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 한국인의 심리 코드(1)(황상민著, 추수밭刊)

가면을 벗고 거울 들여다보기

by 물가에 앉는 마음

조선일보 이규태 논설고문 칼럼은 1983.3.1부터 시작해 2006.2.11 23년 동안 6701회로 마무리가 되었다. ‘한국인의 의식구조’ ‘서민 한국사’등 여러 권의 저서는 한국인의 의식과 심리를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 되었다. 이 고문의 글은 역사와 서민생활을 근거한 것이라 문화, 역사, 생활상을 바탕으로 한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이해하는 역사적 심리학서 같기도 하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 한국인의 심리코드를 논했는데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등을 읽어보면 독일에서 공부해서 인지 서양과의 비교적인 측면의 심리코드가 등장한다.

황상민박사의 ‘한국인의 심리코드’는 ‘아무도 가르쳐준 적이 없는 한국인의 심리’에서 출발한다. 이는 그만큼 한국인 심리에 대한 학술적 접근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한국인은 어떤 사람인가? 한국인만의 행동이나 특성이 있을까? 읽어보고 황상민교수 접근방법에 대해 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제1장 가면을 벗고 거울 들여다보기

한국인 행복지수는 기대 이하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7%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에 살고 싶은 사람이 37%, 공교육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57%... 돈과 행복이 무관하다고 답한 사람은 가장 낮은 7.2%로 한국인은 금전문제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문제를 외국의 심리학자는 ‘한국인은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해 이기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한다. 모든 나라에도 경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심각하며, 잘 살게 되었지만 점점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진짜 이유는 우리 스스로 믿고 있는 것이 ‘돈’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잘 산다 해도 행복해지기 힘들다.


국제화 시대라 수많은 외국인들이 넘쳐난다. 그들에게 흔히 하는 말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는 자신의 시각으로 자신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확인하려는 행동이다. ‘남들이 어떻게 볼까 두렵다.’ ‘남들 눈을 의식해야지.’등의 국제화 버전으로 한때 우리는 ‘선진사례도입’ ‘벤치마킹’으로 불렀다. 이제는 그들의 시각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가 겪는 문제를 그들도 겪고 있고 첨단 제품을 만들고 첨단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살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한국인, 나는 누구인가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물으면 어느 집안의 아들, 어는 회사의 직원이라 답하지 ‘나는 잘 웃고 친구를 좋아하고 사색과 상상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인의 집단주의의 발로이기도하다.

외부 압력에 따른 근대화, 식민지 전쟁을 겪은 우리는 모든 게 파괴된 상태에서 오늘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중적 경험을 했다. 성공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했다. 식민지배와 전쟁, 분단은 굳건히 믿고 있던 가치체계를 일거에 붕괴시켰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처럼 생각하고 말해야 했고 그 이후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심리적으로는 정신분열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정체성 혼미 또는 유실’의 상황이다.

1950년대 인디언보호구역에서 백인구역에서 백인교사에게 교육은 받을 때 ‘인디언 같은 짓’을 하면 벌을 받았고, 집에 가서는 인디언부모에게 ‘흰둥이 짓’을 한다고 벌을 받았기에 정체성의 상실과 혼란으로 알코올중독, 마약, 폭행 등의 문제가 과도 하게 많았다. 일제식민지, 한국전쟁시기에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되었다. 그것은 자기 존재의 확인이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심리이다. 한국의 역사도 이런 과정의 반복인데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을 박정희가 부정하고 전두환은 전임자의 존재감을 지우려 했다. 이러한 ‘자기부정’ 현상은 일찍이 독일국민이 겪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멋있는 사람이지만 보통사람일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보다 남 보기에 무난하며 나름 세련된 사람이다. 사회적 인정을 받기 위해 성형을 하고 좋은 부모가 되려 하고 최고의 교육과 학벌, 최고의 직장을 갖추려 한다. 하다못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품을 지니려 하는 ‘멋진 보통 사람’의 정체성이 최고를 향한 열망으로 나타난다.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 않고 ‘남의 시선’ 즉 다른 사람에게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끊임없이 물어보려 한다. 대학생들도 학점, 영어, 해외연수, 자격증 등 최고의 스펙을 갖추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최고의 직장에서 원하는 스펙이 아닐 수도 있다.

경제부흥을 이루었으니 남에게 이상적이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한 우리의 전략은 분명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남에게 내 삶을 진단받지 않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해야 할 때다. 가면을 벗고 진정한 나와 만나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상대방의 나이, 고향, 직위 등으로 서로를 구분하려 한다. 타인에 의해 자신의 정체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한국인 심리다. 하지만 오늘날 과거에 사용하던 구분의 경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년처럼 보이는 70대 할아버지, 좌파와 우파를 어우르는 ‘중도 실용’,.. 경계와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지만 ‘돈’이라는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기준이 등장했다. 이것은 비교적 잘 사는 한국인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함정이다.


* 정리하다 보니 머리말이 빠졌네요. 머리말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 있어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에필로그에서

한국 사람이 성공을 간절히 원하고 좇으면서도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간절히 원하는 성공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짜 추구해야 하는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대부분이 심지어는 남들에게 성공했다고 보이는 사람조차도 만족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은 단일, 보편, 절대적인 것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것을 불편하게 여겨 다른 것, 차이를 바로 차별, 잘못으로 생각하는 통념 때문에 서로 말이 통하지 않고 편 가르기를 하는 심리가 있다. 용이 되고자 하나 대부분이 뱀에 머무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살고 성공하고 싶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다름을 인정해 줄 때 성공했다고 믿어라. 그래야 이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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