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의 유명한 음식이 뭐지?’
암스테르담(Amsterdam),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비행기로 이동했다. 암스테르담은 인천으로 가는 중간기착지지만 작은아이가 유학했던 곳이며 친구를 만나기 위해 무박 1일 시간을 만들었다. 작은아이 친구가 차를 갖고 공항까지 마중 나왔으니 가이드 두 명이 따라붙은 셈이다.
네덜란드는 물의 도시답게 민물인지 바닷물인지 모르겠으나 도로 옆이 수로다. 수로에서 캐스팅하는 낚시꾼들을 봤으니 네덜란드 경치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수많은 양떼를 지나 네덜란드 전통가옥이 많은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고 식사 하기로 했다. 파스텔 톤 네덜란드 주택들은 틈새 없이 벽을 맞대고 있고 마당이 없으며 길가에서 주방과 거실이 훤히 보이는 채로 생활하는 것이 이채롭다. 아마도 간척으로 땅을 넓혀 갔기에 땅이 귀해 생긴 주거문화 같다. 또한, 저지대 늪지에 집을 지었기에 피사의 사탑같이 뒤로 또는 옆으로 기운 집도 보인다. 수로에 놓인 다리 대부분은 부산 명물이라는 영도다리처럼 跳開式(도개식) 다리이며 집 앞에는 요트가 놓여있는 것이 이채롭다. 동네식당 전통 브런치는 20여일째 먹는 양식이지만 깔끔하고 먹을 만하다. 하지만, 잘사는 나라답게 가격은 비쌌다.
* Amsterdam은 암스텔강에 댐을 만들어 조성된 도시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땅이 좁아 벽들이 붙어 있고, 기울어지고…. 는 근거 있는 추정이다.
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가 숨어 살았던 집 앞은 암스테르담 운하 관광 보트 선착장이며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이 의무처럼 보트를 탄다. 20여 명씩 태운 보트가 쉴 새 없이 드나든다. 운하의 물은 탁하게 보이나 여름에는 뛰어들어 수영한다며 승무원이 비커로 물을 떴는데 보기보다 맑다. 양옆으로 늘어선 보트 하우스들이 암스테르담의 높은 집값을 대변해준다. 보트 안에서 화초도 키우고 거실, 주방 등이 갖춰져 생활에는 걱정 없어 보인다. 보트가 암스테르담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통과해야 하는 다리에 보트용 신호등이 붙어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선장들이 연신 무선 교신을 하며 먼저 가고 늦게 가는 순서를 정하는 듯하다.
암스테르담 집값이 비싸다고 하여 중개사 사무실 매물을 보니 백만 유로 이하의 물건도 많다. 포르투갈 라고스에서는 10~20만 유로 정도면 살 집을 구할 수 있었는데 암스테르담 집값이 라고스보다 비싸긴 하다. 서울대비 집값은? 면적대비 가격을 따져봐야겠지만 비슷하거나 서울이 조금 비싸지 않을까 생각된다.
11월 초인데 다운타운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을 밝혔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느리게 느리게 작업하기에 작은 아이가 조바심 내며 물어봤다. ‘언제 불을 켜니?’ ‘아마도 12월 초!’ 크리스마스 장식을 좋아하는 작은 아이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으나 암스테르담 다운타운 불빛이 아이 웃음을 살렸다.
‘암스테르담에서 유명한 음식이 뭐지?’ ‘와플, 피쉬 앤 칩’ 작은아이도 그렇고 집에서 음식점을 한다는 친구도 네덜란드는 값은 비싼데 맛있는 음식이 없는 것이 특징이란다. 맞다 ‘피쉬 앤 칩’이 맛있는 음식이라면 네덜란드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는 거다. ‘피쉬 앤 칩’이 유명하다는 영국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찾지못했었다. 기름에 튀기면 맛없는 음식이 어디 있으려고, 내가 신던 신발도 튀기면 맛있을 텐데…. 우선 와플을 갓 구워내 맛있다는 집을 찾아갔으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30분 정도 대기해야 한다 해서 빠르게 포기하고 인근 차가운 와플로 대치했다. 따뜻한 와플이 얼마나 맛있으려고? 때로는 빠른 포기가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안내하느라 종일 고생한 작은아이 친구를 위해 ‘피쉬 앤 칩’ 대신 스테이크를 사기로 했다. 스테이크와 사이드로 곁들여 나온 감자칩. 소고기 맛이야 어느 나라나 비슷할 것이고…. 감자칩을 먹어봤더니 고급음식점인데도 맥도날드보다 조금 맛있다. 아하, 이래서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네덜란드는 음식 맛이 없다고 하는구나.
조용하고 고즈넉한 포르투갈, 가우디 건축문화의 정수 스페인, 만지지 않은 자연의 감동 크로아티아, 잠깐 맛본 네덜란드를 끝으로 해외여행이 끝났다. 회사 가는 것을 일하는 것이 아닌 놀러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잠깐 동안의 외도가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여행하는 재미 중 하나는 먹는 것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는 신기할 만큼 부드러운 문어요리나 미쉐린 맛집의 트러플 정식이 아닌 거친 빵과 감자칩이었다. 감자칩은 포르투갈이 세계 최강인 듯하다. 육, 해, 공 음식을 주문하면 사이드로 나오는 감자튀김은 스틱이나 슬라이스 모두 포르투갈이 최고였다. 심지어 포르투 중앙역부근 핫도그 집에서 나오는 감자튀김 맛도 환상적이었다. 그 집은 핫도그 맛집으로 유명한 집인데 바로 튀겨낸 감자튀김이 더 맛있었고, 문어 요리로 유명한 맛집에서 내놓은 감자튀김도 문어요리만큼 환상적이었다.
거친 빵은 아무 곳에서나 맛있었다. 식전에 나오는 빵뿐 아니라 주로 아침에 먹는 동네빵집의 거친 빵은 천연 효모를 사용하여 발효했는지 속이 편안하고 괜히 건강해지는 느낌을 준다. 또한, 빈민들도 사 먹을 수 있는 가격이 감동이었다. 빵 값이 싸다는 것은 4개국 모두 정치가 안정되었다는 것이며 정치를 잘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 컨셉이 ‘느림과 여유’라도 4차 산업혁명의 신세를 지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타다’가 불법이냐 적법이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에어비앤비, 우버가 여행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으며 드브루브니크에서는 넷플릭스로 한국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시청했을 만큼 인터넷이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GNP로만 따지면 스페인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포르투갈 23000달러, 크로아티아 13000달러 정도지만 선진국 여부를 GNP로만 따지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인터넷 속도에서는 분명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으나 그들은 그들 나름의 높은 질서와 수준으로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4차 산업혁명的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안전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시니어에게 버스 좌석을 양보하는 젊은이도 볼 수 있었고 휴양지에 쓰레기가 많지 않은 것을 보면 정신문화면에서도 선진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