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한국인의 심리 코드(2)(황상민著, 추수밭刊)

자신이 누구인지 뚜렷이 알 수 있다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제2장 다시 쓰는 성공방정식

최근 10년간 임용된 판사 40%가 특목고 출신이라며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끝났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한국의 대통령은 모두 자라온 형편이 좋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출세라는 단어를 선호하지 않는다. 출세에 관심이 없는 걸까? 남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정체성을 고려하면 출세욕은 강한 것 같지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려들지 않고 이것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출세에 대한 강한 욕망이 있으나 스스럼없이 드러내지 못한다. 이유는 스스로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한 이야기이다. 출세를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처럼 보이고 싶은 것이다. 언젠가부터 성공한 사람들이 ‘교육을 잘 받아서’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자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핑계대기 시작했다. 과거 양반과 상민의 신분구분을 돈이 아닌 학식으로 멋지게 포장했던 심리와 유사하다.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성공=돈이고 출세=교육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돈을 통한 성공과 교육을 통한 출세 모두를 성취해야 ‘멋진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자랐다. 어릴 적부터 가졌던 꿈을 이루었다. 상사나 주위사람에게 칭찬이나 아부를 잘한다. 모임이나 조직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경쟁이나 갈등상황에서 상대방의 기세를 제압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구에게서든 얻어낸 언변이 있다.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이 주인인 조직의 2인자 위치에 만족한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이익을 다른 사람과 확실히 나눌 줄 안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에게 익숙해져 있는 출세 공식이자 매뉴얼 같은 이야기지만 출세한 사람 모두가 갖고 있는 특성은 아니다. 하지만 개천용이라 부르던 사람의 전형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출세공식에 균열이 생겼다. 명확했던 출세 경로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바로 돈이다. 돈이 출세와 교육을 연결하는 확실한 고리가 되자 출세공식이 바뀌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명문대를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간다. 국내외 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든든한 후원자가 있거나 능력 있는 집안의 배우자를 만난다. 애인이나 배우자가 능력이 있고 잘생겼다. 도와주거나 이끌어줄 선배나 상사 등 인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조직을 잘 활용한다. 방송 등에 자주 출현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다. 배짱과 오기가 있다. 가능한 한 튀지 않으려 하고, 대세에 따르는 편이다. 남에게 지탄이나 비난받을 짓을 하지 않는다.


과거 출세의 심리코드는 교수, 의사, 과학자 같은 지식전문가와 회장님, 공직자였다. 반면 현재의 출세코드는 신 귀족, 신 화랑족, 신 율사공무원이다. 신 귀족은 집권당의 국회의원이나 청와대주변의 권력층이며 신 화랑족이란 배경을 가진 유명인으로 이경규, 유인촌 등 라인을 갖고 있는 유명인들이다. 신 율사공무원은 법조인출신 공직자를 말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뚜렷이 알 수 있다면 누구나 출세할 수 있다. 남의 인정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인정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출세하고 싶다면 남과 다른 자신만의 특성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 타인의 성공한 삶은 내 삶의 정답이 될 수 없다.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내야지만 출세할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