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 중국인의 속담(진기환編著, 명문당刊)

사람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한 판의 놀음이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만큼이나 오랜 세월 견뎌온 것이 속담이며 국민들 삶이 녹아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버킷리스트인 논어 공부에도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해 ‘중국인의 속담’을 구입했다. 더불어 한국 속담백과라는 책도 구입했다. 동일, 인접 문화권이니 아마도 비슷한 류의 속담도 많을 듯하다. * 굵은 글씨가 중국 속담 *


사위가 대문에 들어서면 닭들의 넋이 나간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로 사위사랑은 장모사랑 인가보다. 닭들의 넋이 나간다는 중국 속담에 위트가 넘친다.


신용과 명예가 보배다. 돈 앞에는 아버지나 아들도 없다. 이해가 걸린 문제에는 형제도 없다.

중국인이 비단장사를 잘하는 것은 투철한 경제관념이 문화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 아닐까?


위를 보면 부족하고 아래를 보면 여유가 있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면 항상 부족하고 못한 사람과 비교하면 넉넉하다. 욕심부리지 말고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삶의 진리다.


부부싸움에는 이긴 편이 없다.

부부사움은 칼로 물 베기니 영원한 무승부?


젊은 시절 부부가 늙어서는 친구다.

영부인보다 높은 御夫人으로부터 요즈음 자주 듣는 이야기가 ‘나이 들면 의리로 산다.’라는 것이다. 몇 번의 의역을 거쳐 진의를 파악했다. ‘이제 쓸모없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피부에 와닿지 않았던 조크가 현실이 되었다.


사람이 궁해지면 친구도 적어지고 가문이 몰락하면 친구도 없어진다.

친구 만나 막걸리 한잔 살 돈은 있어야 친구에게 연락할 수 있다. 연락이 뜸해지면 친구도 멀어지고 적어진다.


세상은 새 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한다. 양자강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

집안일은 아들, 딸들이, 직장 일은 후배들이 더 잘한다. 아직도 회사 친구들 만나 회사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杞憂(기우)다.


남의 밥 한 그릇을 먹으면 그의 심부름을 하게 된다. 타인에게 예물을 보낸다면 틀림없이 얻으려는 것이 있다.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면 틀림없이 속임수가 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엎지른 물은 담을 수 없다. 혀는 화와 복이 들어오는 문이다. 한 치의 예로 양보하면 한 자만큼 예를 받는다.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이솝우화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갖고 오라 했더니 ‘동물의 혀’를 한 보따리 갖고 왔고,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을 갖고 오라 했더니 ‘동물의 혀’를 한 보따리 갖고 왔다. 세치 혀는 사람도 죽일 수 있으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강산은 쉽게 바꿀 수 있어도 품성은 고치기 어렵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천금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는 얻기 어렵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된 것이 좋다고 미국 속담에도 ‘옛 친구 하나가 새 친구 둘보다 낫다.’는 것이 있다.


배운 뒤에야 부족함을 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먼 길 가는 사람은 급하게 걷지 않는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술잔은 비록 작으나 사람이 빠져 죽는다.

중국에도 술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 일을 같이 하지 마라.

君子和而不同(군자화이부동), 화합하면서도 부화뇌동하지 않아야 한다.


상은 관계가 먼 사람부터 주고, 벌은 가까운 사람부터 줘야 한다.

조직관리의 기본이나 일반적으로 거꾸로 행한다.


사람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한 판의 놀음이다.

잠시 소풍 내려와 한판 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삶이다.


‘사람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한 판의 놀음이다.’라는 중국 속담이 천상병 詩人을 소환했다. 詩人에 의하면 生이란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살면서 얼굴 붉힐 필요 없다.


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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