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夢想家(몽상가)의 詭辯(궤변)

by 물가에 앉는 마음

요즈음 기술개발실 주력업무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다. 회사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정책과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기술개발실 주된 업무인데 최근에는 기술계약 체결을 많이 하고 있다. 2013.06.25일에는 발전기 Coil원재료를 생산하는 회사, Coil을 설계 가공하는 회사, Coil을 설치 시공하는 우리 회사 간 기술협력계약을 체결하여 발전기 Retrofit 사업을 위한 Supply Chain을 구축했다. 본 계약 체결로 우리 회사 Engineering능력과 제작회사의 발전기 Coil 생산능력을 결합해 발 빠르게 시장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2013.07.08일 우리 회사는 민간 정비회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민간 정비회사는 경쟁 상대인데 枯死(고사)를 시켜야지 아무리 돈을 받는다 해도 기술지원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가?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계약 체결前 관련부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유사한 의견을 제시하는 분도 계셨습니다만 이미 국내 정비시장은 개방되어 민간정비업체가 여럿 생겼고 시장에 진입한 업체를 고사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정부에서 정원을 통제하고 있어 늘어나는 발전설비를 우리 회사가 모두 담당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현재 발전설비 정비시장을 우리 회사가 주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상황은 많이 바꿨다. 민간 정비회사가 담당하는 설비 용량을 보시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원자력발전소의 89.2 %, 화력발전소의 64.7%, 양수발전소는 100%를 우리 회사가 담당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국내발전설비의 74.4%만 우리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 KPS정비설비/정비대상설비: 50183MW/68939MW(74.4%)

수치로 표현하니 놀랍지요? 우리 회사가 독점을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수치가 낮다. 이것이 현실이며 우리 위치다.


Any way. 민간정비회사와 기술지원계약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민간회사는 기술적인 난관에 봉착하면 한전KPS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있으므로 SOS를 치면 바로 우리 회사 전문가들이 출동해서 해결해 준다. 물론 1MD당 90만 원의 대가를 지불한다. 일당 90만 원이면 한 달 지원 시 2700만 원이며 1명이 1년간 지원하면 3억 원 정도 기술료를 받는다. 우리 회사 매출규모로 볼 때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어떠한 실리를 얻을 것인가?


첫 번째, 정비시장 지배력 강화다. 우리 회사에 대한 기술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우리 회사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 민간정비회사 중 규모가 제일 큰 회사도 아직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들지는 못했다.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들어야 고가 장비의 구입, Peak인력의 원활한 수급, 선진기술의 입수 및 R&D 등 안정적 성장을 위한 경영이 가능하나 아직 취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이므로 우리 회사는 고급기술을 지속 발전시키고 민간 정비회사의 기술의존도를 높여간다면 정비시장 점유율이 낮아져도 강자로 남을 수 있다.


두 번째, 우호적 세력의 규합이다. 앞서 말씀드렸듯 정비시장에서 민간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니 사이좋게 공존해야 한다. 또한 우리 회사는 인력조달의 한계라는 문제를 갖고 있으므로 유연성 있는 민간회사와 우호적 관계형성도 필요하다. 모든 민간정비회사가 우호적이지 않으므로 약간의 이익은 양보하고 관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해당회사는 화력사업 분야에서 우리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사업을 같이 수행하고 있고 원자력 일부설비를 하도급으로 정비하고 있는 회사다. 우호적 기업에게는 기술적 지원을 하여 자생력을 길러주는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세 번째,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은 ‘희망의 새 시대’이며 4대 국정운영기조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다. 신정부 들어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것은 ‘국민행복’과 관련이 있어 정부도 무기 계약직으로의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 회사도 1300명 수준의 협력직원이 있는데 현재 일부가 법정소송을 진행 중에 있어 대응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만약 우호적 기업과 컨소시엄으로 발전소를 운영하여 고급기술분야는 우리 회사가 중급기술이하분야는 민간 기업이 담당하는 체제로 간다면 이런 문제들을 완화할 수 있다.


많은 Robot과 자동화 장비가 개발되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정비 업무는 속성상 대부분 업무를 손으로 수행해야 하는 노동집약적 사업이다. 민간 정비회사 경쟁력은 저렴한 인건비에 의한 낮은 원가이며 우리 회사는 기술력이다. 현재는 고급, 중급, 저급 기술 분야를 모두 수행하고 있으나 중, 저급분야에 대해서는 사업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연봉 1억 원을 받는 기술자가 소형전동기 베어링을 교체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현재 민간 정비회사와 컨소시엄은 터빈분야, 보일러분야 등 설비별로 구분하여 구성하지만 세 번째에서도 언급되었듯 기술별 구분에 의한 컨소시엄 구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고부가가치 고급기술분야에 치중하는 등 체질개선이 되어야 100년 동안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엊그제 계약을 체결하고 발생하지도 않은 효과를 운운한다는 것은 卓上夢想(탁상몽상), 想像(상상)의 飛躍(비약), 夢想家(몽상가)의 詭辯(궤변)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몽상가가 많은 기술개발실에서 민간 정비회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한 사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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