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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중년이 행복해지는 여섯 가지 비결(1)

(히로카네 켄지著, 아카데미북刊)

by 물가에 앉는 마음

저자인 히로카네 켄지는 와세다 법학부를 졸업했는데 특이하게 본업은 만화가입니다.


일반적으로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나이 50을 인생의 후반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25~30년을 한 50세 이후의 삶은 여운이며 삶의 전반부에서 저축해 놓은 사회적 지위와 재산으로 살아갑니다. 일 할 때 아직도 허둥대지만 야심이 없어져 삶이 홀가분해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나이 50에 바라보는 인생은 얼마나 자유롭고 아름다운가. 잃을 것도 없고 더 이상 얻을 것도 없고, 삶에 대해 절망할 필요는 더더욱 없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기, 분주했던 지난날에 대해 허무감을 느끼며, 오르는 것만이 인생이 아님을 겸허하게 깨닫는 시기, 비로소 내면에서 삶의 결정이 빛나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때


첫 번째 비결: 작은 욕심을 부린다.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작은 욕심을 갖는 것이다. 인생의 고민거리는 대부분 돈과 관련 있는데 ‘작은 욕심’은 해결가능하고 즉시 실행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먹고살기 위한 돈, 가족과 즐겁고 건강하게 살기 위한 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여행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은 있어야 한다. 유명시인인 오자키 호우사이는 와세다 법학부를 나와 대기업에서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어느 날 사표를 내고 방랑시인이 되었다. 하지만 밥을 먹을 때와 먹지 못할 때가 반반이어서 영양실조로 41세에 유명을 달리했다. 말년의 호우사이는 ‘따끈한 찌개를 안주 삼아 한잔 먹고 죽고 싶다.’고 소망했다.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작은 욕심이었지만 경제력이 없는 호우사이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 무수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돈이 없어서... 이런 사람은 돈이 생겨도 호기 있게 쓰지 못한다. 돈이 없어도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생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젊었을 때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는 분명 ‘더 나은 생활’이었다 대출받아 집을 사고 할부로 차를 사고 아이들을 유명대학에 넣으려고 발버둥 쳤다. 과연 거기에 ‘우리 인생’이 있었는가? 이제는 작은 욕심을 부려야 할 때다. 지갑이 얇은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싸고 맛있는 식당, 대출받아 산 큰집에 살다가 처분하고 대출금을 갚고 작은집으로 이사했을 때의 후련함,


두 번째 비결: 좋지 않은 과거는 깨끗하게 잊어버린다.

단순한 진실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고민의 원인은 과거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어느 틈엔가 과거를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과거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작은 후회들은 지긋지긋하게 쌓이게 되므로 이제부터는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앞으로의 인생을 그려야 한다.

인생을 즐기려고 할 때 무엇보다 번거로운 것이 타인의 개입인데 진정 새로운 인생이란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누구와도 교제하고 그리운 친구들과 만나 솔직하게 마음을 열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면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나 원망스러운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고 주위에 있는 사람까지도 싫어지게 된다.

여자들은 갱년기를 지나면 다시 태어난다고 하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기력과 체력이 떨어졌는데도 그동안 쌓아 올린 실적과 지위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들은 회사 생활의 연장에서 자아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출세도 승진도 그다지 필요치 않은 세계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서양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어려운 신부이자 독일작가 안젤름 그륀의 ‘머물지 말고 흘러라.’

과거를 자유롭게 놓아주세요.

과거를 놓아준 만큼 미래가 열립니다.

과거를 놓아주면 마음이 유연해집니다.


세 번째 비결: 즐거운 것은 진심으로 즐긴다.

한동안 계속해온 취미생활이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나에게 맞지 않는 취미야.’하고 접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취미 생활을 진심으로 즐긴 것이 아니라 그 정도만 좋아했다는 증거이다. 취미를 즐기려고 생각하면 나이 따위는 상관없다. 또한 기록 따위도 필요 없다. 마라톤이 취미라면 구태여 3시간 이내로 완주할 필요도 없고 골프 스코어를 싱글로 유지할 필요도 없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 기억력 저하등 여러 가지 장애가 생기는데 이런 것을 의식하면 즐거움이 반감된다. 아무 취미라도 좋으니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열심히 공부한 시절은 있었지만 즐겁다고 생각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대학입시, 자격증 취득등 필요에 의한 억지 공부를 했기 때문인데 원래 인간에게 알지 못했던 것을 안다는 것은 매우 큰 즐거움이었다. 호기심과 배움의 쾌락을 일깨워야 한다. 눈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배워야 한다. 책을 읽는 침착하고 여유 있는 삶의 모습과 배움을 즐길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알지 못했던 우주나 생명, 고대나 철학을 안다는 것은 어렸을 적 저 산에는 무엇이 있고, 산 넘어 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산에 올라가 확인했을 때의 즐거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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