을 히틀러가 일찍 간파했다면 이 또한 세계의 역사는 바뀔 수 있었다. 기술과 인문학의 접목과 통섭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제갈공명은 兵法뿐 아니라 天文學에도 식견이 높았다. 바람을 기다려 火攻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것도 인문학의 힘이다. 우리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이야기하고 있고 닮고 싶어 하며 우리나라에도 스티브 잡스가 태어났으면 하는 부러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취업을 하기 위한 학습과정이며, 인문학이 단순한 학점 취득용 교양과목으로 치부되는 한 절대로 스티브 잡스는 탄생하지 않을 것 같다.
우리 회사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이 기술직으로 입사하여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기 전까지는 사무실에서 책을 읽을, 그것도 인문학 서적을 뒤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서적을 뒤적여야 하며 승진을 하기 위해 기술사 자격,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 들쳐보는 책은 모두 기술서적이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인은 가장 희귀한 색의 볼펜을 고르고 한국인은 가장 흔한 색의 볼펜을 골랐다.’라는 대목과 비즈니스, 기술과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을까?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친구와 막걸리 한잔 놓고 閑談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한다.
해가 지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자가용의 색상은 검은색, 흰색, 은색이 주류를 이루었다. 현재도 무채색은 무난하고 튀지 않아 중고차 판매에도 유리하다. (2011년 WSJ 통계 자료를 보면 한국은 91%가 무채색(검은색 23%, 하얀색 15%, 회색 3%...) 일본, 중국은 80%를 넘지 않았고 유럽은 70% 정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많은 외침과 일제강점기, 6.25 사변을 겪어왔기에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감추는데 익숙하고 튀는 것을 싫어한다기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을 겪어왔고 교육을 받았으니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 한국의 자동차 기업이지만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간파하지 못하고 최근까지도 젊은 층을 겨냥한 요란한 색상의 차량을 선보였으나 판매에 커다란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서구화 교육, 패스트푸드를 먹은 우리의 아이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시대가 왔다. 이전과는 양상이 다른 시대가 열릴 것이다. 소품종, 대량생산을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다양한 색상의 차량을 생산할 준비를 해야 한다. 튀는 색상의 차량은 튀는 값을 받는 것이 외국의 사례다.
또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자동차 튜닝사업의 앞날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자기만의 개성 있는 차를 갖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에 천만 원짜리 차에 천만 원의 튜닝비용을 지불할 것이므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튜닝사업은 크게 번성하는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튜닝은 기술도 필요하지만 예술과 가까우므로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술로만 승부하려면 실패하는 사업이다.
그간 수많은 인문학 책을 소개해 드렸으니 이쯤에서 질문을 드리는 것이 맞을 듯하다.
‘활용하는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을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나?’
‘어떻게 하는 것이 통섭이고 융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