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적 婚事(혼사) 체험과 退任(퇴임) 체험
요즈음 과학기술 발달로 실제 상황과 같은 현상을 체험해 보는 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모의 전쟁을 체험할 수 있는 War Game Program을 사용하고 있고, 서울대 서균렬교수가 개발한 증강현실 3D Simulation기술도 있다. 또한, 발전소 내에는 운전 Simulator가 있고 항공기 조종사를 교육시키는 Simulator도 있다. 우리 회사 기술연구원에서는 발전소 정비를 위한 로봇을 개발하거나 고장현상에 대한 해석을 할 때 사용하는 3D Modeling 기술도 가상체험 중의 하나가 될 것인데 Computer, Digital기술 진보와 함께 더욱 현실감 있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최근 이러한 과학기술과는 별개로 상사이자, 직장선배이자, 술친구이자 가끔은 서로가 술자리 안주거리였던 김 전무님 덕분에 Analog적 婚事(혼사) 체험과 退任(퇴임) 체험을 해봤다. 지난 2014.05.10일 혼사 때 며느리에게 보는 편지를 써준 대가로 술 한 잔 얻어먹었으니 하객에 대한 답례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은 보너스였고 5.30일 퇴임사는 그간 같이 근무하면서 들었던 미운 정, 고운 정 때문에 무료봉사 했다.
婚事答禮 便紙는 평소 전무님 성격대로 간결하게, 미사여구 빼고, 형식적이지 않게 써달라는 주문받았는데 후문을 들어보니 제대로 소화된듯하다. 離任辭는 마음 여린 전무님이 눈물 나지 않게 무미건조할 정도로 썼다고 생각했으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이임사를 읽으며 감정이 격해진 전무님이 눈물을 보이자 많은 사람들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지금 이임사를 다시 읽어봐도 눈물 나게 하려는 내 의도는 하나도 없어 보인다.
1.婚事答禮 便紙
감사드립니다.
아이를 장가보내고 난 후 엉뚱하게도 전임 대통령께서 막중한 임기를 끝내고 사저에 오셔서 인터뷰할 때 '아~기분 좋다!' 하셨던 말씀과 모습을 떠 올리게 됩니다.
제가 장가갈 때는 번거로운 일들이 많아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홀 어머님 걱정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자식을 장가보내고 며느리 맞는 일이 이렇게 신경 쓸게 많은 일인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어르신들, 선, 후배님들 덕분에 어렵고 골치 아픈 예식을 잘 마쳤습니다. “아~기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후의는 잊지 않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2. 離任辭
존경하는 사장님, 본부위원장님과 여러 직원들을 모시고 무사히 퇴임을 하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시련은 많았지만 좌절하지 않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 동료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지난 35년간 직장생활에서 어려운 순간마다 같이 땀 흘리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해준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혹시 마음에 없는 말로, 같이 근무하는 동안 상처받으신 분들께는 이 자리를 빌려 사과말씀 드립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 언짢게 했다는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우리 회사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영광의 순간을 여러분들과 같이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1조 5천억, 2조 원 매출의 순간은 회사 밖에서 지켜보겠습니다.
우리 회사 장점은 끈끈한 동료애입니다. 어떠한 위기가 닥쳐도 끈끈한 동료애가 있다면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밖에서 힘이 되지 못한다면 마음으로라도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저를 회사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게 뒷바라지해준 집사람과 아이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79년 철부지시절 입사하여 철이 들 만하니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35년간 저를 키워주시고 결혼하고 아이를 장가보내게 해 준 한전KPS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사업소 그리고 본사 등 여러 곳을 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항상 형제같이, 가족같이 대해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십시오.
선친께서도 가끔 친지 분들 사주단자와 혼사답례 편지를 써 주셨는데 세월이 흘러 나도 쓰게 될 줄 알았으면 샘플로 남겨놓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몇 년 후에 있을 내 혼사답례 편지와 이임사는 누가 준비 해줄까? 그때도 이런 아날로그적인 혼례답사와 이임사를 해야 할까? 오늘은 두 번의 가상체험을 하게 만든 기모바지, 김 전무님이 생각나는 날이다. 잘 계시는지... 기모바지라 놀렸으니 조만간 소식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