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 용인술(2) (김성회著, 쌤앤파커스刊)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잘 말하는 사람

by 물가에 앉는 마음


유능한 리더일수록 구성원들의 성과와 역량에 대해 기대치가 높다. 적재적소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육성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공자와 제자의 대화를 보면 주로 문답이다. 공자의 방법은 제자들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가르침’이 아니라 올바르고, 정직하고 치밀해야 하는지 판단력을 주는 ‘깨우침’이었다. 논어라는 책 제목 자체가 스승인 공자와 제자와의 대화집이다. 공자가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한 것이 ‘論’이고 제자들에게 전해준 가르침은‘語’이다. 공자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유도하는 리더였지 정답을 제시하는 교사가 아니었다. 유능한 리더는 소속원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일하는 방식을 배우게 하기 위해 ‘주입’보다는 ‘질문’을 이끌어 냈다.


공자는 눈높이 깨우침을 주기 위해 활용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 전체적 맥락을 설명했다. 전체적 맥락과 판단의 근거, 입장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고자 했다. 한쪽 논리만 앞세우기보다는 양쪽의 논리를 대비해 각각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하고자 했다.

두 번째, 해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활용했다. 제후를 설득할 때도 논쟁보다는 질문을 던져 스스로 답하게 했다. 질문에 답할 때도 작은 실마리만 암시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탐구하여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공자는 구변이 좋은, 즉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잘 말하는 사람이었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불리는 한비자는

설득이 어렵다는 것은 자신의 지식을 가지고 설명해 상대를 설득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아니다. 또한 말과 논리로 자신의 뜻을 충분히 밝히기 어렵다는 말은 더욱 아니다. 설득이 어려운 것은 상대방의 본마음을 알아, 자신의 의견을 그 마음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공자가 인재육성에 성공한 것은 상당 부분 눈높이에 맞춘 소통에 기인한다.


흔히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라.’고 말한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배고파서 고기를 잡으러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하는 것이다.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은 학습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공자는 그 방법을 빨리 깨우친 사람이다. ‘분발하지 않으면 계발해 주지 않으며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하지 않으면 가르쳐 주지 않았다.’


제경공이 정치에 대해 공자에게 물었을 때 ‘君君臣臣 父父子子’라고 답했다.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며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군주가 군주답다는 것은 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임’이 필수다. 리더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부하 직원에게 위임하는 것인데 좀처럼 위임을 하지 못하는 리더가 적지 않다. 특히 탁월한 리더일수록 부하의 능력이 불만족스럽고 못 미더워 자신이 후딱 해치워 버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부하직원들은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상사는 늘 피곤에 찌들게 된다.


공자는 군자가 명심해야 할 필수덕목 9가지 중 하나로 질문을 듣고 있다. 볼 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슬기로운가를 생각하고, 얼굴빛에서는 따뜻함을 생각하고, 말에서는 진실됨을 생각하고, 일에서는 경건함을 생각하고, 의문 나는 것에서는 질문을 생각하고, 분노 앞에서는 폐해를 생각하고, 이익 앞에서는 의로운가를 생각하라 했다.


질문하는 세 가지 법칙은 ‘간절히 물었는가? 현장에 물었는가? 직급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적임자에게 물었는가?’이다.

간절히 물었는가?라는 뜻은 문제의 본질을 파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오늘날 방식으로는 5 why로 묻는다는 뜻이 아닌가 한다.

현장에 물었는가? 는 문제는 현장에 있는데 현장에 묻지 않고 논쟁으로 문제를 풀려하니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구성원들은 전지전능한 리더보다 의견수렴형 리더를 더욱 존경한다.

직급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적임자에게 물었는가? 의 예는 다음과 같다. 공자의 제자가 농사 배우기를 청하자 공자는 ‘나는 능숙한 농사꾼만 못하다.’했다 다산 정약용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백성 편하게 하는 정책을 알고 싶거든 마땅히 농부에게 묻는 것이 으뜸이다.’


지난주에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나라’에서 이야기했듯 올바른 리더는 해당분야 전문가에게 묻고 전문가에게 해당업무를 위임해야 리더의 자질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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